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7년째 수백 건의 형사 사건에서 수많은 무혐의나 무죄 판결을 받아 사건처리 경험이 풍부한 형사전문 오현종 변호사입니다
층간소음 항의가 스토킹인가요?
최근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과 갈등을 빚다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고소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행위가 곧바로 범죄로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층간소음에 대해 항의한 이웃이 스토킹으로 고소당했지만,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례를 소개합니다
사실관계
이 사건은 제주지역 한 원룸 건물에서 발생했습니다. 피고인은 아래층 거주자였고, 피해자는 한 달간 단기 임대를 온 위층 세입자였습니다. 문제는 피해자의 에어컨 실외기 소음이었습니다. 아래층인 피고인은 이 소음으로 인해 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었고, 관리실이나 임대인도 해결에 나서지 않자 직접 위층에 항의하러 가게 됩니다.
피고인이 다섯 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리고, A4 용지에 메시지를 적어 붙이는 등의 행위를 반복했다는 이유로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으로 기소되었습니다.
무죄 판단의 이유
하지만 법원은 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주요 쟁점별로 살펴보겠습니다.
(1) ‘지속적 또는 반복적 행위’인지 여부
스토킹 범죄는 단순히 1~2번 반복된 것으로는 부족하고, 일정한 시간적·공간적·행위적 연속성이 있는 ‘일련의 행동’으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행동의 간격이 벌어져 있고, 상황도 각각 달라 단발성 항의로 평가된 것입니다.
(2)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소음 항의’라는 명백한 목적이 있었고, 제3자의 중재가 부재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였다고 봤습니다. 즉, ‘정당한 이유가 있는 방문’으로 판단했습니다.
(3) 불안감 또는 공포심 유발 여부
스토킹법은 단지 성가심이나 불쾌감을 넘어서는 ‘불안감 또는 공포심’이 유발되어야 처벌 가능합니다. 법원은 A4 용지 부착이나 문 두드리기와 같은 행위가 일반적인 기준에서 보아 공포심을 유발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마지막 방문은 실제 피고인이 아닌 다른 사람일 가능성도 있어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변호사 조언
스토킹으로 오해받지 않기 위해, 그리고 혹여 고소를 당하더라도 무죄를 주장할 수 있으려면 아래와 같은 점들을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① 층간소음 항의는 ‘기록’으로 남기되, 직접적인 접촉은 최소화하라
관리사무소를 통한 공식 민원 제기를 우선하세요. 전화 통화나 말다툼보다는 문서, 문자, 카카오톡 등 기록이 남는 방식을 선택해야 합니다. 입주민 간 연락이 불가피하다면, 한두 번 정도의 ‘통지’나 ‘요청’은 정당한 행위로 인정받을 여지가 있지만, 반복되면 형사처벌의 빌미가 됩니다. 이 사건처럼 관리 주체(관리사무소, 임대인 등)의 방관적 태도가 있었다면 그 책임도 적극 부각시킬 수 있습니다.
② ‘문 앞 방문’은 반드시 최후의 수단으로
문을 두드리거나, 메시지를 문 앞에 붙이는 행위는 일반적으로 ‘스토킹행위’로 분류될 수 있는 대표적인 유형입니다. 부득이한 경우라도, 방문은 1~2회 이내로 그쳐야 하며, 시간대는 낮 시간으로 제한해야 합니다. 문 앞에 붙인 메시지는 내용이 협박성·강요성 없이 정중한 표현이어야 하며, 문구 내용도 추후 법정에서 해석의 여지가 없도록 명확히 해야 합니다.
③ ‘정당한 이유’와 ‘불안감 유발 정도’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형사사건에서 무죄를 다투기 위해서는 단순히 "나쁜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항의 목적이 사회적으로 납득 가능한 것이었고, 행동이 상식적인 선을 넘지 않았다는 점을 객관적 자료(영상, 사진, 메시지 내용 등)로 제시해야 합니다.
④ 사건 초기부터 변호사 조력을 받아야
고소장 접수 후 경찰서에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불리한 진술을 하거나, 법적 개념을 잘못 이해한 채 설명하면 이후 방어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특히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의 일방적 진술만으로도 ‘임시접근금지’, ‘긴급응급조치’ 등이 신속히 발동될 수 있어,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사건 역시 초기에 무죄 주장의 구조를 명확히 설정하고, 불리한 정황에 대한 설명을 미리 준비해 두었기에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웃 간의 층간소음 항의는 일상적인 분쟁의 일부일 수 있으나, 항의 방식에 따라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정당한 이유’, ‘객관적 불안감 유발 여부’, ‘지속성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적절한 판단과 법리적 대응이 뒷받침된다면,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이성적인 대응 전략과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혼자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경험 있는 형사전문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대응하시길 권해드립니다.
형사전문
오현종 변호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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