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을 앞두고 준비해야 하는 것들
여러분이 검사로부터 구공판 처분을 받거나, 법원으로부터 정식재판에 회부되거나, 여러분이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청구를 한 경우, 이제 형사 재판이 진행됩니다.
형사 재판의 일련의 절차를 요약하여 말씀드리면, 우선,피고인의 성명과 나이, 주소, 등록기준지 등을 묻는 인정신문절차를 진행하고, 그 다음 검사가 공소사실를 낭독하면, 피고인 및 변호인에게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 즉,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부인하는지 물어 답변하게 됩니다. 이후, 검사가 증거목록을 제출하면, 피고인 및 변호인이 제출된 증거목록에 대한 의견을 표시하고, 본격적으로 증거조사를 하게 됩니다. 증거조사가 마무리되면, 피고인신문을 할 수도 있고, 검사와 피고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생략할 수도 있습니다. 그 이후, 검사는 구형을 하게 되고, 변호인은 최후변론, 피고인은 최후진술을 하며 형사재판을 마무리 하게 됩니다. 그리고 형사재판을 종결하며, 판결선고기일을 지정하여 판결선고기일에 판결을 선고하게 됩니다. 이러한 일련의 절차에 대하여, 만일, 공소사실에 대하여 인정하고, 증거도 모두 동의하여 당일에 증거조사가 완료된다면 1회 기일로 형사재판이 종결될 수도 있고, 만일, 공소사실을 다투고, 증거도 다수 다툰다면 재판이 오래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머리가 어지러우시죠. 아무래도 일반인들이 형사재판을 혼자 준비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따라서, 검사로부터 구공판 처분을 받는다면 적극적으로 법률상담 등을 통해 준비할 것을 권유드리며, 변호사를 선임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법원에 소명자료를 제출하여 국선변호인의 선정을 청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33조 제2항 및 형사소송규칙 제17조의2 본문).
형사 재판을 준비하기 이하여 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재판에 나가셔서 본인의 운명이 바람 앞의 촛불이 된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면, 형사 재판을 앞두고 여러분이 준비하셔야 할 핵심적인 부분을 말씀드릴게요.
먼저 여러분이 검찰로부터 구공판 통지를 받았다면, 이른 시일 내에 법원으로부터 공소장 부본을 받게 될 것이고, 그와 함께 공소사실에 대하여 의견서를 제출하라는 통지서가 올 것입니다. 또 이후에 공판기일이 지정되면 피고인 소환장이 오게 됩니다. 이러한 소환장을 수령한 다음부터는 정말 준비할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습니다.
다음에서 말씀드릴 절차적인 부분들은 변호인이 선임되어 있다면 알아서 변호인이 직접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혹시 여러분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직접 챙기셔야 하는 부분입니다.
형사 증거기록의 열람 등사
우선, 자신의 형사 사건에 대한 증거기록을 열람 또는 등사를 해야 합니다. 여기서의 기록이란, 검사가 형사재판에 제출할 증거기록을 의미합니다. 형사 사건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수사를 거치면서 수사기관에서는 수사자료들을 기록으로 편철하도록 되어 있고, 검사는 기소 처분을 하게되면 그에 대한 증거를 정리하여 제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피의자는 수사단계에서는 자신의 진술이 담긴 서류 및 자신이 직접 제출한 자료들 외에는 열람복사를 신청하더라도 기각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사실상 대부분의 형사기록을 볼 수 없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이른바 ‘수사의 밀행성’이라 하는데, 이러한 수사 관련 자료를 수사단계에서는 피의자에게는 공개하지 않다가 형사 재판단계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위하여 공개하는 것이지요.
간혹, 아무런 증거도 없는데 기소 처분이 나왔다고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 저희는 형사 증거기록을 열람 해 보았느냐, 알고 있으신 증거 외에 다른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은 해보았는지를 묻게 됩니다. 그럴 때, 기록 열람 등사를 해본 적이 없으시거나 심지어 기록이라는 게 있는지도 잘 모르시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첫 형사재판을 앞두고 형사 증거기록을 열람 등사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검찰청에 신청하여야 합니다. 형사재판이 시작하기 전에는 증거기록을 검찰에서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청에 해야하는 것이지요. 각 검찰청에는 열람등사실이 있는데, 여려분에게 통지서를 보낸 검찰청의 열람등사실로 방문하시어 안내를 받으시고 열람등사를 신청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검사가 기록 열람등사에 대한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되고, 다시, 지정한 날짜에 기록 열람 내지 등사를 하러 오라고 연락이 오게 되며, 지정한 날짜에 방문하여 열람, 등사를 하고 오시면 됩니다.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것은, 기록에 현출된 피고인 본인 외의 타인의 개인정보 표시 및 사생활이 침해될 여지가 있는 정보는 제한된다는 사실이며, 만일, 형사기록을 자신의 형사재판을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별도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증거의 인정 또는 부인 준비
형사 공판 첫날을 위해서 기록을 열람 등사 하셨다면, 기록을 기초로 수사단계에서 어떤 수사가 이루어졌고, 어떤 증거자료가 수집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여러분이 이런 의문이 생길 것입니다.
