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건의 전속계약을 ‘소송 없이’ 합의해지한 협상형 성공사례
작가와 디자이너, 창작자의 세계는 늘 계약서와 함께 시작되지만, 언제나 계약대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작업방향의 괴리, 신뢰의 붕괴, 일방적인 요구… 어느 순간부터 “이대로는 더는 같이 일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많은 분들이 ‘소송밖에 방법이 없나’ 하는 고민에 부딪힙니다.
이번에 저희는 디지털 디자이너 전속계약 1건, 드라마 작가 전속계약 1건, 총 2건의 전속계약을 소송 없이 협상만으로 해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 억대 위약금이 명시된 계약이었고, 일방 해지 시 계약금 반환과 이자 부담까지 수천만원에 달할 수 있었던 구조였습니다.
✔ [전략] 계약 해지, 협상으로 갈 수 있다면 전략은 훨씬 정교해야 한다
협상으로 풀겠다는 건 ‘부드럽게’ 간다는 뜻이 아니라, 더 정교하게 계획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전속계약 해지 협상에서는 다음의 판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상대방의 태도: 연락이 잘 되는가, 회피하는가, 오히려 과도하게 연락해오는가
우리가 가진 법적 카드의 무게: 계약 해지 사유가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가, 묵시적 신뢰 붕괴 주장만 가능한가
협상의 속도: 일괄 통지로 밀어붙일 것인가, 단계별 카드를 나눠 꺼낼 것인가
이번 두 건도 각각 상황이 달랐습니다.
디자이너 계약의 경우 오히려 상대방이 과도하게 연락하며 작업을 강요하는 상황이었고, 작가 계약의 경우 상대 측이 연락을 피하며 원고 미납을 빌미로 위약금 청구 가능성을 흘리는 상황이었습니다.
✔ [접근] 강하게 나갈 때와 유하게 유도할 때
디자이너 사건에서는 계약 위반 및 근로 유사성 문제를 기반으로 한 법적 책임 가능성을 정리하여, 내용증명 1회로 강하게 단절을 통지했습니다.
상대방은 처음에는 반발했지만, 핵심 쟁점(계약서 미비, 포괄적 지시, 단가 미산정 등)을 정리한 2차 내용증명이 전달된 직후 태도를 바꿨고, 위약금 없이 원만히 계약 종료에 합의했습니다.
반면, 작가 계약은 훨씬 민감하고 유연하게 접근해야 했습니다.
방송업계의 구조상 '정중한 관계 단절'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초기에는 오히려 아무 것도 주장하지 않고 유선으로 상황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시작했습니다. 이후 점차 “신체적 사유로 인한 작업 불가”, “계약 상대방의 의무 불이행”, “작품 방향성에 대한 괴리” 등의 카드를 시점별로 한 장씩 보여주며 ‘합리적인 해지’라는 인상을 유도했습니다.
결국 계약금 반환 요구도 없고, 향후 재계약 가능성도 열어둔 형태로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 [포인트] 법리는 최대한 넓게 준비하고, 카드는 단계적으로
두 사건 모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쓸 수 있는 법리적 카드”를 미리 최대한 확보해두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계약조항만이 아니라, 실무상 발생한 문제, 상대방의 의무 불이행, 내용의 불명확성, 사실상의 근로계약 유사성까지 법리·현실·관계의 3가지 층위로 해지 논리를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그걸 한꺼번에 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제로는 “이번엔 이 논점까지만 보여주자”, “아직 계약 위반이라는 말은 하지 말자” 같은 판단을 시시각각 내려가며 협상을 설계했습니다.
말하자면 ‘싸우지 않는 전쟁’을 치르는 과정이었죠.
✔ [결과] 위약금, 계약금 반환, 법정이자 모두 없이 계약 종료
두 사건 모두 계약서는 “일방 해지 시 수천만 원의 위약금 또는 계약금 반환+법정이자”를 정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의뢰인들은 아무런 금전적 손실 없이, 깔끔하게 계약을 종료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도 다치지 않았고, 소송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한 전략과 정교한 판단이 필요한 과정이었습니다.
✔ [마무리하며] 변호사의 일은 꼭 소송장에서만 벌어지지 않습니다
협상은 말의 싸움이 아닙니다. 구조와 타이밍, 논리와 신호의 싸움입니다.
법적인 카드는 많을수록 좋고, 꺼내는 타이밍은 조절할수록 효과적입니다.
그걸 설계하는 것이 바로, '소송 전에 마무리 짓는' 변호사의 전략적 역할입니다.
또한 이 두 사건 모두에서 의뢰인 본인은 상대방과 단 한 번도 목소리를 섞을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해지를 결심한 순간,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은 “그냥 마주치고 싶지 않다”, “말조차 섞기 싫다”는 피로감이며, 우리는 그 감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속계약 해지에 필요한 모든 커뮤니케이션, 입장 전달, 법리 설계는 저희가 전담했습니다.
의뢰인은 단지 그 과정을 지켜보고 기다리다가, 마지막에 합의해지서에 ‘사인 한 번’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게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것, 그게 법률사무소 창작이 생각하는 좋은 변호사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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