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 부동산 동의서 받아도 안전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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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부동산 동의서 받아도 안전하지 않아 

최아란 변호사

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신탁 등기가 되어 있는 부동산에 대해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신탁 회사의 동의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실제로 다수의 임대인과 공인중개사들이 "신탁 회사의 동의서를 받아주겠다"는 조건으로 임대차계약 체결을 유도하곤 합니다.

그러나 신탁 부동산의 동의서를 받는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현실에서는 동의서를 받는다 하더라도 여전히 보증금 회수가 위태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제아무리 신탁회사의 동의서가 있다 할지라도 신탁 부동산에 대해 임대차계약이 위험한 이유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위탁자 = 임대인(임차인이 아는 집주인)
수탁자 = 신탁회사(진짜 집주인)

신탁 부동산에 대한 임대차계약의 위험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본적인 용어를 이해해야 합니다.

  • 위탁자 : 실질적인 집주인이 자신의 부동산을 신탁회사에 맡기면 그때부터 위탁자가 됩니다. ​보통 세입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집주인이 위탁자입니다.

  • 수탁자 : 집주인으로부터 부동산을 신탁받은 자입니다. 쉽게 말하면 '신탁 회사'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신탁계약이 되면 전셋집의 진짜 집주인은 신탁회사가 됩니다. 세입자의 인식과는 다르지요.

신탁부동산에 대한 임대차계약의 경우, 위탁자가 집주인 행세를 하지만 사실은 진짜 집주인은 수탁자(신탁회사)입니다.

즉 세입자는 집주인이 아닌 사람과 계약을 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탁자가 임대 관리를 하다 보니, 세입자들은 위탁자를 집주인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입자가 인식한 집주인과 진짜 집주인이 다르다는 것, 이것이 바로 신탁 부동산이 위험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대개의 신탁계약에서, 신탁회사는 보증금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세입자는 인터넷 등기소를 방문하거나, 유료 사이트에서 1만원 가량의 비용을 내면 신탁계약서가 포함된 신탁 원부를 발급받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신탁계약서에는 "수탁자(신탁회사)는 임대차보증금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즉 세입자는 달리 신탁회사로부터 '신탁사가 보증금을 반환하겠다'라는 확약을 받아둔 경우가 아닌 한, 신탁회사에게 보증금을 받아낼 수 없습니다.

신탁회사는 그저 '위탁자의 임대차에 동의하였으니, 그 집에 계속 사는 것까지는 인정하겠다. 하지만 보증금은 위탁자에게 알아서 받아라'라는 취지로 동의하는 것일 뿐입니다.

신탁회사의 동의서에도 신탁회사가 보증금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실제로 신탁회사가 사용하는 대다수의 임대차 동의서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신탁회사는 위탁자의 임대차계약에 동의한다.

  • 하지만 신탁회사는 임대인으로서의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는 위탁자에게 있다

즉 세입자는 진짜 집주인인 신탁회사의 동의를 받았으니 그 집에 계속 살 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신탁회사로부터 보증금을 받아낼 수는 없습니다.

신탁 부동산이 아닌 일반적인 사건에서는 세입자가 전세금을 받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자신이 살던 집을 경매로 넘겨 보증금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집의 소유자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받아낼 권리가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신탁부동산의 경우,

전셋집 소유자 = 신탁회사 =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 없음 = 전셋집에 대한 경매 불가

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결국 세입자는 그 집에 계속 거주하는 것 외에 보증금을 받아내기 위해서 전셋집 경매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소유자가 바뀌어도 여전히 보증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앞서 살핀 것과 같이 신탁 부동산에 대한 거의 모든 임대차계약에서는 신탁회사가 보증금 반환 의무를 부담하지 않습니다.

*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후에 신탁이 된 경우에는 신탁회사가 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합니다.

* 하지만 신탁이 된 상태에서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는 신탁회사가 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습니다.

신탁회사가 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이상 신탁 회사의 지위를 승계한 소유자 역시 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공매로 소유자가 바뀐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세입자는 건물의 소유자가 신탁 회사에서 제3자로 바뀐 경우라 하더라도, 여전히 건물 소유자로부터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없습니다.

오로지 위탁자(임대차계약서상의 임대인)를 상대로 보증금을 받아낼 수 있을 뿐입니다.

대법원 판례

실제로 대법원 판례에서 문제가 되었던 사안을 살펴볼까요?

사실관계

  • 위탁자(갑)와 신탁회사(을)가 부동산 담보신탁계약 체결

  • 신탁회사(을)가 위탁자(갑)에게 '위탁자의 임대차계약 체결에 동의하되, 신탁회사는 보증금 반환에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동의서를 작성

  • 위탁자(갑)-임차인(병) 임대차계약 체결

  • 임차인(병) 점유, 전입신고, 확정일자 취득

  • 오피스텔 공매, 새로운 소유자(정)가 소유권 취득

  • 새로운 소유자(정)가 임차인(병)을 상대로 건물명도 소송 제기

  • 임차인(병)이 새로운 소유자에게 보증금반환청구 반소 제기

대법원 판결

대법원은 신탁원부에 "신탁회사의 사전 승낙 아래 위탁자 명의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위탁자에게 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면, 이를 토대로 임차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대법원은 신탁회사(을)는 임차인(병)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고, 신탁회사(을)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은 새로운 소유자(정) 역시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임차인은 오로지 위탁자(갑)에게만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입니다.

"위탁자인 갑 주식회사와 수탁자인 을 신탁회사가 체결한 오피스텔에 관한 부동산담보신탁계약에는 ‘위탁자는 수탁자의 사전 승낙을 받아 위탁자의 명의로 신탁부동산을 임대한다.’는 조항이 있어 그 내용이 신탁원부에 기재되었고, 신탁을 원인으로 을 회사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후 을 회사가 우선수익자로부터 ‘갑 회사의 임대차계약 체결에 동의하되, 수탁자는 보증금 반환에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동의서를 작성·교부받아 이를 갑 회사에 교부하자, 갑 회사가 병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오피스텔을 인도하여 병이 그때부터 오피스텔에 거주하면서 주민등록을 이전하고 확정일자를 받았는데, 그 후 오피스텔을 공매로 취득한 정이 병을 상대로 건물명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자, 병이 반소로 정에게 보증금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신탁계약에서 수탁자의 사전 승낙 아래 위탁자 명의로 신탁부동산을 임대하도록 약정하였으므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위탁자에게 있고, 이러한 약정이 신탁원부에 기재되어 임차인에게도 대항할 수 있으므로, 임차인인 병은 임대인인 갑 회사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을 뿐 수탁자인 을 회사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할 수 없고, 을 회사가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임대인의 지위에 있지 아니한 이상 그로부터 오피스텔의 소유권을 취득한 정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여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도 없다(대법원 2022. 2. 17. 선고 2019다300095, 2019다300101 판결)"

신탁 부동산, 계약하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오늘은 신탁 부동산에 대해서 신탁 회사의 동의서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전세 보증금이 안전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요.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고 신탁 부동산에 대해서 전세 계약을 하시려면 전세 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먼저 신탁회사에 연락을 취해 "추후 신탁회사가 보증금을 반환해주겠다"라는 취지의 서류를 받아두셔야 합니다. 그러나 실무상 그와 같은 서류를 교부하는 신탁사는 없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결국 신탁 부동산에 대한 전세 계약을 체결할 경우, 위탁자가 망하면 전세 보증금을 조금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탁 부동산에 대해서는 비록 보증금이 다소 저렴하다 할지라도, 계약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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