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 예비신부의 손해배상청구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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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혼 예비신부의 손해배상청구 가능할까? 

류현정 변호사

결혼을 앞두고 모든 걸 쏟아부었는데, 한순간에 파혼을 맞게 된다면 마음의 상처뿐 아니라 금전적 손해도 막대합니다. 오늘은 결혼 약속이 깨졌을 때, 특히 예비신부 입장에서 손해배상이나 결혼비용 반환을 어떻게 청구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결혼할 줄 알았는데…” 파혼 후 돈을 돌려받지 못한 사연

얼마 전 한 라디오 법률상담에서 이런 사연이 소개됐습니다.

2년간 교제하던 남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한 A씨는 두 사람의 신혼집으로 사용할 9억 원대 아파트를 계약했습니다. 문제는 명의였습니다. “어차피 곧 부부가 될 사람이니까”라는 생각에 남자친구 명의로 계약을 진행했고, 계약금 4,000만 원 중 절반인 2,000만 원을 남자친구 계좌로 이체했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코앞에 두고 다툼이 생기며 관계가 파탄났습니다. 마음의 정리도 벅찬데, A씨는 이체한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남자친구는 “코인 투자랑 창업 때문에 돈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A씨는 “결혼이 무산됐는데 왜 내가 낸 돈을 못 돌려받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죠. 이런 경우, 과연 법적으로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결혼비용 반환, ‘부당이득반환청구’로 가능

이럴 때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통해 금전 회수가 가능합니다.

부당이득이란 정당한 이유 없이 남의 재산으로 이익을 얻은 경우, 그 이익을 돌려줘야 한다는 원칙에 근거합니다. 결혼을 전제로 돈을 건넸지만 혼인이 무산됐다면, ‘결혼’이라는 전제가 사라졌으므로 상대방은 그 돈을 그대로 보유할 법적 이유가 없습니다. 즉, “결혼 준비를 위해 준 돈”이 “더 이상 결혼 준비금이 아닌 상태”가 된 것이죠.

소송을 제기할 때는

  • 계좌이체 내역,

  • 결혼 준비 관련 문자·카카오톡 대화,

  • 상대의 발언을 증명할 수 있는 녹취나 증인 진술

등을 통해 돈이 실제 결혼 준비를 위해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처럼 결혼이 파기되면서 법적 원인이 사라졌다는 점을 증명하면, 법원은 부당이득 반환을 명하는 판결을 내릴 수 있습니다.

결혼 비용, 그냥 포기하지 마세요

파혼은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닙니다. 예식장 계약금,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용, 신혼여행 예약금, 예물·예단 등 결혼 준비에 들어간 돈이 상당합니다. 특히 신혼집 전세보증금이나 아파트 계약금처럼 큰 금액이 오갔다면, 명의가 누구인지와 상관없이 실제 돈을 낸 사람의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비용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감정이 아닌 증거 중심의 대응이 중요합니다.

  • 누가 얼마를 냈는지,

  • 어떤 목적이었는지,

  • 언제 파혼이 결정되었는지,

이 세 가지가 명확해야 합니다.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뒤에도 상대가 돈을 주지 않는다면, 강제집행(예금압류, 부동산압류 등) 절차를 통해 실제 금전 회수를 할 수 있습니다.


약혼파기와 위자료 청구 사례

A씨와 비슷한 사례가 또 있습니다.

B씨는 바쁜 남자친구를 대신해 예식장 예약, 신혼여행 계약, 예복 구입 등 대부분의 결혼 준비를 홀로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경제력을 내세워 B씨를 무시하고, 폭언을 일삼았습니다. 결국 결혼을 앞두고 B씨가 파혼을 결심했죠.

B씨는 결혼 준비에 쓴 돈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도 청구했습니다. 변호사는 “남자의 부당한 언행으로 약혼이 파기된 경우, 상대방은 당연히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조언했고, 실제로 법원에서도 이를 인정했습니다.

그 결과, B씨는 예식장 계약금, 예물비용, 인테리어 비용 등 실비와 함께 위자료까지 보상받을 수 있었습니다.


약혼해제 부당파기, 조정으로 손해배상 받은 사례

또 다른 사례의 주인공 C씨는 약혼 후 신혼집 인테리어, 예단 준비까지 마친 상태에서 파혼을 맞았습니다. 이유는 사소했습니다. 예물 선택 문제로 다투다가 상대방이 폭언을 퍼붓고 연락을 끊은 것이죠.

결국 C씨는 변호사를 통해 약혼해제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상대방의 명백한 잘못(부당파기)이 인정되어, 정식 재판 대신 조정 절차에서 합의가 성립되었습니다. 소송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절차 덕분에 C씨는 결혼비용 상당액과 위자료를 조기에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파혼 후 법적 대응, 감정보다 ‘전략’이 우선

많은 분들이 “결혼은 인연이 아니었으니 그냥 잊자”며 포기하지만, 실제로는 큰 금전 피해를 떠안은 채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감정적인 다툼보다 법적인 절차가 훨씬 확실한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 결혼이 성립되지 않았다는 점(약혼 파기 사실),

  • 결혼을 전제로 금전이 오갔다는 점,

  • 상대의 과실로 결혼이 무산되었다는 점

이 세 가지가 명확하다면, 결혼비용 반환과 위자료 청구 모두 가능합니다.

혼인 직전이라도 ‘법’은 명확합니다

결혼은 인생의 중요한 약속이지만, 법적으로는 ‘계약적 성질’을 띱니다. 따라서 약혼이 일방의 책임으로 파기되면,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는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법적 대응을 검토해야 합니다.

  • 예비신랑 측의 외도, 폭언, 폭행 등으로 약혼이 깨진 경우

  • 신혼집 계약금, 예식장 비용 등 큰 금액이 한쪽에서 지출된 경우

  • 상대가 결혼 준비금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

이 경우 단순한 대여금청구보다 약혼해제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로 접근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합니다.


결혼이 무산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상처인데, 금전적 손실까지 떠안는다면 회복하기 더 어렵습니다.

그러나 법은 감정보다 냉정하게 공정함을 추구합니다. 결혼이 성립되지 않았다면, 그 전제 아래 지출된 비용과 금전은 반드시 정산되어야 합니다. 혼인의 약속이 깨졌더라도, 상대의 잘못으로 파혼된 경우 위자료까지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파혼 후 감정에 휘둘리기보다, 증거를 확보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피해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이혼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사건의 핵심을 명확히 하고, 부당한 손해 없이 정당한 권리를 되찾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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