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타적 사용·수익권의 행사 제한 - 대법원 2019. 1. 24. 선고 2016다264556 전원합의체 판결
가. 사실관계
이 사건 토지 위를 관통하던 도랑으로 빗물과 인근 토지의 하수가 흘러 악취를 풍기고 주변 경관을 해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이 사건 토지 소유자 망인을 포함한 마을 주민들이 새마을운동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회의를 거쳐 이 사건 토지 지하에 우수관이 매설되었다. 당시 이 사건 토지의 용도는 밭이었고, 실제 밭으로 이용할 수 있는 면적이 늘었다. 1987.경 이 사건 우수관이 지나는 토지 부분 위로 단독주택이 건축되었다가 2011.경 철거되었다.
원고는 1994. 상속에 의하여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하였고, 이 사건 우수관의 관리 주체인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이 사건 우수관 철거와 함께 그 부분 토지 사용에 따른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였다.
나. 판결요지 - 다수의견
1) 토지 소유자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 포기 또는 그 행사 제한에 관한 법리의 타당성
대법원 판례를 통하여 토지 소유자 스스로 그 소유의 토지를 일반 공중을 위한 용도로 제공한 경우에 그 토지에 대한 소유자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가 제한되는 법리가 확립되었고, 대법원은 그러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판시하기 위하여 ‘사용·수익권의 포기’, ‘배타적 사용·수익권의 포기’,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포기’, ‘무상으로 통행할 권한의 부여’ 등의 표현을 사용하여 왔다.
이러한 법리는 대법원이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시켜 온 것으로서, 현재에도 여전히 그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다만 토지 소유자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 행사의 제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 보장과 공공의 이익 사이의 비교형량을 하여야 하고, 원소유자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 행사가 제한되는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특정승계인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 행사가 허용될 수 있다. 또한, 토지 소유자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 행사가 제한되는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을 갖춘 때에는 사정변경의 원칙이 적용되어 소유자가 다시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판단기준과 효과
토지 소유자가 그 소유의 토지를 도로, 수도시설의 매설 부지 등 일반 공중을 위한 용도로 제공한 경우에, 소유자가 토지를 소유하게 된 경위와 보유기간, 소유자가 토지를 공공의 사용에 제공한 경위와 그 규모, 토지의 제공에 따른 소유자의 이익 또는 편익의 유무, 해당 토지 부분의 위치나 형태, 인근의 다른 토지들과의 관계, 주위 환경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 보장과 공공의 이익 사이의 비교형량을 한 결과, 소유자가 그 토지에 대한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타인[사인(사인)뿐만 아니라 국가, 지방자치단체도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이하 같다]이 그 토지를 점유·사용하고 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로 인해 토지 소유자에게 어떤 손해가 생긴다고 볼 수 없으므로, 토지 소유자는 그 타인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고, 토지의 인도 등을 구할 수도 없다. 다만 소유권의 핵심적 권능에 속하는 사용·수익 권능의 대세적·영구적인 포기는 물권법정주의에 반하여 허용할 수 없으므로, 토지 소유자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가 제한되는 것으로 보는 경우에도, 일반 공중의 무상 이용이라는 토지이용현황과 양립 또는 병존하기 어려운 토지 소유자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만이 제한될 뿐이고, 토지 소유자는 일반 공중의 통행 등 이용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그 토지를 처분하거나 사용·수익할 권능을 상실하지 않는다.
3) 물적범위
위와 같은 법리는 토지 소유자가 그 소유의 토지를 도로 이외의 다른 용도로 제공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또한, 토지 소유자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가 제한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하 부분에 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 역시 제한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4) 상속인에 대한 승계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일신에 전속한 것이 아닌 한 상속이 개시된 때로부터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를 승계하므로(민법 제1005조), 피상속인이 사망 전에 그 소유 토지를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여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토지가 상속재산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피상속인의 사망 후 그 토지에 대한 상속인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 역시 제한된다고 보아야 한다.
