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부동산 값 하락이 계속되면서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보증금은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대차기간이 만료되면 반환해야하는 채무임에도 임대인은 이 채무를 적극적으로 갚으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자신 소유 부동산을 매도하면 충분히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을테지만 그렇게 하는 임대인은 많지 않아, 집값 상승기든 하락기든 임차인은 힘듭니다.
그런데 저런 경우나 최근 언론에도 자주 보도되는 대규모 전세사기 건들 외에도, 마땅히 공인중개사로서 공인중개사법이 규정하는 공인중개사로서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서 부실한 중개를 통해 임차인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 임차인은 적극적으로 그 손해를 배상하라는 요구를 공인중개사에게 하여야 합니다.
공인중개사의 의무
공인중개사법 제25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는 공인중개사에게 중개대상물의 상태, 입지 및 권리관계, 소유권, 전세권, 저당권, 지상권 등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에 관한 사항 등을 중개의뢰인에 대하여 확인, 설명할 의무를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0조는 공인중개사가 중개행위를 하는 경우 고의 또는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손해배상책임이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중개업자는 다가구주택 일부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중개하면서 임차의뢰인이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에 임대차보증금을 제대로 반환받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다가구주택의 권리관계 등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여야 하므로, 임차의뢰인에게 부동산 등기부상에 표시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을 확인·설명하는 데 그쳐서는 아니 되고, 임대의뢰인에게 다가구주택 내에 이미 거주해서 살고 있는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계약내역 중 개인정보에 관한 부분을 제외하고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부분의 자료를 요구하여 이를 확인한 다음 임차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자료를 제시하여야 하며,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6조에서 정한 서식에 따른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중개목적물에 대한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아니한 물건의 권리 사항’란에 그 내용을 기재하여 교부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만일 임대의뢰인이 다른 세입자의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자료요구에 불응한 경우에는 그 내용을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중개업자가 고의나 과실로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임차의뢰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30조에 의하여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함으로써, 임대의뢰인에게 다가구주택 내에 이미 거주해서 살고 있는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계약내역 중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부분의 자료를 요구하여 이를 확인한 다음 임차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자료를 제시하여야 하고,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중개목적물에 대한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아니한 물건의 권리 사항’란에 임대의뢰인에게 다가구주택 내에 이미 거주해서 살고 있는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계약내역 중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부분의 자료를 요구하여 이를 확인한 다음 임차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자료를 제시하여야 하고, 이를 위반하여 임차의뢰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63857 판결).
공인중개사의 의무해태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 인용 사례
임차인인 저희 의뢰인은 30대 초반 청년으로, 전재산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다가구주택 임대인에게 지급하였습니다. 그런데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인중개사인 피고는 다른 임차인들의 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자료를 확인, 설명하지도 않았고, 게다가 실제 다른 선순위 임차인들의 보증금 합계는 15억원에 달함에도 11억이라고 거짓말을 하였으며, 이미 임대인이 임차인들에게 제 때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일이 있었음에도 이를 숨기고 임대인이 유명한 학원강사라면서 변제자력이 충분하다고 강조만 하는 등 잘못된 행동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임차인은 공인중개사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기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을 임대인에게 지급하였으나, 결국 임대인 다가구주택은 다른 채권자로부터 부동산강제경매를 당하게 되었고 임차인은 공인중개사가 선순위 보증금 합계액 등을 거짓말한 탓으로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였음에도 예상치 못하게 보증금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어차피 변제자력 없는 임대인에 대한 소송은 포기하고, 공인중개사로서 중개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거짓말만 일삼은 공인중개사 및 공인중개사협회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기로 하고, 공인중개사법상 중개대상물 확인의무 등 중개의무를 해태하였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임차인에게 거짓말을 함으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를 제기하였고, 결국 법원은 이를 일부 인용하여 임차인은 손해의 일부를 회수할 수 있었습니다.
전세금을 두고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에 분쟁이 주로 발생하나, 많은 경우 공인중개사가 자신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였다면 처음부터 분쟁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사안이 많습니다. 공인중개사는 단순히 매물을 확보해서 집 구경시켜주는 사람이 아님에도, 제대로 법률관계를 분석할 능력을 갖췄거나, 전세제도, 대출제도 등 부동산 제도 전반에 대한 이해가 있는 중개사를 접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입니다. 재산의 상당부분이 투입되는 부동산 거래를 법률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에게 일임하여 진행하고, 변호사인 저 조차도 중개사를 끼지 않으면 거래를 하기 어려운 것이 참 이상한 일입니다.
여담으로, 저도 부동산 거래를 하다보면, 중개사가 법적으로 이상한 소리를 하거나 막무가내로 거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래 일방이 변호사인 것을 상대방이 꺼려하는 경우 많아, 직업이 밝혀지면 거래 성사시키기가 어려워 직업 밝히기를 꺼리지만, 공인중개사가 터무니없는 행동을 할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중개사에게 제 직업을 밝히고 그런 행동을 멈추게 하거나 교정하도록 하는 경우가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렇게 직업을 밝히면 그제서야 기괴한 소리나 떼쓰기, 막무가내 행동을 멈추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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