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분양에관한법률상 시정명령, 과태료처분 등과 분양계약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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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분양에관한법률상 시정명령, 과태료처분 등과 분양계약해제 

김상훈 변호사

1. 들어가며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미 체결한 분양계약의 해제를 고민하는 수분양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때 분양계약서에 명시된 약정해제 조항은 수분양자가 계약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법적 근거가 됩니다.

특히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이하 ‘건축물분양법’)은 수분양자 보호를 위해 분양사업자가 법을 위반하여 시정명령, 벌금형, 과태료 처분 등을 받는 경우 수분양자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분양계약서에 포함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분양사업자의 법 위반 사실이 경미하다는 이유로 수분양자의 계약 해제를 인정하지 않는 하급심 판결이 많아 혼란이 있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러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중요한 판결(대법원 2025. 12. 24. 선고 2025다215248 판결)을 선고하여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 판례 해설에서는 해당 판결의 내용과 그 시사점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수분양자와 분양사업자 각자의 입장에서 유의해야 할 점을 짚어보겠습니다.

2. 사건의 개요 및 법원의 판단

가. 사실관계

  • 원고(수분양자들)는 피고(분양사업자)와 상가 분양계약을 체결했습니다.

  • 분양계약서에는 “분양사업자가 건축물분양법을 위반하여 제9조에 따른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수분양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약정해제 조항(이하 ‘이 사건 해제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 이후 분양사업자는 분양 광고 시 ‘지구단위계획 수립 여부’ 정보를 누락하여 관할 구청장으로부터 건축물분양법 제9조에 따른 시정명령을 받았습니다.

  • 이에 수분양자들은 위 시정명령을 근거로 이 사건 해제조항에 따라 분양계약을 해제한다고 통지하였습니다.

나. 하급심의 판단

원심(서울고등법원)은 수분양자들의 계약 해제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원인이 된 법 위반행위가 계약의 목적 달성을 어렵게 할 정도로 ‘중대한’ 경우에만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광고 정보 누락은 ‘경미한 위반’에 해당하므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는 법 위반의 경중을 따져 계약 해제 여부를 결정하던 다수 하급심의 경향을 반영한 판결이었습니다.

다. 대법원의 판단 (파기환송)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약정해제권의 성격: 이 사건 해제조항은 일반적인 채무불이행에 따른 법정해제권이 아니라, 당사자가 특별히 정한 ‘약정해제권’이다. 약정해제권의 발생 요건은 계약서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2. 법률 규정에 따른 조항: 해당 조항은 건축물분양법령이 수분양자 보호를 위해 분양계약서에 포함하도록 한 특유의 해제 사유이다.

  3. 문언의 명확성: 계약 조항은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에 해제할 수 있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위반사항이 중대할 것’이라는 추가적인 요건을 더하여 해석하는 것은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벗어나는 것이다.

  4. 결론: 따라서 분양사업자가 건축물분양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받았다면, 그 위반사항의 경중이나 계약 목적 달성에 미치는 영향을 따질 필요 없이 수분양자는 약정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

3. 판결의 의의 및 시사점

이번 대법원 판결은 건축물분양법상 약정해제권의 성립 요건을 명확히 함으로써, 그동안 하급심에서 나타났던 혼선을 정리하고 수분양자의 권리를 한층 두텁게 보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분양계약서에 건분법위반을 계약해제사유로 기재했다 하더라도, 그 사유가 반드시 '위반사항의 중대성'일 이유는 없으나 적어도 건분법에서 반드시 분양계약서에 포함하도록 하는 사항에는 해당된다고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가. 수분양자 입장에서의 시사점

  • 강력한 계약 해제 수단 확보: 분양사업자의 사소한 법규 위반(예: 광고 내용 누락, 설명의무 위반 등)으로 시정명령, 과태료, 벌금형 등의 행정적 제재가 내려진다면, 이를 근거로 위약금 부담 없이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을 반환받을 길이 열렸습니다.

  • 유의사항:

  • 계약서 확인: 분양계약서에 건축물분양법 위반 시 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위반 사실 확인: 분양사업자의 법 위반 여부를 주시하고, 정보공개청구나 관할 관청 문의 등을 통해 시정명령 등 처분 사실을 적극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신속한 권리행사: 해제 사유가 발생했음을 안 경우, 즉시 내용증명 등을 통해 명확하게 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를 해야 합니다.

나. 분양사업자 입장에서의 리스크 관리 방안

  • 건축물분양법 준수 의무 강화: 이제 ‘사소한 실수’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습니다. 분양 광고, 계약서 작성, 정보 제공 등 분양 과정 전반에 걸쳐 건축물분양법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법규 위반에 따른 과태료나 벌금 등 직접적인 제재뿐만 아니라, 다수의 계약이 연쇄적으로 해제될 수 있는 중대한 경영 리스크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 사전 법률 검토 강화: 분양 광고, 계약서 등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모든 문서와 절차에 대해 법무법인 등 외부 전문가의 사전 검토를 의무화하여 법 위반 소지를 원천 차단해야 합니다.

  • 내부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 임직원을 대상으로 건축물분양법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을 시행하고, 자체적인 준법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여 상시적으로 규제 준수 여부를 점검해야 합니다.

  • 신속한 대응: 만약 법 위반으로 시정명령 등 처분을 받았다면, 해당 처분에 대한 행정쟁송(이의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을 통해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동시에, 수분양자들과의 원만한 합의를 시도하는 등 리스크 확산을 막기 위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4. 대법원 2025다215248 판결은 계약서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존중하고, 수분양자 보호라는 건축물분양법의 입법 취지를 재확인한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수분양자는 자신의 계약서에 잠들어 있는 권리를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분양사업자는 사소한 법규 위반이 계약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준법 경영을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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