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범죄 성립 판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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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범죄 성립 판단 기준 

신선우 변호사

1. 사안의 배경

연인과 헤어지면서 정리되지 않은 일들이 남아서 여러번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은 이미 차단한 상황이라서 전화가 되지 않을 때, 답답한 마음에 여러번 반복하여 전화를 걸기도 하고, 상대방 거주지에 찾아가기도 합니다.

이후 다시 연락이 되어 대화를 하다가 다시 차단을 당하여 다시 여러번 전화를 하고 상대방 계좌로 100원씩 입금하는 행위를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행위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할지 여부에 대하여 법원의 판단 기준을 검토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2. 스토킹범죄 성립 판단 기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는 '스토킹행위'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글·말·부호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다목), 물건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라목)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스토킹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는 경우 '스토킹범죄'가 성립합니다.

법원은 상대방이 전화를 차단하여 실제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부재중 전화'나 '수신차단' 표시만 남더라도, 이는 가해자가 전화통화를 시도함으로써 송신한 정보가 변형되어 표시된 것이므로 잠정조치에서 금지하는 '부호·문언의 송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이는 실제 통화 여부와 무관하게 연락을 시도하는 행위 자체를 스토킹행위로 폭넓게 인정하는 취지입니다.

판례는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연락을 거부하는 의사를 표시한 상황에서, 가해자 자신의 목적(예: 사과를 받기 위한 목적)을 위해 반복적으로 연락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행위로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4. 2. 선고 2024고정996 판결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횡령 고소 건 합의 등 연락할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피해자가 명백히 거절 의사를 표시한 상황에서의 접근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광주지방법원 2025. 8. 14. 선고 2024노2307 판결에서도 재산 문제로 연락할 필요가 있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 편지의 형식(붉은색 필기구 사용)과 내용('화나게 하지마!') 등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불안감을 유발하기에 충분하다며 스토킹죄 성립을 인정했습니다.

반면,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5. 2. 12. 선고 2024고정356 판결에서는, 이별 통보를 받은 피고인이 용서를 구하며 관계 회복을 바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해악 고지나 비난의 표현이 없고 피해자도 "잘 지내요"라는 답장을 보낸 사정 등을 들어 객관적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가 아니라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는바, 아래에서는 해당 판례 전문을 소개합니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5. 2. 12. 선고 2024고정356 판결

1.공소사실

피고인은 2024. 2. 초순경 피해자 B(여, 35세)과 헤어지면서 위 피해자로부터 더 이상 연락하지 말 것을 통보받고, 연락을 차단당하였다.

누구든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상대방등의 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상대방 등에게 우편·전화·팩스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을 도달하게 하거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프로그램 또는 전화의 기능에 의하여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이 상대방등에게 나타나게 하는 행위 등을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4. 2. 16. 13:24경 장소를 알 수 없는 곳에서 피해자에게 전화를 건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4. 3. 28. 23:2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5회에 걸쳐 피해자에게 접근하거나, 직장을 찾아가 기다리거나, 전화를 하는 등 방법으로 스토킹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였다.

2. 관련 법리

'스토킹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상대방에게 전화 등을 이용하여 음향 등을 도달하게 하여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이고(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참조), '스토킹범죄'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이며(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2호 참조), 형사처벌되는 것은 스토킹행위가 아니라 스토킹범죄다(스토킹처벌법 제18조 제1항 참조).

스토킹행위를 전제로 하는 스토킹범죄는 행위자의 어떠한 행위를 매개로 이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킴으로써 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자유 및 생활형성의 자유와 평온이 침해되는 것을 막고 이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구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될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갖게 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일련의 스토킹행위가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 이때 구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인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지위·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행위자와 상대방의 언동, 주변의 상황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3도6411 판결 참조).

3. 판단

가.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내지 3번은 스토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증거순번 29번인 피의자와 피해자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이를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위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될 수 없기 때문이다.

1) 피고인은 그 무렵 당시 사귀던 피해자로부터 이별통보를 받자 피해자에게 자신의 잘못을 말하고 용서를 구하면서 관계 회복을 바란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을 뿐이다. 그 메시지 중에 피해자에게 일정한 해악을 고지하거나 피해자를 비난하는 등의 표현은 없었다.

2) 피고인의 메시지에 대하여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피고인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없으니 연락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을 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상황이나 맥락이 만들어지지는 않았고 피해자가 그 의사를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음을 방증할 수 있는 사정도 없다.

3) 특히, 피고인은 2024. 2. 29. 피해자에게 자신이 <지역명>에 일하러 간다는 근황을 전하면서 다시 한번 사과하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네 조심히가요 오빠도 건강하게 잘 지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나. 나머지 부분인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4 내지 5번에 대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위 행위에 지속성 또는 반복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다만,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3. 결어

저는 최근 스토킹범죄 사건을 수임하여 피의자를 대리하여 수사기관에 대하여 무혐의 주장을 함과 동시에, 유죄가 인정될 상황을 대비하여 각종 양형사유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토킹범죄는 더 이상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에 설사 피해자로부터 처벌불원의사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기에 초반부터 면밀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혹시 상대방으로부터 스토킹으로 신고되신 분이 계시다면, 경찰 수사 전부터 자신의 행위가 스토킹에 해당할지 여부에 대하여 면밀히 분석하고 이후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경찰 조사를 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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