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우람 변호사입니다.
강간 사건 상담을 하다 보면 “녹음이 있는데… 이제 끝난 거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특히 상대방의 “하지마”라는 말이 남아 있다면 이미 결과가 정해진 것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잠도 못 자고 계속 ‘강간 무혐의’, ‘강간 무죄’만 검색하다 오시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분명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녹음이 있다는 사실과 결과가 확정됐다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강간 사건은 한 장면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하지마”라는 말이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그 말이 나온 시점, 이후 상황, 두 사람의 관계, 사건 전후의 흐름까지 함께 봅니다. 결국 한 문장이 아니라 전체 맥락으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기준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상대방 의사에 반한 관계였는지, 그리고 그걸 인식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이 부분에서 판단이 갈립니다. 단순히 “서로 좋아서 한 일이다”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렇게 보일 수 있는 자료와 정황이 함께 정리되어야 합니다.
이 유형 사건은 대부분 진술에서 갈립니다. 상대방은 이미 정리된 진술을 하는 경우가 많고, 반면 피의자는 기억에 의존해서 말하다가 표현이 흔들리거나 일부가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차이가 그대로 사건 구조를 만들고 결과까지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불리해 보이는 증거가 있다고 해서 끝난 것도 아닙니다. 녹음이나 메시지, 일부 정황은 분명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그 자료 하나만 떼어 보지 않습니다. 언제 나온 말인지, 그 전후 상황은 어땠는지, 실제 행동은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다시 맞춰봅니다. 같은 녹음이라도 어떻게 설명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경우는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이 사건은 감정으로 풀리지 않습니다. 억울함이나 당황스러움은 당연하지만, 형사 절차에서는 결국 무엇이 있었는지, 어떻게 설명되는지, 어떤 자료로 뒷받침되는지가 중요합니다. 특히 이 단계에서 방향이 잘못 잡히면 이후에 바꾸는 건 훨씬 어려워집니다.
현재 수사를 앞두고 있거나 진행 중이라면 막연한 불안 속에서 대응하기보다, 당시 상황과 가지고 있는 자료를 한 번 정리해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같은 사건도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우람 변호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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