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성관계 녹음, 합법일까요, 불법일까요?
[성범죄] 성관계 녹음, 합법일까요, 불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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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성관계 녹음, 합법일까요, 불법일까요? 

전영훈 변호사

얼마 전에는 20대 초반의 남자 대학생 한 분이 사무실을 찾아주셨습니다. 여자친구와 잠자리를 가질 때마다 몰래 녹음을 해왔는데, 그 사실을 여자친구가 우연히 알게 되어 형사고소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 그분의 고민이었습니다.

이처럼 최근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는 성관계의 전후 과정을 녹음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성관계의 상대방이 갑자기 돌변해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할 경우에 대비해서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는 증거를 남겨놓을 의도로 녹음을 하는 건데요. 이런 행위는 과연 합법일까요, 아니면 처벌대상이 되는 걸까요?

1.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현행법상 영상 촬영이 아닌 녹음만으로는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성관계 중 녹음은 ‘도청'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법은 ‘타인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는 "누구든지 (...)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대화에 참여 중인 당사자는 상대방 몰래 녹음을 하더라도 통신비밀보호법을 근거로는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성관계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녹음하는 쪽도 대화(또는 행위)에 참여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성관계 중에 내가 참여하고 있는 대화나 행위를 상대방 동의 없이 녹음하는 것 자체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닙니다.


2.그렇다면 성관계를 녹음하는 일에는 아무런 위험도 따르지 않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녹음하는 행위 자체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라 하더라도, “녹음된 파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또 다른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보관하고 있던 녹음 파일을 상대방 동의 없이 온라인 등에 유포했다면 ① ‘상대방을 비방할 목적’이 인정될 경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 있고, ② 녹음된 음성에 상대방의 사생활과 관련된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겨 있을 경우에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으며, ③ 그로 인해 상대방에게 입힌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해서는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3.그렇다면, 상대방이 나를 형사 고소하는 일이 실제로 발생했을 때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녹음 파일들을 증거로 쓸 수 있는 걸까요?

정답은 “원칙적으로는 그렇다.”입니다. 대화의 당사자가 녹음한 파일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법정에서 증거 능력이 인정될 수 있고, 실제 재판에서 중요한 증거로 사용된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관계를 몰래 녹음하였다”라는 사안의 특수성 때문에, 그 녹음 파일이 오로지 소송의 증거로만 사용되었는지, 아니면 부당하게 유포되거나 악용되었는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따라서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4.성관계를 녹음하는 것이 불법도 아니고,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도 있다면, 녹음을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언제나 더 좋은 선택인 것일까요?

변호사의 입장에서 조언을 드리자면, 성관계 녹음 문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성관계 녹음은 사건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설령 불법은 아니라고 해도, 발각될 경우 상대방과의 관계는 파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처음에는 자기방어 목적에서 녹음을 시작했더라도, 나중에는 그 파일을 나쁜 목적으로 악용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문제를 단순히 “처벌을 받느냐, 받지 않느냐”의 관점에서 보지 마시고,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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