5) 특정승계인의 사용⋅수익권 행사를 허용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기준
원소유자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가 제한되는 토지의 소유권을 경매, 매매, 대물변제 등에 의하여 특정승계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사용·수익의 제한이라는 부담이 있다는 사정을 용인하거나 적어도 그러한 사정이 있음을 알고서 그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러한 특정승계인은 그 토지 부분에 대하여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때 특정승계인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를 허용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는 특정승계인이 토지를 취득한 경위, 목적과 함께, 그 토지가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되어 사용·수익에 제한이 있다는 사정이 이용현황과 지목 등을 통하여 외관에 어느 정도로 표시되어 있었는지, 해당 토지의 취득가액에 사용·수익권 행사의 제한으로 인한 재산적 가치 하락이 반영되어 있었는지, 원소유자가 그 토지를 일반 공중의 이용에 무상 제공한 것이 해당 토지를 이용하는 사람들과의 특별한 인적 관계 또는 그 토지 사용 등을 위한 관련 법령상의 허가·등록 등과 관계가 있었다고 한다면, 그와 같은 관련성이 특정승계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6) 사정변경의 원칙 적용
토지 소유자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 행사의 제한은 해당 토지가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됨으로 인한 공공의 이익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토지 소유자가 공공의 목적을 위해 그 토지를 제공할 당시의 객관적인 토지이용현황이 유지되는 한도 내에서만 존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토지 소유자가 그 소유 토지를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의사에 부합하는 토지이용상태가 형성되어 그에 대한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가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그 후 토지이용상태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는 등으로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기초가 된 객관적인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소유자가 일반 공중의 사용을 위하여 그 토지를 제공할 당시 이러한 변화를 예견할 수 없었으며, 사용·수익권 행사가 계속하여 제한된다고 보는 것이 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토지 소유자는 그와 같은 사정변경이 있은 때부터는 다시 사용·수익 권능을 포함한 완전한 소유권에 기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때 그러한 사정변경이 있는지 여부는 해당 토지의 위치와 물리적 형태, 토지 소유자가 그 토지를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게 된 동기와 경위, 해당 토지와 인근 다른 토지들과의 관계, 토지이용상태가 바뀐 경위와 종전 이용상태와의 동일성 여부 및 소유자의 권리행사를 허용함으로써 일반 공중의 신뢰가 침해될 가능성 등 전후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의 소송상 기능
그 동안 대법원 판례의 흐름을 살펴보면, 초기에는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를 점유 요건과 연관시켜 판단하다가, 그 이후에는 이를 손실 요건과 연관시켜 판단하고 있습니다.
가. 지방자치단체의 점유를 부정하는 요소로 본 판례
초기의 대법원 판결들은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의 문제를 지방자치단체의 점유 문제와 연관시키는 경향을 보여 왔습니다.{대법원 1989. 2. 28. 선고 88다카4482 판결, 1990. 3. 23. 선고 89다카25240 판결, 1991. 2. 8. 선고 90다7166 판결, 1991. 2. 8. 선고 90다14546 판결}
즉 대법원은 토지소유자가 일반인에게 무상통행권을 부여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그 토지에 대하여는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이므로 지방자치단체가 그 토지를 도로로 개설하여 점유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였습니다. 이는 토지소유자가 무상통행권을 부여하였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도로로 제공한 주체가 토지소유자이므로 지방자치단체가 사실상 그 도로를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에 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토지소유자가 일반 공중으로 하여금 무상으로 도로 부지를 통행하게 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지방자치단체가 그 도로를 사실상 지배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 경우에도 지방자치단체가 도로를 포장하고 하수도매설공사를 하는 등 도로개설에 관여하고 그 이후 도로의 보수나 관리에 개입하여 왔다면 여전히 사실상 지배주체로서의 지위를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토지소유자의 무상통행권 부여와 지방자치단체의 점유는 양립가능한 것이라는 점에서, 마치 전자가 있으면 후자가 부정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위 대법원 판결들은 그 타당성을 의심받기 쉬운 처지에 있었다. 더구나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는 토지소유자의 주관적인 의사의 문제인 반면 점유는 사실상 지배라는 객관적 관계에 관한 것이다. 이처럼 양자는 서로 별개의 개념이므로 전자가 후자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도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는 점유와 별도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었다.]는 권영준 대법관의 비판적 견해가 있습니다.
