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쟁점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매도인이 부동산을 먼저 인도해주었는데, 매수인의 대출신청절차에 매도인이 협조하지 않아 잔금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매도인도 등기이전을 하지 않아 서로 간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된 상태고 계속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후 매수인은 소유권등기를 이전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매도인은 매매계약이 해제되었다며 부동산을 다시 자신에게 인도하고 매수인이 먼저 인도받아 사용한 부분에 대해 부당이득을 지급하라는 반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위 사건에서는 매매계약이 장기간 방치된 것이 묵시적 합의해제를 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을지와 소유권이전등기 경료 전에 부동산을 인도받아 사용한 것이 부당이득에 해당할 수 있을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2. 대법원 판결
[대법원 1996. 6. 25. 선고 95다12***,12*** 판결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건물명도등]
가. 매매계약의 장기간 방치가 묵시적 합의해제에 해당할 수 있을지 여부
계약의 합의해제는 명시적으로뿐만 아니라 당사자 쌍방의 묵시적인 합의에 의하여도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나, 묵시적인 합의해제를 한 것으로 인정하려면 매매계약이 체결되어 그 대금의 일부가 지급된 상태에서 당사자 쌍방이 장기간에 걸쳐 잔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거나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이를 방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당사자 쌍방에게 계약을 실현할 의사가 없거나 계약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당사자 쌍방이 계약을 실현할 의사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계약이 체결된 후의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당원 1992. 2. 28. 선고 91다28221 판결, 1992. 7. 28. 선고 92다10197, 10203 판결, 1993. 7. 27. 선고 93다19030 판결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는 위 1989. 1. 8. 자 무효통보에 의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실현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표시하였다고 할 수 있으나, 원고측으로서는, 원심이 적절히 판시한 사정들, 즉 원고측은 위 각 부동산에서 제재소를 운영하고 있어 위 각 부동산의 소유권을 회복하기 위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존속시킬 의사를 가지고 있었고, 다만 피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이행할 의사가 없음을 표시하자 소유권을 회복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원심판시의 전소의 제기에 이른 점, 피고의 소유권 이전 및 이 사건 매매계약에 이르기까지의 전후 과정에 비추어, 피고 명의로 위 각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원인의 법률적 성격에 관하여 대물변제가 아닌 양도담보에 불과하다고 다툴 여지가 있었고(즉, 이를 담보목적의 소유권 이전과 환매로 본다면 당사자 사이에 대금을 약정하였다 하더라도 채무원리금을 초과하는 부분은 효력이 없게 된다), 전소에서 패소하게 되자 즉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매매잔금의 지급과 상환으로 이 사건 매매계약의 이행을 구하고 있는 점 등과, 기록에 의하여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위 각 부동산의 계약금조로 금 25,000,000원이 피고에게 이미 지급되었고, 원고측이 받아야 할 공장 등의 이전보상금 15,128,660원을 피고가 지급받아 중도금조로 충당된 상태에서 원·피고측이 합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하려면 먼저 위 금원의 반환 등 처리 문제를 당사자 사이에 논의하는 것이 경험칙상 당연한데 이 문제에 관하여 논의하거나 결정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당원 1991. 4. 12. 선고 91다2113 판결 참조)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원고측이 전소에서 매매계약 사실을 부인하고 위 금 25,000,000원도 계약금조로 지급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은 단지 원고측이 피고로부터 위 각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회복하기 위한 소송에서의 적극적 공격 방법에 불과할 뿐 이를 가지고 원고측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을 실현할 의사가 없었다거나 계약을 포기할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의 묵시적 합의해제 내지 실효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 위배 또는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거나 민법 제544조 단서의 최고 불요의 법리를 오해하고, 해약의 의사표시에 관한 심리를 미진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나. 매매계약 이후 인도를 받은 경우 잔금 미지급시 부당이득에 해당할지 여부
부동산의 매수인이 아직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매매계약의 이행으로 그 부동산을 인도받은 때에는 매매계약의 효력으로서 이를 점유·사용할 권리가 생기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매수인이 그 부동산을 이미 사용하고 있는 상태에서 부동산의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매수인은 그 매매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점유·사용할 권리를 가진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위 당원 1992. 7. 28. 선고 92다10197, 10203 판결 참조), 원고는 적어도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는 매수인으로서 이 사건 매매계약의 대상인 위 각 부동산을 점유·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로서는 원고에 대하여 민법 제587조에 따라 미지급 잔대금에 대한 법정이자 상당의 지급을 구함은 별론으로 하고, 위 매매계약 후의 원고의 위 각 부동산에 대한 점유·사용이 법률상 원인이 없는 이득이라고 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소론이 지적하는 당원 1992. 4. 28. 선고 91다32527 판결은 이 사건과 그 사안이 달라서 그대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3. 결과
위 대법원 판례를 통해 매매계약 이후 잔금지급과 이전등기가 이행되지 않고 장기간 방치되었다고 하더라도 적법한 해제통지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해제가 되지 않고, 당사자 쌍방에게 계약을 포기하는 의사가 나타나지 않는 한 묵시적 해제도 쉽게 인정할 수는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잔금지급을 하기 전에 부동산 인도를 먼저 해준 경우 매매계약의 이행으로 인도를 해준 것이기에 부당이득이라고 볼 수는 없고, 미지급한 잔금에 대한 법정이자 상당의 지급만을 구할 수 있을 뿐이라는 점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장기간 방치된 매매계약을 겪고 계시다면 부동산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불안한 법률관계를 정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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