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전문가 칼럼] 현장소장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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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이코노미 전문가 칼럼] 현장소장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윤희창 변호사

(중기이코노미 전문가 칼럼 / 법무법인 청향 윤희창 파트너변호사)

1.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과 그에 따른 명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기준을 지킴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유지·증진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사업주는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해체, 중량물 취급 등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38조 제1항 제1호, 제2항, 제3항 제1호).

 

 

2. 기초적 사실관계

 

A 회사는 B 회사, C 회사로부터 세종특별자치시 내 공동주택 신축공사 중 골조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한 사업주, 피고인 X는 A 회사 소속 현장소장으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을 책임지는 자이다. 피고인 X는 2020년 6월 중 관할 공사현장 옥상에 설치된 유로폼 거푸집 해체 작업을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 Y에게 지시하였다. 당시 그 부분은 작업발판 일체형 거푸집인 ‘갱 폼’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위로 유로폼 거푸집이 연결되어 설치되어 있었으며, 사건 당일 유로폼 해체 작업을 지시받은 피해자 Y는 유로폼을 해체하기 위해 작업발판 역할을 겸하는 갱 폼 위에 올라가 작업을 하였는데, 해당 갱 폼은 2020년 5월 중 한 개 층 더 위로 인상하기 위해 고정철물인 볼트의 2단부터 8단까지 해체해 놓고 타워크레인 등 인양장비에 매달아 놓지 않은 상황에서 옆에 설치된 다른 갱 폼과의 부딪힘 현상으로 인상 작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피해자 Y는 유로폼 거푸집을 해체하기 위해 해당 갱 폼 위에 올라갔다가 갱 폼과 함께 30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여 다발선 손상을 이유로 사망에 이르렀다.

 

 

3. 대법원의 판단: 미필적 인식에 의한 안전조치 의무 위반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인정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0도3996 판결 등 참조).

 

사업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2항, 제3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안전보건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 성립하되, 사업주가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사업주가 그러한 작업을 개별적·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위 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도9188 판결 등 참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37조 제2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작업발판 일체형 거푸집의 일종인 갱 폼의 양중·해체 등 작업을 하는 경우 양중·해체 등의 범위 및 작업절차를 미리 그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게 주지시켜야 하고, 갱 폼을 조립하거나 해체하는 경우에는 갱 폼을 인양장비에 매단 후에 작업을 실시하도록 하며, 인양장비에 매달기 전에 지지 또는 고정철물을 미리 해체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 X는 2020년 5월 갱 폼을 인상하는 작업을 할 때, 작업팀 근로자들에게 작업절차를 주지시키지 않았고, 오히려 2단부터 8단까지의 볼트는 하중 지지에 크게 관여하는 것이 없다는 이유로 갱 폼을 타워크레인에 매달지 않은 상태에서 2단부터 8단까지의 원터치볼트를 먼저 해체하도록 하였으며 이를 다시 체결하지 않은 채 기존 위치에 그대로 두도록 하였다.

 

또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2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작업발판을 설치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 X는 유로폼 거푸집 해체 작업을 할 때 이 사건 갱 폼 외에 별도의 작업발판을 설치하지도 않았는바, 피고인 X가 사고 당일 오전 작업 개시 전 피해자 Y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안전하게 옥상 내부에서 유로폼 거푸집을 해체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거푸집 해체팀 근로자들이 유로폼 거푸집 해체 작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 사건 갱 폼을 작업발판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서도 더 이상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4. 시사점

 

본 판결은 현장소장인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갱 폼을 작업발판으로 사용하여 유로폼 거푸집을 해체할 것을 개별적·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하며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한 원심 판단을 파기한 사안이다. 즉, 사망 사고 원인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지시가 없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 및 관련 규칙에 근거한 실질적인 안전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사고 원인 행위 발생 가능성에 대한 미필적 인식이 있다는 이유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성립을 인정한 것으로, 시공사 및 소속 현장소장으로서는 공사현장에서의 실질적인 안전조치 의무 이행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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