나. 부당이득반환청구에 있어서 손실요건을 부정하는 요소로 본 판례
이러한 상황에서 대법원 1991. 7. 9. 선고 91다11889 판결은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가 분쟁 안에서 차지하는 체계적 지위를 변경하는 판시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이러한 입장은 대법원 판례의 주류적 흐름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 중요 판시내용을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종전부터 사실상 일반의 통행에 공용되던 토지에 대하여 인근 주민들이 참여한 주민자조사업의 기회에 그 비용의 상당부분을 지원하여 포장공사 등을 완료하고 이를 일반공중의 교통에 공용되는 공도로 제공하고 있다면 그때부터 위 토지는 지방자치단체의 점유관리 하에 있다고 볼 것이나, 토지소유자가 이를 주민의 통행로로 스스로 제공하거나 주민의 통행을 용인하여 소유자로서의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 또는 상실한 사실이 있다면 지방자치단체의 점유로 인하여 토지소유자에게 어떤 손실이 생긴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그 점유로 인한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이러한 입장에 의하면 토지소유자가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는 점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요건사실 중 손실요건을 부정하는 기능을 하게 됩니다. 즉 어차피 배타적으로 사용하여 이익을 얻는 상태라면, 주민들이 이를 도로로 이용한다고 하여 상실될 이익도 없는 것이므로, 부당이득반환청구에 있어서 필요한 손실이 결여되었다는 논리입니다. 이러한 판례의 변화와 더불어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 여부는 점유라는 요건사실과 분리되어 별도로 논의되기 시작하였습니다.
3. 특정승계인에 대한 효과
일단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 토지의 처분권능까지 상실된 것은 아니므로 소유자는 토지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다. 이때 제3자가 배타적 사용수익권이 포기된 토지를 양수하고 그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다면 소유권에 기하여 도로 부지의 인도를 구하거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데에 아무런 장애가 없는 것인가가 문제됩니다.
원래 대법원은 토지가 사실상 도로로 제공되고 있다는 사정을 알고 이를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토지의 특정승계인이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에 서 있었습니다.{대법원 1990. 12. 21. 선고 90다5528 판결}
그러나 대법원은 그 입장을 변경하여 특정승계인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였습니다.{1996. 11. 29. 선고 96다36852 판결, 1998. 5. 8. 선고 97다52844 판결}
그 중 대표적인 판시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이러한 판시내용은 주로 토지소유자가 스스로 토지를 분할하여 택지로 조성, 분양하면서 남겨둔 토지 부분을 매수인들이나 일반 공중의 통행로 내지 도로로 제공하는 사안에 관한 것입니다)
[토지의 원소유자가 토지의 일부를 도로부지로 무상 제공함으로써 이에 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하고 이에 따라 주민들이 그 토지를 무상으로 통행하게 된 이후에 그 토지의 소유권을 경매, 매매, 대물변제 등에 의하여 특정승계한 자는 그와 같은 사용․수익의 제한이라는 부담이 있다는 사정을 용인하거나 적어도 그러한 사정이 있음을 알고서 그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도로로 제공된 토지 부분에 대하여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고, 따라서 지방자치단체가 그 토지의 일부를 도로로서 점유․관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에게 어떠한 손해가 생긴다고 할 수 없으며 지방자치단체도 아무런 이익을 얻은 바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5. 8. 선고 97다52844 판결)]
즉 대법원은 ① 원래 소유자가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여 주민들이 그 토지를 무상통행하게 되었고, ② 특정승계인은 이러한 사정을 알고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③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논리를 전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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