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혼, 가사법 전문 임은지 변호사입니다.
이혼하고 나서도 전 배우자가 집을 안 나가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럴 때는 법원에 집을 비워달라고 소송을 낼 수 있습니다. 또 그동안 무단으로 살았던 기간만큼의 월세에 해당하는 금액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혼한 전 배우자와 다 큰 자녀들이 집을 안 나가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이혼했는데 전 배우자와 자녀들이 집을 안 나감
의뢰인은 20XX년에 이혼을 마친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본인 명의의 아파트에 전 배우자와 다 큰 자녀들이 계속 살고 있었는데요. 따로 계약을 맺은 건 아니고, 이혼 후 그냥 살게 두신 거였습니다. 이를 법적으로는 '사용대차 계약'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돈은 안 받을게, 대신 나중에 돌려줘"라고 약속한 것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의뢰인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 사태로 월급이 갑자기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매달 200만 원 씩 나가는 아파트 대출금을 더 이상 갚기가 어려워진 거죠. 어쩔 수 없이 아파트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됐고 이에 전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이만 나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전 배우자와 자녀들은 거부했습니다. 심지어 현관 비밀번호까지 바꿔버렸습니다. 집주인인 의뢰인이 본인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에 임 변호사는 의뢰인을 대리하여 전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해당 아파트에서의 퇴거를 요구하고, 무상 거주한 기간 동안의 월세 및 관리비를 달라는 내용으로 건물 인도 및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상대방은 "나갈 수 없다"라며 여러 이유를 댐
전 배우자는 두 가지를 주장했습니다. (1) 의뢰인과 이혼은 했지만 사실상 부부처럼 살고 있는 이른바 '사실혼 관계'에 있어 나갈 수 없다고 했고, (2) 이혼 후 재산 분할 절차가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으니, 그때까지는 버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 큰 자녀들은 (3) 아직 취업 준비생이라 직업도 없고 돈도 없으니 아빠가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임 변호사는 ▲협의 이혼으로 혼인 관계는 명백히 해소되었고 그 이후 사실혼 관계가 인정될 만한 어떤 증거나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 ▲ 재산 분할 문제는 점유 권한과 무관하다는 점, ▲ 이미 성인이 된 자녀에 대한 법적 부양 의무는 없다 할 것인 바, 결국 전 배우자와 자녀들은 의뢰인이 호의로 무상 거주를 허락해 준 덕분에 해당 아파트에 살고 있던 것에 불과하므로 아파트에 머물 수 있는 독자적인 권리는 처음부터 없다고 반박하였습니다.
3) 법원의 판단: 전 배우자는 아파트에서 나가야 함(인용), 자녀들은 엄마 따라 사는 것으로 판단(기각)
[▲ 해당 판결문 발췌]
법원은 임 변호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의뢰인이 이혼 후 전배우자와 자녀들을 무상으로 살게 해준 것을 '그냥 빌려준 것(사용대차계약)'으로 봤습니다. 이혼 후 상당 기간 무상으로 살았으면 충분하고, 집주인 사정이 생기면 나가 달라고 할 수 있다는 거죠. 따라서 전배우자는 해당 아파트에서 퇴거하고, 사용대차 계약 종료 후 무상 거주한 기간 동안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의뢰인에게 지급하라고 하였습니다. 전 배우자의 "사실상 부부였다"는 주장은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재산 분할이 안 끝났다"라는 주장도 집을 안 나가도 되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자녀들의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다 큰 자녀를 책임져야 하는 의무는, 부모 본인도 먹고살 만할 때 생기는 거거든요. 다만 자녀들에 대한 청구 자체는 기각됐습니다. 자녀들은 해당 아파트에 독립적으로 사는 게 아니라 어머니를 따라 사는 것에 불과하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해당 아파트의 세대주도 어머니였고 생활비도 어머니가 대고 있었던 배경이 고려되었습니다.
💬 임 변호사의 코멘트: 할 만큼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책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무게를 혼자 지면서도 버텨온 시간이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다 내어주고도 또 내어줘야 한다는 압박 앞에서 버텨온 것 자체가 이미 충분한 책임이었다는 말을 누군가 해주었으면 했을 겁니다. 법원은 결국 그 현실을 보았습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형편을 외면하지 않음으로서 법은 끝내 그 편이 되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임은지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이혼 전문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 전문 변호사
✔서울가정법원 국선보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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