지급명령, 민사소송 전에 반드시 검토해야 할 절차
지급명령, 민사소송 전에 반드시 검토해야 할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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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명령, 민사소송 전에 반드시 검토해야 할 절차 

맹조영 변호사

계약서도 있고, 카톡 대화도 남아 있습니다. "다음 달에 꼭 갚을게." 그 말을 벌써 몇 번째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받을 돈이 크지 않아, 민사소송을 하기에는 변호사 비용이 부담스럽습니다.

소송을 해야 하나 싶지만, 막상 알아보면 변호사 비용에 인지대에 몇 달씩 걸린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꺾입니다. 빌려준 돈이 500만 원인데 소송 비용이 수백만 원이면, 이기고도 남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담을 실무에서 적지 않게 받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제가 가장 먼저 검토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지급명령입니다.

소송 인지액의 10분의 1 비용으로 신청할 수 있고, 상대방이 이의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그 지급명령 정본 하나로 강제집행까지 가능합니다.

물론 만능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하면 소송으로 넘어가고, 송달이 안 되면 절차 진행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절차를 쓸 수 있는 사건인지, 쓸 때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를 미리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송과 뭐가 다른가

지급명령은 법원이 상대방을 부르지도, 심문하지도 않고 발령하는 절차입니다(민사소송법 제467조). 채권자가 신청서를 내면, 법원은 서류만 보고 "채무자에게 이 돈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상대방에게 이 명령이 송달되고,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민사소송법 제474조). 별도의 집행문 없이 지급명령 정본만으로 강제집행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58조 제1항).

비용 면에서도 차이가 큽니다. 신청서에 붙이는 인지액이 통상 민사소송의 10분의 1입니다(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7조 제2항).

다만 지급명령을 쓸 수 있는 사건은 정해져 있습니다. 금전, 대체물, 유가증권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에 한합니다(민사소송법 제462조). 부동산을 비워달라거나, 무엇을 해달라는 청구는 대상이 아닙니다.

신청서, 어떻게 쓰는가

신청서에 적어야 할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민사소송법 제468조).

첫째, 당사자 표시.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또는 사업자등록번호)를 정확하게 기재합니다. 법인이라면 대표자와 등기상 본점 주소를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신청취지.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아래 청구금액 및 독촉절차비용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구함

1. 금 #원

2. 위 1항 금액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정본이 송달된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

독촉절차 비용 : #"

위와 같은 식으로 금액과 이율, 지연손해금 기산점, 독촉절차 비용 등을 명확하게 적어야 합니다.

독촉절차 비용으로 일정 한도 내의 지급명령 신청서 작성 비용(변호사 비용)을 포함하여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신청원인. 왜 이 돈을 받을 권리가 있는지를 간결하게 적습니다.

여기서 의외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증거서류를 반드시 첨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급명령은 증거조사를 전제로 하지 않는 절차이기 때문입니다(대법원 1967. 7. 18. 선고 67다82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실무상 계약서나 차용증 등 소명자료를 함께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소가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급명령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송달불능입니다.

지급명령은 상대방에게 정본이 도달해야 효력이 시작됩니다. 주소가 틀려서 송달이 안 되면, 법원은 채권자에게 주소 보정 명령을 내립니다. 보정이 안 되면 신청이 각하되거나, 소송 절차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급명령은 원칙적으로 공시송달이 허용되지 않습니다(민사소송법 제462조 단서). 따라서 상대방 소재를 전혀 파악할 수 없는 경우 등에는 지급명령 자체를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신청 전에 확인하셔야 할 주소는 세 가지입니다. 주민등록상 주소, 실제 거주지, 그리고 사업자라면 영업소나 사무소 주소. 법인 채무자라면 등기상 본점 주소를 우선 확인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하면

송달불능 외에 또 다른 지급명령의 리스크는 여기에 있습니다. 상대방이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면, 지급명령은 효력을 잃고 통상 소송으로 넘어갑니다(민사소송법 제472조). 이의신청에 특별한 이유를 적을 필요도 없습니다.

이 경우 법원은 채권자에게 소송 인지액과 지급명령 인지액의 차액을 보정하라고 명합니다(민사소송법 제473조). 기간 내에 보정하면 소송으로 진행되고, 보정하지 않으면 신청서가 각하됩니다. 인지 보정 대신 조정 절차로의 이행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민사조정법 제5조의2).

그래서 지급명령을 신청할 때는,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먼저 가늠해 보아야 합니다. 상대방이 채무 자체를 다투고 있다면 이의신청이 거의 확실하고, 그 경우에는 처음부터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길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돈은 갚아야 하는데 여유가 없어서"라고 말하는 상황이라면 이의신청 없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판단이 사건마다 달라지는 부분입니다.

확정되면 바로 집행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2주를 넘겨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지급명령은 확정됩니다. 확정된 지급명령 정본은 별도의 집행문 없이 바로 강제집행의 근거가 됩니다(민사집행법 제58조 제1항).

예외적으로 조건부 집행이거나 승계집행 등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집행문이 필요하지만, 통상적인 금전채권 집행이라면 지급명령 정본 하나로 상대방의 예금, 급여, 부동산 등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급명령은 얼마짜리 사건부터 신청할 수 있나요?

금액 제한은 없습니다. 다만 금전, 대체물, 유가증권의 지급청구에 한합니다. 소액 채권의 경우 변호사 비용이 청구금액보다 오히려 큰 경우가 많아 지급명령의 실익이 큽니다.

Q. 계약서가 없어도 신청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지급명령은 증거조사를 하지 않는 절차이므로, 신청서에 청구원인만 기재하면 됩니다. 다만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해서 소송으로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카톡 대화, 계좌이체 내역 등을 미리 확보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지급명령 신청 시점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인지 차액만 보정하면 그대로 소송으로 이행됩니다. 새로 소장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통상적으로 지급명령 신청서는 소장에 비해 간단히 작성되므로, 일반 민사소송으로 진행되는 경우 준비서면 등으로 입증 정도에 대해 보완해야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상대방 주소를 모르면 어떻게 하나요?

지급명령은 공시송달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상대방에게 실제로 송달이 가능해야 합니다. 주소를 전혀 파악할 수 없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구체적인 사안에서 어떤 절차를 선택할지는 변호사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지급명령은 비용과 절차 면에서 효율적인 채권 회수 수단이지만, 준비 없이 신청하면 송달불능이나 보정 명령으로 오히려 시간을 잃게 됩니다.

송달 주소 확보, 청구취지 정리, 이자 기산일 특정. 이 세 가지가 갖춰져 있는지부터 점검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라면, 처음부터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 판단은 사안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맹조영 변호사국내 3대 대형로펌인 세종에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채권 회수 전략 수립부터 지급명령 신청서 작성, 청구취지·지연손해금 특정, 송달불능 시 소송 이행 판단, 확정 후 강제집행 절차 진행, 채권 보전처분 검토까지 사안별 사실관계 분석을 통해 체계적인 대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고, 법령 역시 지속적으로 제·개정되는 만큼, 게재된 내용이 현시점 특정 사안에 적용되는지는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구체적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신 경우, 정식 법률상담을 요청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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