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거주 원고에게 소송 당했을 때,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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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거주 원고에게 소송 당했을 때, 대응 전략 

맹조영 변호사

소송을 당하면 일단 답변서를 내고 응소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상대방이 수십억 원을 청구하면 더더욱 급하게 반박 논리를 준비해야 한다고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만약 원고가 외국에 거주하고 있다면, 응소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타이밍을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습니다.

제가 이전에 수행했던 사건이 그런 경우였습니다. 중국 북경에 거주하는 원고 2인이 한국 법인을 상대로 약 74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았는데, 피고가 이를 부당하게 이행거절하였다는 것이 청구 원인이었습니다.

피고 측 대리인으로서 소장을 검토한 뒤, 본안에 대한 답변에 앞서 가장 먼저 한 것은 소송비용담보제공신청이었습니다.

원고들이 대한민국에 주소·사무소·영업소를 두고 있지 않은 중국 거주자였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이 신청을 인용하여, 원고들에게 수억 원 규모의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하였습니다.

오늘은 위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 거주 원고의 소송에 대응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소송비용담보제공 제도에 대해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소송비용담보제공 제도란 무엇일까요?

소송비용담보제도는, 원고가 패소하여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경우에 피고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피고의 소송비용상환청구권의 용이한 실현을 미리 확보해 두려는 제도입니다.

대법원도 이 제도의 취지에 대해, "원고가 대한민국에 주소 등을 두고 있지 아니하여 피고가 승소하더라도 소송비용을 상환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거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하여 원고가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는 등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소송비용상환청구권의 용이한 실현을 미리 확보하여 두려는 데에 취지가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3. 5. 31. 선고 2013마488 결정).

또한 이 제도에는 남소(濫訴)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도 있습니다. 외국에 거주하는 원고가 근거 없는 소송을 제기하고 패소하더라도, 피고가 소송비용을 회수하기 어렵다면 사실상 아무런 부담 없이 소송을 남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경우에 신청할 수 있을까요?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에 따라,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등 소송비용에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법원은 원고에게 담보제공을 명할 수 있습니다.

  • 민사소송법 제117조(담보제공의무) 원고가 대한민국에 주소ㆍ사무소와 영업소를 두지 아니한 때 또는 소장ㆍ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피고의 신청이 있으면 법원은 원고에게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하여야 한다. 담보가 부족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

제가 수행했던 사건에서는 "원고가 대한민국에 주소 등을 두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였습니다. 원고들이 중국 북경에 거주하고 있어 대한민국에 주소·사무소·영업소를 두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편, 법원은 피고의 신청이 없더라도 직권으로 원고에게 담보제공을 명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117조 제2항). 다만 실무상으로는 피고가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 : 반드시 본안 변론이나 변론준비기일 진술 전에 신청해야 합니다.

이 제도를 활용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118조에 따라, 담보를 제공할 사유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피고가 본안에 관하여 변론하거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한 경우에는 담보제공을 신청하지 못합니다.

  • 민사소송법 제118조(소송에 응함으로 말미암은 신청권의 상실) 담보를 제공할 사유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피고가 본안에 관하여 변론하거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한 경우에는 담보제공을 신청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 신청권 상실의 효과는 제1심에 한정되지 않고 소송이 계속되어 있는 상급심에까지 미칩니다(대법원 1989. 10. 16. 선고 89카78 결정). 즉, 1심에서 본안 변론을 해버리면 항소심에서도 신청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외국 거주 원고로부터 소송을 받았을 때, 소장을 받자마자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것이 소송비용담보제공신청입니다. 일단 답변서를 내고 본안 변론에 들어가면 이 기회를 영영 잃게 됩니다. 변호인의 조력을 통해 응소 전 단계에서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제가 수행했던 사건에서도, 소장을 접수받은 직후 본안 답변에 앞서 곧바로 소송비용담보제공신청을 하였기 때문에 인용 결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답변서를 먼저 제출하고 실질적인 본안 변론을 했더라면 이 기회는 사라졌을 것입니다.

신청 후, 원고가 담보를 제공할 때까지 응소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담보제공을 신청한 피고는 원고가 담보를 제공할 때까지 소송에 응하지 아니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119조).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피고가 소송비용담보제공신청을 한 이상, 그 신청이 이유 없더라도 기각결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소송에 응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서울고등법원 2025. 6. 12. 선고 2025나204770 판결).

또한 법원으로서도, 피고가 담보제공신청을 하고 응소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에서, 담보제공신청에 대한 기각 결정이 확정될 때까지 본안에 관하여 심리를 하거나 변론을 진행하여 판결을 선고하는 등 소송절차를 진행하여서는 안 됩니다서울고등법원 2025. 6. 26. 선고 2024나2032363 판결).

이는 피고 입장에서 매우 유리한 효과입니다. 담보제공신청이 인용되면 원고가 거액의 담보를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고, 그 사이 피고는 응소 의무 없이 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원고가 담보 비용에 부담을 느껴 소 취하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고가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원고가 담보제공기간 내에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법원은 변론 없이 판결로 소를 각하할 수 있습니다. 다만, 판결하기 전에 담보를 제공한 때에는 그러하지 않습니다(민사소송법 제124조).

담보의 제공 방법으로는 금전 또는 법원이 인정하는 유가증권을 공탁하는 방법, 지급보증위탁계약을 맺은 문서를 제출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122조).

제가 수행했던 사건에서도 법원이 수억 원 규모의 담보를 명하였고, 이는 원고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소송비용담보제공신청의 인용은 단순한 절차적 방어를 넘어, 소송의 향방을 좌우하는 결정적 효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실무 Tip] 외국 거주 원고로부터 소장을 받았을 때

외국에 거주하는 원고로부터 소송을 받은 경우, 다음 사항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원고의 국내 주소·사무소·영업소 존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원고가 대한민국에 주소 등을 두고 있지 않다면 소송비용담보제공신청의 요건이 충족될 수 있습니다.

신청 시점이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본안에 관하여 변론하거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하면 신청권을 상실하므로, 실질적인 본안 변론 내용을 담은 답변서를 제출하기 전에 신청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소장을 받자마자 변호사와 상의하여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담보액의 산정도 중요합니다. 담보액은 피고가 각 심급에서 지출할 소송비용을 기준으로 산정되며, 소송의 규모와 복잡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소송비용담보제공신청은 단순한 절차적 방어 수단을 넘어, 원고에게 실질적인 부담을 주고 소송 전체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전략적 도구입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소장을 받은 시점부터, 소송비용담보제공신청의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외국 거주 원고의 소송에 대응할 때, 소송비용담보제공신청은 같은 사건이라도 초기 전략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제도입니다. 본안 변론에 들어가면 신청권을 영영 잃게 되므로, 이 기회를 활용하려면 소장을 받은 시점에서의 신속한 판단이 필수적입니다.

맹조영 변호사는 국내 3대 대형로펌인 세종에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소송비용담보제공신청을 포함한 초기 대응 전략 수립부터 본안 방어까지 사안별 사실관계 분석을 통해 체계적인 대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적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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