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대표이사에 대한 가지급금 지급과 업무상 횡령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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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대표이사에 대한 가지급금 지급과 업무상 횡령죄 

이요한 변호사

[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법인 대표님들은 회사를 운영하며 법인의 자금을 수시로 인출하여 개인용도로 사용하거나 가지급금으로 회계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사업자와 달리 대표이사에 대한 가지급금 지급은 신중해야 합니다. 많은 경우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법인 대표이사에 대한 가지급금 지급과 업무상 횡령죄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법인돈을 잠시 인출했다 궁지에 몰린 법인 대표들께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업무상 횡령죄란?

업무상 횡령죄는 형법 제356조에 규정된 범죄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때 성립합니다. 업무상 횡령죄의 구성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업무상 보관자의 지위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의 보관과 운용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형법 제356조 소정의 "업무"를 법령, 계약에 의한 것 뿐만 아니라, 관례를 쫓거나 사실상이거나를 묻지 않고 같은 행위를 반복할 지위에 따른 사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고 있으므로, (대법원 1982. 1. 12. 선고 80도1970 판결) 대표이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인 자금에 대하여 업무상 보관자의 지위가 인정됩니다.

2. 타인의 재물

대표이사가 법인의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는 1인 회사라 하더라도, 법인의 자금은 대표이사 개인의 재산이 아닌 법인 소유입니다. 주식회사의 주주는 주식회사와 독립한 별개의 권리주체이며 회사와 주주 사이에 이해관계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자금을 회사 업무와 무관하게 주주나 대표이사 개인의 채무 변제, 증여나 대여 등과 같은 사적 용도로 지출하였다면 횡령죄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주식회사의 주식이 사실상 1인의 주주에 귀속하는 1인 회사에 있어서도 회사와 주주는 분명히 별개의 인격이어서 1인 회사의 재산이 곧바로 그 1인 주주의 소유라고 볼 수 없으므로, 회사의 사실상 1인 주주라고 하더라도 회사의 금원을 업무상 보관중 이를 임의로 처분한 소위는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한다.

대법원 1995. 3. 14. 선고 95도59 판결

3. 불법영득의사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을 자신의 돈처럼 처분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에서 불법영득의사에 대해 판시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회사 소유의 재산을 주주나 대표이사가 사적인 용도로 임의 처분하였다면 그 처분에 관하여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는 없다.

그리고 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도10139 판결


대표이사의 가지급금 인출과 업무상 횡령죄

1. 대법원 판례

대표이사의 가지급금 인출과 업무상 횡령죄에 관한 리딩 판례인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도11263 판결을 살펴보겠습니다. 위 사건에서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회사 자금 121억원을 가지급금 명목으로 인출하여 주식투자와 개인 용도로 사용하였는데,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점을 근거로 업무상 횡령죄를 인정하였습니다.

(1) 적법한 절차의 부재

피고인은 이사회 결의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사 자금을 임의로 인출하였습니다.

(2) 이자나 변제기 약정의 부재

121억원이나 되는 거액의 자금을 인출하였다면 당연히 있어야 할 이자나 변제기에 대한 약정이 없었습니다.

(3) 장기간에 걸친 반복적 인출

피고인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자금을 인출하였습니다.

(4) 사적목적 사용

인출된 자금은 피고인 명의의 증권계좌 또는 증권계좌와 연결된 은행계좌로 이체되었고, 피고인은 대부분의 자금을 투기성이 높은 장외증권시장의 주식투자 또는 개인용도로 사용하였으며 회사의 경영진이 이를 알지도 못했습니다.

2. 핵심쟁점 - 불법영득의사

대표이사의 가지금금 인출의 업무상 횡령죄 성립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쟁점은 불법영득의사의 존재 여부입니다. 대법원 판례는 위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 자금인출의 절차적 정당성 : 자금인출이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결의와 같은 회사 내부 절차를 준수해야 합니다.

  • 대여조건의 명확성 : 이자율, 변제기, 담보 설정과 같은 정상적인 대여계약의 요소가 없다면 회사 자금을 개인 자금과 같이 사용하였다고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자금 사용처의 증명 : 회사 업무와 관련된 지출임을 객관적 증거(계약서, 영수증, 세금계산서, 통장 거래내역 등)에 의해 입증해야 합니다.

  • 회수 가능성 : 대표이사가 가지급금을 실제로 회사에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 여부도 고려됩니다.


업무상 횡령죄 성립을 부정한 판례

위 대법원 판례에서는 업무상 횡령죄 성립을 인정하였으나, 가지급금의 형식을 취했더라도 자금을 실질적으로 회사를 위해 사용하거나 대표이사의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무죄가 선고되기도 합니다.

1.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1. 27. 선고 2020고단1746 판결

○사실관계

회사의 사내이사인 피고인이 대표이사를 통해 17회에 걸쳐 1억 2,070만원을 가지급금 명목으로 교부받아 횡령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무죄이유

  • 피고인은 주로 외부에서 업무를 하였을 뿐 대표이사가 자금관리 및 직원채용 등 회사 운영을 실질적으로 전담하였는바, 자금집행의 주체가 피고인이 아닌 점,

  • 피고인이 회사 설립 및 운영과정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장기간 급여를 받지 못하다가, 회사 매출이 늘어나자 대표이사에게 급여 지급을 요구하였고 이에 대표이사가 가지급금 항목으로 회계처리하고 피고인에게 돈을 지급한 점,

  • 대표이사가 피고인에게 지급한 가지급금을 변제하기 위해 피고인의 소유주식을 추가로 양수하는 합의를 시도하는 등, 가지급금을 회사와 피고인 간의 정산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2.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10. 선고 2021고단3038 판결

○사실관계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피고인이 기존에 회사 자금 4억원을 가지급금 명목으로 인출하여 개인 용도로 사용하였는데, 가지급금 변제를 위해 동생의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회계 처리하여 회사 자금 1억 7,000만원을 인출하여 임의 사용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무죄이유

  • 인출된 자금 중 대부분이 같은 날 회사 계좌로 반환되어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되었는바,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사용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 피고인이 연말에 실질적인 자금 이동 없이 대표이사 명의의 가지급금을 회계상 정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금 인출을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법인 대표이사에 대한 가지급금 지급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 심각한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대표이사가 100% 주주인 1인 회사의 경우 더욱 빈번히 가지급금 인출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회사의 자금을 가지급금 명목으로 인출하여 회사 업무와 무관하게 사용하였다면 지출했다면 업무상 횡령죄를 면할 수 없고, 나중에 가지급금을 변제했다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업무상 횡령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가지급금 인출 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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