‘이제 뭘 어떻게 해야지?’
공판기일에 형사 법정에 가셔서 억울함만을 호소하는 것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최후 변론을 아무리 그럴듯하게 하더라도 법원은 현출된 증거로 판단하는 것이지 말만 믿고 무죄를 선고해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어떤 점이 억울한지 증거들을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증거 조사 절차에서 증거를 부동의 할 수 있도록 재판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 증거조사에서 증거를 부동의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증거의견을 밝히는 절차는 매우 간단합니다. 검사가 공판절차에서 증거목록을 제출하면, 증거목록을 꼼꼼이 살펴보고, 부동의하는 증거를 재판장님께 구두로 밝히면 됩니다. 공판기일에 증거조사가 시작되고 부동의하는 증거가 있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예를 들어 ‘5번 참고인 김00에 대한 진술조서, 6번 참고인 이00에 대한 진술조서를 부동의합니다.’라고 말씀하시면 되고, 만일, 사전에 증거의견을 정리하였다면 미리 의견서로 제출하셔도 좋습니다.
자 이제 왜 이런 절차가 왜 중요한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법원은 현출된 증거로 판단한다고 말씀드렸죠. 현출은. 나타나있다는 의미의 단어인데요. 증거면 증거지 현출된 증거는 또 뭐야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사실, 공판이 시작되는 단계에서는 법정에서는 사건의 기록을 아직 볼 수 없는 상태입니다. 판사는 사건과 관련한 선입견이나 예단을 방지하기 위해서 공판이 시작되고 증거인부라는 절차에 따라서 검사측과 피고인측이 모두 동의하거나, 증거조사 절차에 따라 증거능력이 인정된 증거만을 비로소 볼 수 있고, 이를 기초로 판단을 하게 됩니다.
‘어 그러면 증거를 모두 부동의하면 판사가 증거를 못 보니 무조건 부동의하는게 유리한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는데요. 그러면, 증거조사의 시간만 길어질 뿐, 오히려 재판에 좋지 않는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저희가 설명드리는 내용은 증거를 부동의 해야 하는 경우와 방법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모든 증거를 부동의 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추천하지도 않는 행동입니다. 증거에는 당연히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증거가 있고, 일정한 절차를 통해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증거가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어려운 부분이니 여러분이 모두 아실 필요는 없고, 위법적으로 수집된 증거와 진술 증거의 경우 정도만 알아가시면 충분하실 것입니다. 위법적으로 수집된 증거의 경우는 증거능력이 없으므로 다투어 볼 소지가 있으나, 사실상 여러분이 판단하기 쉽지 않고 최근에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적법한 절차가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위법수집증거 자체가 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현실적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진술 증거를 부인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위에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증거목록에 참고인 김00의 진술조서가 있는데 사실과 달리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면 해당 참고인의 진술조서를 증거 부동의를 할 필요가 있겠지요. 그렇게 되면 법원에서는 해당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갖추기 위한 절차를 검찰에 요구할 것이고, 검찰은 해당 참고인의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갖추기 위하여 해당 참고인에 대하여 증인신청을 할 것입니다. 그러면 증인으로 소환된 참고인에 대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것이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 측은 반대신문권한이 주어지게 되므로 증인에게 반대신문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수사 단계에서 이루어진 적대적이거나 불리한 진술의 경우에는 부동의를 한 후,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하여 해당 진술인이 법정의 증인으로 추럭하면 반대신문을 통해 방어권을 행사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형사 재판에 나가시는 대다수의 분들은 이런 절차가 있는지도 사실 잘 모르고 어떠한 흐름으로 진행되는지도 잘 모르시기 때문에 피고인의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시기도 하죠. 그러니 적어도 여러분에게 불리한 진술을 기록을 검토하여 확인해보고, 그 진술이 기재된 진술조서와 그에 파생된 여러 가지 증거기록 등을 확인하여 증거의견을 정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셔야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러한 증거의 인부는 기록의 분석을 마치고, 설정한 변론 방향에 맞는 소송전략에 따라 하셔야 합니다. 모두 인정하고 자백하는 취지로 변론의 방향을 잡았는데 증거를 부동의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겠지요. 반대로 억울하고 무죄를 다투고 있다면 증거기록에 대하여 꼼꼼이 검토하여 부동의할만한 증거가 있는지를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물론 관련 법리를 검토해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이와 같이, 만약 형사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면, 최소한 자신의 형사기록을 확인하여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고, 증거에 대한 입장 역시 밝혀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형사재판의 핵심이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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