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손괴 혐의로 체포영장 직전까지 갔으나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
재물손괴 혐의로 체포영장 직전까지 갔으나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
해결사례
기타 재산범죄

재물손괴 혐의로 체포영장 직전까지 갔으나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 

남천우 변호사

불송치(혐의없음)

서****

1. 사건 개요

의뢰인은 자신이 거주하던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옆에 세워져 있던 다른 사람의 차량 옆면에 흠집을 내 손괴했다는 재물손괴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차량 주인이 제출한 블랙박스 영상에 정체불명의 소리가 녹음되어 있었고, 그 무렵 의뢰인이 옆에서 자신의 차에 타고 있었다는 정황이 의심의 근거였습니다. 문제는 의뢰인이 처음에 수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면서, 수사기관의 유죄 심증이 굳어졌다는 점입니다. 의뢰인이 저희를 찾아왔을 무렵에는 이미 체포영장 청구까지 거론되는, 상당히 불리한 국면이었습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에는 CCTV 영상이나 목격자 같은 직접 증거가 없었습니다. 의뢰인의 혐의를 떠받치는 것은 블랙박스에 녹음된 정체불명의 소리와, 그 시각 의뢰인이 현장에 있었다는 정황뿐이었습니다. 형사사건에서 유죄로 인정하려면 합리적 의심을 넘는 증명이 필요합니다. 핵심은, 이 소리와 정황만으로 의뢰인이 차량을 긁었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저희는 이미 굳어진 심증을 되돌리기 위해, 제시된 증거 하나하나가 실제 손상과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드러내기로 했습니다.

3. 불리한 국면을 뒤집은 세 가지 전략

① 핵심 증거인 '소리'와 실제 손상이 맞지 않음을 입증 : 수사기관이 가장 의지한 증거는 블랙박스에 녹음된 소리였습니다. 그러나 그 소리는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특성을 보인 반면, 실제 차량의 흠집은 서로 상당한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었고 높낮이도 제각각이었습니다. 저희는 소리의 양상과 손상의 양상이 이렇게 어긋난다는 점을 짚어, 그 소리가 이 손상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음을 보였습니다.

② 물리적·상황적으로 범행이 성립하기 어렵다는 점을 제시 : 당시 두 차량은 매우 가깝게 주차되어 있어, 의뢰인은 운전석으로 바로 타지 못하고 조수석을 통해 들어가야 할 정도로 공간이 좁았습니다. 저희는 체구가 큰 의뢰인이 두꺼운 옷차림으로 그 좁은 틈에 끼어 들어가 짧은 시간에 여러 군데를 긁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그랬다면 옷에 남았어야 할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정리했습니다. 더구나 의뢰인은 CCTV가 작동하는 자신의 거주지 주차장에서, 신원이 드러날 위험을 무릅쓰고 남의 차를 긁을 아무런 동기가 없었습니다.

③ 손상 시점의 불확실성과 수사의 공백을 지적 : 차량 주인은 문제의 날로부터 이틀이 지나서야 흠집을 발견했습니다. 그사이 차량은 여러 곳을 옮겨 다녔을 것이고, 손상이 다른 시점이나 다른 장소에서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수사는 문제의 날 이전 영상을 확인하지 않은 채 진행되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공백을 지적하며, 다른 가능성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황만으로 의뢰인을 범인으로 단정할 수 없음을 논증했습니다.

4. 결과

수사기관은, 정황상 의심은 가더라도 의뢰인의 혐의를 입증할 뚜렷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체포영장까지 거론되던 불리한 국면이, 증거의 빈틈을 객관적으로 드러내면서 뒤집힌 것입니다.

5. 이 사건의 시사점

이 사건은 정황만으로 의심을 받는 상황에 대응할 때 중요한 지점을 보여 줍니다.

첫째, 의심이나 심증만으로는 유죄가 되지 않습니다. 직접 증거 없이 정황만 있는 사건이라면, 그 정황이 실제 결과와 맞아떨어지는지를 따져 합리적 의심을 남길 수 있습니다.

둘째, 이미 강한 의심을 받는 국면이라도 결론은 바뀔 수 있습니다. 제시된 증거를 감정적으로 부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증거가 실제 사실과 어긋나는 지점을 객관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셋째, 수사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막연히 회피하거나 시간을 흘려보내면 오히려 의심이 굳고 신병 확보로 이어질 위험이 커집니다. 이 사건처럼 불리해진 상황도 되돌릴 수는 있지만,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편이 훨씬 유리합니다.

수사를 받게 되면 당황한 나머지 대응을 미루기 쉽지만, 그럴수록 상황은 불리해집니다. 정황만으로 의심을 받고 계시다면, 늦더라도 사건 초기에 상담을 받아 대응 방향을 정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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