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쟁점
부동산소유자(위탁자)가 신탁회사(수탁자)와의 신탁계약을 통해 등기부상 소유권을 신탁회사에 이전하면, 대내외적으로 수탁자인 신탁회사에게 소유권이 이전됩니다.
상가건물 중 집합건물 형태로 각 호실마다 소유자가 따로 존재하는 경우,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관리단이 구성되고, 관리단은 관리사무소를 통해 각 구분소유자가 관리비를 납부하도록 하는데, 신탁회사가 부동산을 신탁받아 구분소유자가 되어 있는 경우 신탁회사가 위 관리비를 납부할 의무가 있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신탁회사는 관리비 부담을 하고 싶지 않아 위탁자와 신탁계약을 체결할 때 관리비 납부의무는 위탁자에게 있다고 기재하고, 이를 신탁원부에 포함시킨 뒤 신탁등기를 해두고 있었습니다.
구 신탁법 제3조 제1항은 “등기 또는 등록하여야 할 재산권에 관하여는 신탁은 그 등기 또는 등록을 함으로써 제삼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위 관리비 납부의무가 위탁자에게만 있다는 신탁계약 내용이 신탁원부에 포함되어 등기의 일부가 되면 신탁회사는 위탁자와의 위 신탁계약 내용을 관리단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위 신탁법 규정이 개정되면서, 개정 신탁법 제4조 제1항에서는 “등기 또는 등록할 수 있는 재산권에 관하여는 신탁의 등기 또는 등록을 함으로써 그 재산이 신탁재산에 속한 것임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변경되었는데, 원심(항소심) 재판부는 위 개정에도 불구하고 수탁자인 피고는 신탁계약 내용을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재판부의 판결이 신탁법 제4조 제1항, 부동산등기법 제81조 제3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2다2331** 판결 관리비]
가. 관련 법리
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 개정되어 2012. 7. 26. 시행된 신탁법 제4조 제1항은 “등기 또는 등록할 수 있는 재산권에 관하여는 신탁의 등기 또는 등록을 함으로써 그 재산이 신탁재산에 속한 것임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였다. 이러한 규정의 취지는 어떠한 재산에 신탁의 등기 또는 등록을 하면 그 재산이 수탁자의 다른 재산과 독립하여 신탁재산을 구성한다는 것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신탁법 제4조 제1항이 적용되는 신탁계약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탁계약의 내용이 신탁원부에 기재되어 부동산등기법 제81조 제3항에 따라 등기기록의 일부로 보게 되더라도 위와 같은 신탁재산의 구성에 관한 사항 외에는 이로써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나. 판단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본다. 이 사건 신탁계약은 2019. 2. 13.경 체결되어 신탁법 제4조 제1항이 적용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신탁의 등기로는 이 사건 부동산이 수탁자의 고유재산과 분별되는 신탁재산에 속한 것임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사건 신탁계약에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관리비 납부의무를 위탁자가 부담한다고 정하였고, 이러한 사정이 신탁원부에 기재되었다고 하더라도 수탁자인 피고는 제3자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신탁계약의 내용과 관계없이 이 사건 관리비의 성격, 원고의 관리단 규약 등을 심리하여 피고가 이 사건 관리비를 부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만약 피고에게 이 사건 관리비를 부담할 의무가 있다면 이에 관한 지급을 명하였어야 했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신탁계약 내용으로써 대항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관리비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신탁법 제4조 제1항, 부동산등기법 제81조 제3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신탁회사는 신탁계약을 통해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받으면서도 신탁회사에게 유리한 비용부담 면책 등의 내용을 신탁원부에 기재하여 신탁등기하면서 그 모든 내용을 제3자에게 주장하고 대항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신탁법 규정이 개정되면서 대법원은 신탁재산의 구성에 관한 사항 외에는 위탁자와 수탁자인 신탁회사가 내부적 비용 부담 약정을 하고 이를 신탁원부에 기재하여 신탁등기를 한다고 하여도 그 내용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았고, 집합건물 관리단이나 공공기관 등은 수탁자인 신탁회사를 상대로도 관리비 등의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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