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면결의서의 효력이 문제되는 경우
집합건물 관리단 집회,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조합 총회에서는 현장 참석률이 낮은 경우가 많아, 실제 의결의 성패가 서면결의서의 효력에 의해 좌우되는 일이 흔합니다. 그러다 보니 총회 이후 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세력이 “서면결의서 중 일부가 무효이기에 정족수 미달로 총회 결의가 무효다”라는 취지의 공격을 자주 하고, 그 출발점에 ‘서명 또는 날인 누락’ 문제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서면결의서 하단(지장 또는 서명란)에 서명·날인이 없는 경우 그 효력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그리고 유효한 서면결의서 작성을 위해 실무에서 꼭 따져 보아야 할 팁 4가지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서면결의서의 형식보다 작성자의 진정한 의사가 중요합니다.
서면결의서의 유효성 판단에서 법원이 실제로 보는 포인트는, 문구 하나 빠졌느냐보다 그 서면결의서가 해당 구분소유자 내지 조합원의 진정한 의사에 의해 작성·제출된 것인지입니다. 법원은 “서명/날인이 하단란에 없으니 무조건 무효”처럼 기계적으로 결론 내리지 않고, 전체 기재 상태(자필 여부, 서명 위치, 작성 경위, 제출 방식, 정관/공고의 요구사항)를 종합해 판단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3. 지장 또는 서명란이 공란인 서면결의서의 효력
(1) 서면결의서 성명란에 자필 서명이 있다면 서면결의서의 효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하단에 있는 “지장 또는 서명”란은 비어 있는 서면결의서의 효력에 관하여, 성명란에 자필 서명이 있었기에, 해당 서면결의서가 진정한 의사로 작성되었음이 인정된다고 보아 유효로 판단했습니다. 즉, 서명/날인이 반드시 특정 칸(지장 또는 서명란)에 들어가야만 유효라는 식의 형식주의가 아니라, “문서 전체에서 본인이 작성·확인했다는 흔적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면 된다”는 접근에 가깝습니다.
조합원 E이 작성한 서면결의서(소갑 제8호증 중 1쪽)의 경우, E이 직접 자필로 서면결의서를 작성하고 하단 조합원 성명란에도 자필로 서명한바, 비록'(지장날인 또는 서명)’란에 아무런 서명이나 날인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는 E이 진정한 의사로 작성하였음이 성명란의 자필 서명으로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위 서면결의서는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5. 22. 선고 2020카합21007 결정
(2) 서면결의서에 자필 흔적이 전혀 없고 전부 타이핑 되어있다면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서울중앙법원은 같은 사안에서 서면결의서에 자필 기재나 자필 서명 등 ‘본인이 작성했다’고 볼 만한 흔적이 전혀 없고, 서면결의서 전체가 타이핑 된 형태라서 법원은 진정한 의사로 작성되었음을 알기 어렵다며 무효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서명란 공란” 자체가 치명타라기보다는, 진정성(작성자 동일성) 담보가 무너진 상태가 치명적이라는 뜻입니다.
조합원 F이 작성한 서면결의서(소갑 제8호증 중 2쪽)의 경우에는 F의 자필이나 서명이 전혀 없는바(모든 내용이 타이핑되어 있다), 위 기재만으로 F이 진정한 의사로 위 서면결의서를 작성하였음을 알기 어려워 위 서면결의서는 무효로 볼 여지가 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5. 22. 선고 2020카합21007 결정
4. 서면결의서를 전자적 형태로 제출하였다고 해도 효력이 부인되지 않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같은 사안에서 정관이나 소집 공고에서 원본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고, 오히려 SNS·팩스 제출을 공지했다면,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문서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요즘 총회 실무 흐름을 감안하면, 꽤 현실적인 결론입니다.
살피건대 ‘서면’이란 일정한 내용을 적은 문서를 의미하고 전자문서와 구별되기는 한다. 그리고 서면에 의하여 조합원의 의사를 표시하도록 한 취지는 조합원으로 하여금 신중을 기하도록 함과 아울러 의사표시의 존부와 내용에 대한 증명을 쉽게 하려는 것인데, 전자문서는 그 자체로서는 전자적 형태의 정보에 불과하여 계속적으로 의사나 관념이 표시되어 있을 것을 전제로 하는 문서 또는 서면과 동일하게 볼 수 없는 측면이 존재한다. 그러나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3조는 “이 법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전자문서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2]를 제외하고는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문서로서의 효력이 부인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문서에 의하여 서면결의서를 작성한 다음 이를 그대로 사진으로 촬영하고 전자적 방법으로 전송하는 등 출력이 즉시 가능한 상태의 전자문서는 사실상 종이 형태의 서면과 다를 바 없고 저장과 보관에 있어서 지속성이나 정확성이 더 보장될 수도 있는 점, 조합원의 의결권 행사를 충분히 보장할 필요가 있으므로 조합원이 진정한 의사로 작성한 서면결의서가 이미 존재하고 법령이나 규약에서 정한 유효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면 단지 그 서면결의서가 사진이나 팩스에 의하여 전송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무효로 볼 것은 아니고 이러한 해석론이 법률해석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채무자 조합의 정관이나 이 사건 임시총회 소집 공고에서 서면결의서 원본만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고, 위 공고에서 서면결의서를 ‘우편, 팩스, 이메일, SNS’를 통하여 제출할 것을 공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35장도 이미 조합원들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작성된 이상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5. 22. 선고 2020카합21007 결정
5. 서면결의서를 대리인이나 가족이 작성하였다고 하여 효력이 부인되지 않습니다
집합건물법, 도시정비법과 같은 관련 법령이나 정관에서 의결권 대리행사를 제한하고 있지 않는다면 대리인이 서면결의서 제출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족이 서면결의서를 대신 작성한 경우에도 사안에 따라 서면결의서의 효력을 다투는 측에서 위조사실을 소명하지 않는다면 묵시적 위임으로 보아 해당 서면결의서를 유효하다고 본 사례도 있습니다.
6. 서면결의서 관련 분쟁을 줄이기 위한 체크리스트
(1) 서면결의서에 자필요소 추가하기
서면결의서에 성명란, 날짜 부분, 연락처 기재 부분 등 구분소유자 또는 조합원의 자필요소를 최소한 1개 이상 남겨야 합니다.
(2) 서면결의서 전자 제출을 허용할 예정이라면 그 방법과 범위를 명확히 하기
서면결의서 전자제출을 허용할 예정이라면, 정관 또는 공고에 제출 방법과 인정 범위를 명확히 기재해 두어야 합니다. 가령 제출 방법으로는 SNS·팩스·이메일이 있고, 인정범위와 관련해서는 원본만 가능한지 아니면 사본까지 가능한지 따져보아야 합니다.
7. 마무리
관리단 집회 분쟁, 조합 총회 분쟁은 결국 정족수의 싸움이고, 최근들어 정족수 분쟁에 관하여 서면결의서가 문제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서명과 날인이 누락되었다고 하여 서면결의서가 무효인 것은 아니므로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잘 검토하셔야 하며, 서면결의서 관련 분쟁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므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서면결의서 효력 분쟁은 집합건물분쟁조정위원 출신 변호사, 부동산 전문 변호사 유수완 변호사에게 문의 바랍니다.

유수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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