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쟁점
최근 서울 주요지역 아파트의 시세가 급격하게 상승하였는데, 아파트 매매계약 체결 이후 얼마 안 되어 시세가 급상승한 경우라면 매도인은 매수인으로부터 받은 계약금에 대해 배액배상을 하고 해약금해제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도인이 배액배상을 할 돈이 없거나 중도금 지급까지도 진행되어 해약금해제를 할 수 없는 경우라면 매도인은 계약을 이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매수인이 은행에 잔금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은행이 매도인에게 잔금지급과 동시에 전출 또는 전출이 어렵다면 퇴거확약서를 작성해줄 것을 요청하자, 매도인은 매매계약서에 그러한 내용이 약정으로 기재되지 않았다며 자신은 대출금을 통해 잔금 지급을 받지 않고 매수인으로부터 직접 현금으로만 받겠다고 하며 잔금대출과정에 협조하지 않아 결국 대출이 부결되도록 하고 이후 매수인이 잔금지급을 지체하였다며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몰취하겠다고 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위와 같은 사안에서 매수인은 계약금을 반환하고 위약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아래 하급심 판결에서는 매수인 측이 어떤 법리에 따른 주장을 했는지, 그 중 기각된 주장과 인용된 주장을 모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법원의 판단
[대전지방법원 2019. 12. 26. 선고 2019가단나100*** 판결 해약금청구]
가. 해약금 지급의무 주장
원고는 주위적으로, 피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체결 이후 계약을 해제하자고 의사표시를 하였는데 원고가 이를 거부하자, 원고가 매매잔금 대출을 받는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잔금지급날 매매계약서에 대출받는 문구와 주민등록전출 문구가 없었다는 것을 트집 잡아 등기이전에 필요한 절차에 협력하지 않았고 오히려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있다며 계약해제의 내용증명을 보내오면서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려고 하므로, 민법 제565조 규정에 의하여 해약금으로 계약금의 배액인 6,000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살피건대, 민법 제565조 제1항은 '매매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 당시에 금품 기타 물건을 계약금, 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상대방에게 교부한 때에는 당사자 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에 의한 해약금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이행에 착수하기 전'이어야 한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잔금지급기일에 피고측은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 일체를 가지고 갔고 원고도 잔금 중 일부인 5,000만 원을 피고에게 송금하였으므로 결국 계약 당사자 모두 이행에 착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원고가 잔금 일부를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행의 착수로 볼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계약금 반환 및 손해배상액 예정으로서 손해배상청구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 당시 매수인인 원고가 매도인인 피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담보로 한 대출로 잔금 지급을 할 계획임을 알렸고 이에 대하여 피고가 이의를 제기하거나 전액 현금으로 잔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한 사정은 없었고, 아파트 구입자금 대출의 경우 매도인이 주민등록을 전출하거나 퇴거확약서를 작성해 주어야만 대출이 실행되므로 잔금지급기일에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 대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따라서 피고가 협조의무가 없다거나 퇴거확약서 등을 작성하는 것이 부당하게 불리한 의무를 부담한다는 취지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데 피고나 피고를 대리한 처가 잔금지급기일에 퇴거확약서 작성을 거부하면서 원고의 최고에도 불구하고 잔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것을 계속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 사건 매매계약서 제2조에 따른 협력의무 내지 신의칙상 협력의무 불이행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매매계약은 피고의 협력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원고의 2018. 12. 14.자 해제 의사표시가 피고에게 도달됨으로써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계약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계약금 3,000만 원을 반환하여야 하고, 또한 계약해제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손해배상액 예정약정인 이 사건 계약 제6조에 의하여 계약금 3,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위 사안은 전반적인 사건 경위를 보면, 매도인이 매매계약을 파기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커보였고, 매수인에게는 특별히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이 있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 매매계약의 해제가 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어서 어떤 법리로 해제를 인정받고, 계약금 및 위약금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매수인 측에서 주위적 주장으로 해약금 청구 주장을 한 것은, 매도인이 매매계약 이후 배액배상은 하지 않았으나 해약금 해제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해약금 해제는 매도인이 배액배상을 하면서 주장해야 효력이 발생하고, 매수인이 이미 잔금 중 일부를 지급하여 이행의 착수를 한 상황이었기에 받아들여지기 어려웠습니다.
매수인 측에서 협력의무 불이행 또는 이행거절에 따른 해제 및 손해배상청구를 한 것은 적절한 법리 구성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협력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증거를 잘 제시했고, 재판부를 잘 설득하였기에 이를 불이행한 매도인의 탓으로 계약이 해제된 것이 인정되어 위약금도 모두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위 사안의 경우 매수인의 잔금지급 이행제공이 있었던 사건이었는데, 매도인이 협력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매수인이 잔금지급에 대한 이행제공조차 하지 않은 경우라면 매수인에게도 귀책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분쟁상황에 처하신다면 위와 같은 결과만 두고 판단해서는 안되고 법률전문가와 사전에 충분히 상의하시면서 분쟁해결 방안에 대해 준비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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