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시작은 언제나 뜨겁다. 아이디어와 열정, 빠른 실행력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지만, 법적인 기반이 부실하면 처음의 약속은 금세 오해로, 갈등으로 바뀐다. 성장과 투자가 이루어질수록, 팀원이 늘고 서비스가 확장될수록 초기의 사소한 합의 부재는 복잡한 분쟁으로 돌아온다.
『스타트업도 법무팀이 필요해』는 그런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변호사가, 실무 현장에서 겪은 진짜 사례와 함께 스타트업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법적 쟁점들을 하나씩 풀어내는 가이드 시리즈다.
[스타트업도 법무팀이 필요해] 1편
공동창업자와 갈등 없이 지분 나누는 법 — 주주간계약 필수조항
1. 주주간계약이란 무엇인가
주주간계약(SHA, Shareholders’ Agreement)은 법인 설립 이후 주주들 사이에서 체결하는 사적 계약으로, 지분 보유·이전·의사결정 방식·Exit 시나리오 등을 정해 향후 분쟁을 예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주식회사의 경우 상법상 정관에 포함되지 않는 중요한 사항들—예를 들면, 창업자의 의무 근속 기간이나 경업 금지 의무, 투자자에 대한 우선매수권, 공동매도권, 공동매수권, 희석 방지 조항 등—은 대부분 주주간계약을 통해 다뤄진다.
이 계약은 대외적으로는 회사의 정관만큼 강제력은 없지만, 주주 간의 권리·의무를 명확히 하고 공동창업자 사이, 혹은 창업자와 투자자 사이의 신뢰를 계약으로 구조화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스타트업 초기라면, ‘동업계약서’와 ‘주주간계약서’가 사실상 동일한 의미로 쓰일 수 있으며, 법인 설립 전에 먼저 체결하거나, 법인 설립 직후 빠르게 정비해야 하는 문서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체결 자체가 어려워지고, 애매하게 넘어간 합의는 갈등의 씨앗이 되기 쉽다.
2. 창업자 간 반드시 정해야 할 5가지
2-1. 지분율과 기여도
지분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향후 회사 운영, 이익 분배, 투자 유치 시 영향력에 직결된다.
초기 기여도(자본, 아이디어, 기술, 인맥 등)에 따라 합리적인 기준을 세우되, 현물출자나 약정된 역할이 이행되지 않았을 때의 대응 방식도 함께 정해두어야 한다.
2-2. 의사결정 구조
대표이사 1인이 모든 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인지, 주요 의사결정은 공동으로 하는지, 어떤 사안은 이사회 혹은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한지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특히 신규 투자 유치, 인수합병, 정관 변경, 고액 자산 매입 등은 반드시 사전 합의된 절차를 따라야 리스크가 줄어든다.
2-3. 근속 조건 (Vesting)
‘일정 기간 회사에 근무해야만 지분을 최종적으로 취득하는 조건’을 정하는 방식.
예컨대 3년 vesting + 1년 cliff 구조는, 1년을 채우지 않으면 아무 지분도 없고, 1년 이후부터 매월 일정 비율로 지분이 귀속되는 구조다.
조기 이탈 시 지분 회수(clawback) 조항을 함께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중요하다.
2-4. 지분 양도 제한
외부 제3자에게 지분을 자유롭게 양도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기존 주주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해 지배 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공동매도권(Tag-along), 공동매수권(Drag-along)도 함께 설정해 한 명의 Exit이 전체 주주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한다.
2-5. Exit 시나리오 (퇴사, 매각, 투자 유치 등)
창업자의 퇴사, 지분 매각, 신규 투자자 유입 시 기존 주주의 권리·의무가 어떻게 변경되는지를 정해야 한다.
특히 퇴사자의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새 투자자가 들어올 때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되는 방식은 어떤지 등은 계약상 사전에 정해두지 않으면
분쟁 발생 시 회사 전체의 존속을 위협할 수 있다.

3. 실제 분쟁 사례: 잘 쓰여진 동업계약서가 없던 3인의 결말
세 명의 공동창업자가 있었다.
한 명은 자금을 댔고, 한 명은 서비스를 기획했으며, 나머지 한 명은 개발을 맡았다. 초기에는 ‘믿고 가자’며 따로 계약서 없이 법인을 설립했고, 지분도 3:3:4 정도로 얼추 나누었다. 6개월쯤 지나, 예상보다 빠르게 서비스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 시점에 개발자가 갑자기 퇴사 의사를 밝혔다.
“내가 만든 코드지만, 회사랑 계약한 건 없으니까 이건 내 거야.”
실제로 소스코드와 서버 접근권한은 모두 본인이 갖고 있었다.
투자 유치가 논의되던 시점이었고, 지분을 넘기고 나가겠다는 개발자의 요구는 생각보다 높았다.
나머지 두 사람은 동의하지 않았고, 결국 다툼은 소송으로 번졌다.
결국 상당한 대가를 주고 회사의 지분과 코드에 대한 권리를 넘겨받아야 했으며, 분쟁이 길어지는 바람에 예정되어 있던 투자도 무산되었다.
이 사건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지분율이나 역할보다 ‘어떻게 퇴사할 것인지’, ‘기여가 퇴사 후 어떻게 처리되는지’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단 한 장의 동업계약서만 있었더라도, 이 스타트업은 나머지 두 바퀴로 멈추지 않고 계속하여 굴러갔을 가능성이 높다.
4. 법률사무소 창작은 이렇게 합니다.
4-1. 우선, 함께 이야기부터 나눈다
동업계약은 단지 문서를 만드는 일이 아니다.
우선 미팅부터 시작한다. 지분을 몇 대 몇으로 나눌지가 아니라, 이 사람들이 어떤 관계인지, 어떤 생각으로 창업을 시작했는지 듣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느 팀은 고등학교 동창이고, 어느 팀은 퇴사 후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의기투합했다. 처음엔 역할이 명확했지만, 막상 법인을 세우려니 생각보다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서로도 몰랐던 기여나 불균형이 드러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땐 변호사가 개입하여 질문을 던지고, 방향을 제안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 정도 조건이 어떨까요?”
서로 민감할 수 있는 지분 문제도, 객관적인인 제3자의 시선이 있으면 서로 빠르게 협의점을 찾아갈 수 있다.
4-2. 계약서는 함께 만드는 설계안
단순히 미리 만들어둔 계약서 초안 문서를 던져주지 않는다.
먼저 체크리스트 형태의 설계 템플릿을 제공한다.
기여도, 역할, 퇴사 시 처리 방식, 의결권, 스톡옵션 계획… 중요한 쟁점들을 모아 원하는 구조를 간단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든다.
각 선택지별 장단점을 비교하여 직접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이와 같은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면 법률 지식이 없어도, 팀의 생각을 계약서로 구체화할 수 있다.
이후 변호사는 그 선택의 맥락을 읽고, 피드백을 거쳐 최종 문서를 함께 다듬는다.
그래서 결과물은 단순한 계약서가 아니라, 그 팀만의 합의와 원칙이 담긴 약속이 된다.

5. 함께 가기 위해, 꼼꼼한 계약부터
공동창업은 함께 시작하지만, 같은 방향으로 오래 가기 위해서는 ‘합의’보다 ‘계약’이 먼저여야 한다.
지분은 숫자가 아니라 관계의 구조이고, 계약은 서로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장치다.
법률사무소 창작은 창업자의 언어로 묻고, 실무의 눈으로 설계한다.
지금 막 시작하는 팀이라면, 계약서를 쓰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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