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주식 전부를 특정인 명의로 등재해 두었다가, 이후 명의신탁 해지를 주장하며 대표이사의 직무를 정지시키려는 시도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가처분 신청은 회사 운영 자체를 마비시킬 수 있어,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과거 대형로펌에 재직하던 시절, 상대방(채권자)이 주식 명의신탁 해지를 주장하면서 의뢰인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와 자신을 직무대행자로 선임해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한 사건에서 채무자 측 소송대리인으로 참여하였고, 제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1. 21.자 2024카합57 결정 - LBOX 판례)과 항고심(서울고등법원 2025. 6. 18.자 2024라21547 결정 - LBOX 판례) 모두에서 상대방의 신청을 전부 기각시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 공개된 판결문에 기재된 내용만을 토대로 작성하였으며, 의뢰인의 비밀유지를 위하여 비공개 소송자료의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항고심에서 상대방은 상법 제385조 제2항의 이사해임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추가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해임의 소를 제기하기 위한 절차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여 이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회사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의뢰인은 회사의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었고, 회사의 발행주식 전부 역시 의뢰인 명의로 주주명부에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상대방은 과거 회사 설립 당시 자신이 주식 전부를 인수한 실질 주주이며, 의뢰인과의 명의신탁약정 하에 주식을 의뢰인 명의로 개서해 두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상대방의 청구
상대방은 본안소송에서 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명의신탁약정을 해지하였으므로, 자신이 회사의 1인 주주로서 의뢰인을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에서 해임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상대방은 ① 본안 판결 확정 시까지 의뢰인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 직무집행을 정지시키고, ② 그 기간 중 상대방 자신을 직무대행자로 선임해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하였습니다.
아울러 상대방은 의뢰인이 대표이사 지위를 기화로 회사 명의 계좌에서 봉급 및 인센티브 명목으로 금원을 출금하는 등 회사 자금을 횡령하였고, 추가 횡령의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피보전권리의 부존재
제1심 법원은 우선, 상대방이 의뢰인에 대한 이사 선임 결의의 유효성 자체를 다투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나아가, 설령 상대방이 명의신탁 해지에 따라 실질적인 1인 주주라 하더라도,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의뢰인이 사내이사에서 해임되었다는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직무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는 피보전권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사해임청구권에 의한 피보전권리도 불인정
법원은 이 사건 신청을 상법 제385조 제2항의 이사해임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신청으로 선해하여 보더라도, 의뢰인이 이사로서의 직무에 관하여 부정행위 또는 법령이나 정관에 위반한 중대한 사실이 있다는 점을 소명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제1심 법원은 피보전권리에 관한 소명이 없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신청을 전부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 항고심 (서울고등법원)
상대방은 제1심 결정에 불복하여 항고를 제기하였습니다. 항고심에서는 크게 두 가지 쟁점이 다루어졌습니다.
1인 주주로서의 해임권한 주장
항고심 법원은 주주명부의 기재를 중심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설령 상대방이 명의신탁약정을 해지하였다 하더라도, 회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지 아니한 자의 주주권 행사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리(대법원 2024. 6. 13. 선고 2018다261322 판결)를 적용하였습니다.
기록상 상대방이 주주명부에 기재되었다거나, 명의개서청구가 부당하게 지연되거나 거절되었다는 등의 극히 예외적인 사정도 소명되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항고심 법원은, 설령 상대방이 1인 주주라 하더라도 상법 제385조 제1항에 따라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이사를 해임할 수 있을 뿐이고,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절차요건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법원에 이사 해임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상법 제385조 제2항에 따른 이사해임청구권 주장
항고심 법원은 이사의 직무권한을 잠정적이나마 박탈하는 가처분은 그 보전의 필요성 인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법리를 전제로 하였습니다.
법원은 해임의 소를 제기하기 위한 절차로서, ① 발행주식 총수의 5% 이상을 가진 소수주주가 서면으로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② 이사회가 소집에 불응하면 법원의 허가를 얻어 주주총회를 소집하며, ③ 그 총회에서 해임이 부결되면 1월 내에 법원에 이사 해임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절차를 제시하였습니다(대법원 1997. 1. 10. 자 95마837 결정 참조).
그런데 기록상 상대방이 임시주주총회의 소집을 요구하였다거나 법원에 소집허가를 청구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었고, 이러한 절차요건을 거치지 못할 정도로 특별히 급박한 사정이 있다는 점의 소명도 부족하였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의뢰인이 대표이사로서 회사 자금을 횡령하는 등 직무에 관한 부정행위를 하였다거나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사실이 있었다는 점도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항고심 법원은 제1심 결정이 정당하다고 보아 상대방의 항고를 기각하였습니다.
마치며
이 사건은 경영권 분쟁에서 명의신탁 해지만으로는 곧바로 대표이사의 지위를 박탈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이사 해임을 위해서는 상법이 정한 절차적 요건을 단계적으로 갖추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 사례입니다. 특히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주주권 행사 가능 여부, 1인 주주의 해임 절차, 소수주주의 이사해임청구권 행사를 위한 선행 절차 등 복수의 법적 쟁점이 결합된 사안이었습니다.
경영권 분쟁에서 가처분은 사건의 방향 자체를 좌우할 수 있는 초기 국면입니다. 공격 측이든 방어 측이든, 상법상 절차요건과 소명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결과에 직결됩니다. 유사한 분쟁에서 법적 대응이 필요하신 경우, 사실관계와 쟁점을 함께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맹조영 변호사는 국내 3대 대형로펌인 세종에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권 분쟁부터 주주간 분쟁, 이사 해임·선임 가처분,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명의신탁 분쟁, 기업지배구조 관련 소송, 상사 가처분, 회사 관련 민사소송까지 사안별 사실관계 분석을 통해 체계적인 대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고, 법령 역시 지속적으로 제·개정되는 만큼, 게재된 내용이 현시점 특정 사안에 적용되는지는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구체적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신 경우, 정식 법률상담을 요청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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