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전문가 칼럼 / 법무법인 청향 윤희창 파트너변호사)
1. 기본적 사실관계
최근 국내 스크린골프장 프로그램 내에 탑재되어 있는 실제 골프장 골프코스의 설계가 창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바 이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원고는 골프장 코스 설계업을 영위하는 미국 법인으로 이 사건 각 골프장의 소유주와 설계계약을 체결하여 설계를 제공하였고, 피고는 국내외 여러 골프장을 그대로 재현한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하여 사용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각 골프코스 설계도면의 저작권이 원고에게 있음에도 피고가 이를 그대로 재현한 영상을 사용하여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제작함으로써 설계도면에 관한 원고의 저작재산권(복제권, 2차적저작물작성권 및 전송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 및 해당 시스템의 폐기를 구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이 사건 각 골프코스 설계도면에서 클럽하우스, 진입도로, 연습장 등 시설물과 개별 홀들의 배치는 대부분 산악 지형에 건설되는 우리나라 골프장의 위치와 이 사건 각 골프장이 조성되는 부지의 지형에 의해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용객들의 편의성, 안전성 등 기능적 요소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점, ② 이 사건 각 골프코스 설계도면에 표시된 개별 홀에서의 티잉그라운드·페어웨이·러프·벙커·워터해저드·그린 등(골프코스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은 다른 골프코스에서도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요소들일 뿐인 점, ③ 이 사건 각 골프코스의 개별 홀들은 골프 경기 규칙과 규격 및 국제적인 기준에 따른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고, 개별 홀 내에서 기본적 구성요소의 형태, 배치, 조합은 이 사건 각 골프코스에 따라 조성되는 골프장이 위치하는 곳의 지형, 골프장 부지의 형상, 배치되는 홀의 개수 등에 따른 제약을 고려하면서 골프 경기에서의 난이도, 재미, 전략 등과 같은 기능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인 점, ④ 이 사건 각 골프코스 설계도면에 표시된 개별 홀들은 골프 홀들의 대체적인 유형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그 사이에서도 세부적인 차이를 제외하고 대체적인 형상이 유사한 경우가 있는데, 이 사건 각 골프코스 설계도면의 개별 홀들에서 기본적 구성요소의 모양·길이나 폭 및 형상 등에서의 사소한 차이가 이 사건 각 골프코스 설계도면의 창작성 있는 표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각 골프코스 설계도면은 창조적 개성이 발현되지 않아 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특정 저작물이 창작성이 있는 것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규정하여 창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창작성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창작성이 인정되려면 적어도 어떠한 작품이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어서는 안 되고, 사상이나 감정에 대한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4다49180 판결, 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6다227625 판결 등 참조).
예술성의 표현보다는 기능이나 실용적인 사상의 표현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기능적 저작물은 해당 분야의 일반적인 표현방법, 그 용도나 기능 자체, 저작물 이용자의 이용의 편의성 등에 따라 그 표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능적 저작물이 그와 같은 일반적인 표현방법 등에 따라 기능 또는 실용적인 사상을 나타내고 있을 뿐이라면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지만, 어떤 사상이나 감정에 대한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창작자의 창조적 개성이 나타나 있는 경우라면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9도9601 판결, 대법원 2021. 6. 24. 선고 2017다261981 판결 및 대법원 2025. 9. 4. 선고 2023다297400 판결 등 참조).
4.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① 골프코스 설계자는 골프 규칙 등에 따른 제한이나 조성 부지의 지형에 따른 제약 등을 고려하면서도, 골프코스를 이루는 여러 구성요소들을 다양하게 선택․배치․조합하는 등으로 다른 골프코스나 개별 홀과는 구별되도록 창조적 개성을 발휘하여 골프코스를 설계할 수 있고, 골프코스 설계에 수반되는 실용적·기능적 요소에 따라 골프코스 설계자의 창작적인 표현에 현실적인 제한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골프 코스 설계도면의 창작성이 일률적으로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② 이 사건 각 골프코스 설계도면에는 이용객들로 하여금 이 사건 각 골프코스에서 티샷과 이어지는 샷, 그린 주변에서의 어프로치와 그린에서의 퍼팅 등 골프공을 쳐야 하는 각각의 상황에 따라 나름대로 적절한 전략을 세워 코스를 공략하도록 하고 개별 홀들의 순차적인 진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코스의 변화를 느끼면서 재미있게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하면서도, 인공적인 조경이나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이용객들이 골프코스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등의 설계 의도에 따라 선택·배치되어 유기적인 조합을 이루고 있는 점, ③ 이 사건 각 골프코스 설계도면에 나타난 구성요소들의 선택·배치·조합이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거나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이 사건 각 골프코스 설계도면은 창작자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기존의 골프코스 설계도면과는 구별되는 창조적 개성을 가진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각 골프코스 설계도면이 기존의 설계도면과 구별되는 창조적 개성을 갖추고 있는지 심리하여 창작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는 취지로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본 판결은 골프코스의 설계를 구성하는 기본적·공통적 요소 및 부지의 지형, 자연적 요소에 중점을 두어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기존의 해석을, 그러한 자연적·지형적 요소를 변형·조합하여 창조적 개성을 발휘하였는지 여부 및 게임저작물과 같이 전략적 의도를 부여했는지 여부에 중점을 두어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해석으로 변경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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