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남의 나체사진으로 협박한 경우 촬영물이용협박죄 처벌될까?
피해자의 신체(나체) 부위가 촬영된 촬영물 또는 성관계 동영상을 마치 유포할 것처럼 협박을 하는 경우에는 일반 형법상 협박죄가 아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약칭: 성폭력처벌법) 상 촬영물이용협박죄’로 처벌됩니다. 연인 관계가 끝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종종 발생하는 범죄행위인데요, 간혹 피해자의 신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신체가 촬영된 사진이나 영상을 가지고, 마치 피해자의 몸인 것처럼 속여서 협박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적용되는 죄명은 일반 협박죄일까요, 아니면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이용협박죄일까요? 이번 글에서 ✔️대법원 판례와 ✔️형사처벌 기준을 중심으로 위 물음에 대한 답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형법상 협박죄 VS 성폭력처벌법 상 촬영물이용협박죄
1) 형량의 차이
일반 협박죄는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반면, 촬영물이용협박죄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 30년 이하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2) 벌금형 존재
촬영물이용협박죄에는 벌금형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검사의 약식기소가 불가능하고, 반드시 재판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일반 협박죄는 이와 달리 벌금형 규정이 있습니다.
3) 합의에 따른 취소 가능 여부
일반 협박죄는 합의를 하여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면 더 이상 처벌되지 않지만, 촬영물이용협박죄는 처벌불원서가 제출되더라도 무조건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다만 합의가 된 경우 양형에 있어서 참작 요소는 됩니다.
4) 성범죄 전과자
촬영물이용협박죄는 성폭력처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성범죄에 해당합니다. 즉 성범죄 전과범이 되는 것이지요. 이처럼 일반 협박죄보다 촬영물이용협박죄의 처벌 수위가 훨씬 세기 때문에, 피고인 입장에서는 '성폭력처벌법이 아닌 형법이 적용되기'를 바랄 것입니다.
3️⃣촬영물에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다면 ⇨ 일반 협박죄 적용
협박의 상대방과 전혀 관련 없는 남의 나체사진을 마치 피해자의 사진인 것처럼 속여 협박을 하는 경우에 있어서 우리 법원은 형법상 일반 협박죄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2025. 6. 12. 자 대법원 판결에서도 이 내용을 재차 확인하고 있습니다. 법원의 이러한 판단 이유를 살펴보면, 촬영물이용협박죄를 성범죄로 가중 처벌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경우 등을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 취지가 있는 것인데, 피해자 본인의 신체가 아닌 촬영물 등을 이용해 협박하는 경우는 ‘피해자 본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촬영물 등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누군가 소지, 구입, 저장, 시청하거나 유포될 위험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 부산지방법원 판례에서는, 피해자를 기망하는 것과 촬영물을 이용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형벌 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고, 특히나 촬영물이용협박죄는 일반 협박죄보다 가중하여 처벌하고 있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여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습니다.
4️⃣ 판례에 대한 비평은
위와 같은 판단은 법리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해석일 수도 있으나, 실제 피해자들의 고통 및 현실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아쉬움이 남는 해석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욱이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에서는 단순히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이라고만 대상을 특정하고 있을 뿐, 반드시 피해자 본인의 촬영물일 것을 구성요건으로 정하고 있지 않음이 명백합니다.
그렇다면 피해자의 신체가 실제로 촬영된 경우에만 해당한다는 법원의 해석은 오히려 직관적인 문언 해석에 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내 나체사진을 몰래 촬영해서 상대방이 가지고 있구나' 라고 속아서 생각할 가능성이 높고, 그러한 상황이라면 '내 신체가 어디엔가 유포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매우 큰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특히 신체 부위만 노출된 사진이나 영상이 그 진위 여부를 떠나서, 피해자의 신체 부위라고 유포가 된다면 피해자는 실제로 자신의 신체가 촬영·유포된 것과 같은 충격과 피해를 입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타인의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을 가지고 협박을 하더라도 피해자가 느끼는 공포와 고통은 본인의 촬영물을 이용한 경우와 다를 것이 없는 바, 이러한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면 법원의 위와 같은 판단이 과연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카메라이용촬영물과 관련되어 파생되는 수많은 성범죄들이 있습니다. 성폭력특별법이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조금씩 추가되는 과정에서 현실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하여 법의 공백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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