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병원, 음식점 등을 이용한 후 자신의 블로그에 이용 후기를 남기기도 합니다.
만약 이용 경험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하였다면 그러한 불만족스러운 점에 대하여도 자세히 기재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업체 측에서 연락이 와서 글을 내려달라고 요청하거나, 급기야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 과연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을지, 그리고 많은 분들이 해당 업체의 명예훼손죄 고소에 대하여 무고죄 등으로 역고소할 수 있을지를 문의하시는데 이에 대하여도 검토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2. 이용 후기의 명예훼손죄 성립 여부 및 대응 방안
가. 주요 쟁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 또는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해야 합니다. 결국, 작성한 글에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 아니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입니다.
나. '비방할 목적'의 부인 및 '공공의 이익' 주장
수사기관 조사 시, 작성하신 글이 병원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이 아니라, 실제 겪은 부작용을 바탕으로 다른 잠재적 환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여 피해를 예방하려는 공익적 목적에서 비롯되었음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공익성이 인정된 사례
법원은 소비자가 인터넷에 자신이 겪은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사업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글을 게시하는 행위에 대해, 그 주된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을 인정하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입니다.
인천지방법원 2023고정591 판결에서는 동물병원 이용 후기를 게시한 사안에서, 동물병원에 관한 정보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공공의 이익에 해당하며,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명은 영리목적의 사업자로서 어느 정도 수인해야 한다고 보아 비방의 목적을 부정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3고단2326 판결에서도 고양이 관련 온라인 카페에 병원의 위생 상태에 대한 경험을 공유한 글이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집단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므로 주된 동기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아 비방의 목적을 부정했습니다.
2) 비방 목적이 인정될 수 있는 경우
반면, 경험에 근거한 후기일지라도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공익성이 부정되고 비방 목적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표현: 실제 진료 과정을 "생살을 잘랐다"라고 왜곡하여 표현하거나, 진료와 무관한 병원장의 과거 형사처벌 사실을 언급하는 경우 비방 목적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9고정56).
모욕적·인신공격적 표현: '돌팔이', '파렴치한' 등 모욕적이고 인신공격적인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비방 목적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9고정56)
사실과 다른 내용 게시: 실제로는 A미용실에서 시술받고 머리가 손상되었음에도, B미용실에서 시술받고 손상된 것처럼 글을 작성한 경우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비방 목적이 인정되었습니다(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2023고정46).
다. 구체적인 대응 전략
1) 공익성 및 사실 기반 주장: 수사 과정에서 글을 작성한 동기가 개인적인 악감정이나 보복이 아니라, 수술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경험을 공유하여 다른 환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신중한 선택을 돕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었음을 일관되게 진술해야 합니다.
2) 객관적 자료 제출: 실제 부작용을 겪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진단서, 진료기록부, 사진 등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여 게시글의 내용이 경험에 근거한 사실임을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표현의 적정성 강조: 게시글에 병원이나 의료진에 대한 모욕적인 표현이나 인신공격성 발언이 없었고, 객관적인 사실과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구분하여 작성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4) 게시글 삭제 경위 설명: 병원의 요청을 받고 게시글을 자발적으로 삭제한 점은 비방의 목적이 없었거나 미약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정황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3. 무고죄 고소 가능성 검토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등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때에 성립합니다.
병원 측의 고소가 무고죄에 해당하려면, 병원 측이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았다는 사실(즉, 질문자님의 글에 비방 목적이 없다는 점 등)을 명확히 알면서도 오직 질문자님을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고소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명예훼손죄의 성립 여부는 '비방할 목적'과 같은 주관적 요소에 대한 법률적 평가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병원 측에서는 자신들의 사회적 평가가 침해되었다고 판단하여 법적인 구제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설령 추후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혐의나 무죄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병원의 고소 행위 자체가 '허위사실의 신고'였다고 인정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신고 내용이 명백히 조작된 사실이 아닌 이상, 법률적 판단을 구하는 고소 행위에 대해 무고의 고의를 인정하기는 힘듭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상대방을 무고죄로 고소하는 것을 고려하기보다는, 앞서 설명한 대응 전략에 따라 명예훼손 혐의를 방어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결어
저는 이처럼 업체 이용 후기 게시글에 대하여 업체 측에서 고소를 하였을 경우 이에 대한 명예훼손죄 성립 여부, 방어 논리 등에 대하여 검토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약 블로그 등에 후기글을 작성하였는데 업체 측에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실제로 고소를 하여 변호가 필요하신 분이 계시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의뢰인이 초기 수사단계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공판 단계로 가더라도 무죄를 받거나 형량을 많이 줄일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응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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