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준 돈 사기죄로 형사고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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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준 돈 사기죄로 형사고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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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준 돈 사기죄로 형사고소 가능할까 

이기연 변호사

돈을 빌려줬는데 약속한 날짜에 받지 못하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갑과 을이 뒤바뀐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분명 내가 사정을 봐 주고 도와줬는데, 막상 갚을 때가 되면 되레 내가 사정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곤 합니다.

몇 달 안에 해결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상대가 아무런 연락도 없거나 차일피일 미루며 회피한다면 더는 개인적으로 해결하려 해선 안 됩니다. 갚을 의사가 없는 사람이라면 현실적으로 법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습니다.

돈 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무의미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을 때 가능한 민형사상 대응 방법과, 형사고소가 실제로 가능한지, 그리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핵심 포인트에 대해 설명드립니다.

단순히 돈을 안 갚는다고 모두 ‘사기’는 아닙니다

간혹 “약속을 어겼으니 사기다”라고 단정하며 고소를 고려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민사와 형사의 개념은 다릅니다. 민사는 개인 간 금전거래에 따른 권리·의무 문제지만, 형사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국가가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요건이 훨씬 엄격합니다.

단순한 채무불이행, 즉 돈을 갚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형사처벌이 어렵고, 고소하더라도 불송치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사상 채무불이행이 형법상 범죄로 자동 전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형사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단순한 미지급이 아니라 ‘사기죄’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형법 제347조에 따르면, ‘기망행위’를 통해 타인을 속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예컨대, 돈을 빌리면서 허위 정보를 제공하거나, 가짜 계약서·직장·학력을 이용하거나, 투자처가 있는 것처럼 속여 돈을 유도했다면 사기로 볼 수 있습니다.

사기죄, 고의적인 ‘기망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만약 상대방이 단순히 경제적으로 어려워져서 연락이 닿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상환을 지연한 경우에는 사기죄 성립이 어렵습니다. 이 경우엔 ‘고의적인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고소가 접수되면, 상대방은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되고, 검찰에 송치되어 재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압박감 속에 이 단계에서 합의를 시도하거나 변제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다만, 명확한 증거 없이 형사고소를 진행하는 것은 오히려 무고죄로 역고소당할 위험도 있으며,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실질적인 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형사고소는 ‘처벌’을 위한 것이지, ‘돈을 돌려받는 수단’은 아닙니다. 실제 돈을 돌려받으려면 지급명령, 민사소송, 강제집행 등의 절차를 병행해야 합니다.

사례 1. ‘입점 도와주겠다’며 1억 원 편취한 사건

사업가 A씨는 지인 B씨가 대형 마트를 운영한다고 소개하며 가까이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B씨는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며 “대형마트와 백화점 관계자를 알고 있으니, 입점을 도와줄 테니 자금을 좀 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A씨는 총 1억 원 가까운 돈을 송금했지만, 이후 B씨의 말이 모두 허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법무법인을 통해 사기죄로 고소를 진행했습니다.

변호인은 B씨가 애초부터 허위 사실로 접근하여 돈을 편취할 의도가 있었음을 입증했고, 결국 B씨는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사례 2. ‘친구’에게 속아 수천만 원 빌려준 사건

C씨는 오랜 친구 D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D씨는 “미수금이 들어오면 갚겠다”고 말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되지 않았고, 만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되자 C씨는 형사고소를 결심했습니다.

변호인은 송금 당시의 문자, 통화 녹취, 계좌이체 내역 등을 바탕으로 각 시점마다 고의적인 기망이 있었다는 점을 정리하여 고소장을 작성했고, 이 사건 역시 검찰에 송치되어 법정 구속으로 이어졌습니다.

투자사기나 지인사기, 법적 대응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위 사례들처럼 지인 간 신뢰를 기반으로 한 사기 사건은 감정적으로도 큰 상처를 남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기망의 시점과 내용, 피해액의 규모, 증거의 존재 여부에 따라 충분히 형사처벌과 민사상 회수 모두 가능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점을 반드시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 돈을 빌려줄 당시 상대방의 발언·약속의 진위

  • 허위 정보 제공 여부 (직장, 계약서, 사업계획 등)

  • 문자, 카톡, 통화 녹취, 계좌이체 내역 등 기망의 정황이 담긴 증거

  • 상대방의 상환 회피 또는 고의적인 연락 두절 여부

증거 확보가 핵심입니다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해 형사고소를 고려하고 계신다면, 지금 당장 증거부터 정리하시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사안의 성격에 따라 형사절차와 민사절차를 어떻게 병행할지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자 판단하기보다, 유사한 사건을 많이 다뤄본 형사·민사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셔야 제대로 된 대응이 가능합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냉정하게 증거를 확보하고, 실질적인 회수를 위한 절차에 착수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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