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교사가 학교 안에서 혹은 학교 밖에서 절도를 한 경우 형사적으로 문제가 되고 학교에 통보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때 일반적으로 절도의 경위, 규모, 반성 정도를 고려하여 처음에는 견책 등의 경징계가 이루어질 수 있으나, 때로는 “교육공무원의 절도”가 반복적·계획적이고 피해 규모가 큰 사안에서는 해임이 유지된 사례가 확인됩니다(교내 물품 반복 절도, 벌금 500만 원 약식명령 확정 후 해임 유지).
아래에서는 위 판례를 소개합니다.
2. 판례 검토
서울행정법원 2025. 3. 20. 선고 2024구합73806 판결은 아래와 같이 반복적, 계획적이고 피해 규모가 큰 사안에서 해임이 정당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8. 3. 1. 서울특별시교육청 중등교사로 신규 임용된 후 2017. 3. 1.부터 2022. 2. 28.까지 B중학교에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B중학교에서 근무하던 2021. 6. 27.경 1학년 2반 교실 PC에 부착되어 있는 시가 약 50만 원 상당의 CPU(인텔 코어 i7)를 떼어내 가져가고 대신 약 4만 원 상당의 CPU(인텔 셀레론)로 교체․설치한 것을 비롯하여 2021. 8. 23.까지 총 26회에 걸쳐 CPU를 교체하였고, 떼어낸 CPU 26개 중 25개는 중고로 판매하고 1개는 폐기하였다. 위 행위로 원고는 2023. 12. 22.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부터 절도죄로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며 위 약식명령은 확정되었다.
다. 피고는 2024. 2. 15. 원고의 위 절도 행위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 의무), 제63조(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며 같은 법 제78조 제1항 및 제78조의2에 따라 원고를 해임하고 원고에게 징계부가금 20,280,000원(대상금액 10,140,000원의 2배)을 부과하였다(이하 해임 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당시 투자 사기 피해를 입어 경제적 곤궁 상태에 빠진 여자친구를 돕고자 절도에 이르게 되었던 점, 원고는 여자친구와 결혼한 이후 교내 컴퓨터 CPU를 원래대로 되돌리려 하였으나 2022. 2.경 다른 중학교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교체 시기를 실기하게 된 점, 원고는 수사기관에서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였고 CPU 26개의 구매비용 및 설치비용의 합계인 10,140,000원을 B중학교에 지급하였으며 징계부가금도 모두 납부하였고 B중학교의 교장과 담당 부장교사는 원고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해준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게 너무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나. 판단
1)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1999. 3. 9. 선고 98두18145 판결 참조).
2)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원고의 비위행위는 원고가 근무하는 중학교에 설치된 학습용 컴퓨터 관리업무를 맡게 된 점을 이용하여 컴퓨터의 CPU를 떼어내고 다른 저사양의 CPU로 교체하는 방법으로 총 26회에 걸쳐 CPU를 절도하였다는 것으로, 그 횟수 및 피해 금액(CPU 26개의 구매비용 및 설치비용의 합계는 10,140,000원에 달한다)이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절도한 CPU는 학생들의 수업을 위해 제공된 것으로 원고의 비위행위로 인하여 학생들의 학습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였을 것이라는 점에서도 비난가능성이 크다.
나) 원고는 비위행위 이후 약 2년이 지나도록 CPU를 되돌려 놓지 않았고 2023. 9.경 CPU 절도에 관한 수사가 진행되고 나서야 자신의 범행을 시인하였는바, 예비 배우자의 경제적 곤궁 상태를 돕기 위해 CPU를 교체하여 가져간 것으로 곧 원래 CPU를 다시 설치하여 피해를 회복하려 했다는 원고의 변소를 믿기 어렵다. 나아가 B중학교 교장 등이 원고가 피해 변상하였으므로 원고의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2023. 11. 3.자 합의서를 작성해준 사실은 있으나, 이는 원고의 절도 형사사건에 관한 합의 의사를 표시한 것일 뿐이므로, 이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원고의 비위행위는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24. 6. 28. 교육부령 제3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별표]에 따른 징계기준 제1의 차항의 성실의무 위반(국가공무원법 제78조의2 제1항<각주1> 각 호의 어느 하나) 및 제7의 너항의 품위유지의무 위반(그 밖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에서도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데 이 경우 징계기준은 '파면-해임'을 정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자신의 비위행위가 징계기준상의 고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원고의 비위행위 경위나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의 정도, 나아가 자신의 절도 행각을 숨기기 위한 목적으로 저사양 CPU를 대신 설치해 놓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행위는 징계기준상 고의가 있는 경우로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의 비위행위가 징계기준상 파면에 해당한다고 보면서도 원고가 반성하고 있는 점이나 피해 변제를 한 점을 감안하여 최종적으로 해임을 결정하였는바, 이 사건 처분은 징계기준에 부합한다.
라) 원고와 같은 교육공무원에게는 일반 직업인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교육공무원의 비위행위는 교육공무원 본인은 물론 교원 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점에서 교육공무원에게는 더욱 엄격한 잣대가 요구된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두48684 판결 참조). 나아가 교육공무원의 비위행위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이나 파급력이 작지 않은데,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한 언론보도가 이루어지기까지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가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교원 사회의 기강 확립 및 교원 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 등과 같은 공익상의 필요보다 크다고 보기 어렵다.
3. 결어
공무원의 경우 일반 직업인에 비해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바, 같은 수준의 잘못을 하였더라도 사기업에 비하여 더 높은 수준의 징계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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