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2] 원청 말대로 라인 증설했는데, 발주량을 줄인다면?
[하도급#2] 원청 말대로 라인 증설했는데, 발주량을 줄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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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2] 원청 말대로 라인 증설했는데, 발주량을 줄인다면? 

김성진 변호사

제조업 현장에서 일어난 실제 사례를 통해서 원청업체의 요구로 설비투자를 완료하였으나 발주량이 점점 줄어들어 손해를 보게 된 하청업체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① A부품회사(수급사업자)가 B제조사(원사업자)로부터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② B제조사는 A부품회사에게 "월 최소 1만 개 이상은 발주할 예정이니, 생산설비를 확충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계약서에는 구체적인 발주량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이메일과 회의록에는 분명히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③ A부품회사는 이를 믿고 10억 원을 들여 최신 생산라인을 증설했습니다.

④ 처음 6개월은 월 평균 1만 2천 개씩 순조롭게 발주가 들어왔으나, 7개월째부터 갑자기 발주량이 월 5천 개, 4 천 개... 이제는 월 2천 개까지 줄어들었습니다.

⑤ A부품회사는 설비투자금 회수는커녕 매월 적자만 누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이런 상황에서 A 부품회사는 과연 자신의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을까요?

네. A 부품회사는 원청 B 제조사의 일방적인 발주량 축소에 대해 하도급법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8조 (부당한 위탁취소의 금지 등)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책임이 없는 경우 위탁을 임의로 취소하거나 위탁내용을 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하청업체에게 귀책이 없는 한 부당하게 위탁을 취소하거나, 해지하거나 또는 그에 준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위탁취소"가 완전한 계약 해지 또는 취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위 사례와 같이, 발주량을 대폭 줄이는 것도 상황에 따라서는 사실상 부분적인 위탁취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언제 부당한 위탁취소에 해당할까요?

공정거래위원회가 예시로 들고있는 금지행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원사업자의 판매량 감소ㆍ사양변경ㆍ모델단종ㆍ생산계획 변경ㆍ내부 자금사정 악화 또는 발주자로부터의 발주취소ㆍ발주중단 등 원사업자의 경영상황 또는 시장여건의 변동 등을 이유로 임의로 위탁을 취소하는 행위

② 원사업자가 제조 등의 위탁을 한 후 원사업자 자신이 직접 수행하거나 다른 수급사업자에게 대신 수행하게 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위탁을 취소하는 행위

③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부당하게 하도급대금 감액 등의 요구를 하고 수급사업자가 이에 응하지 아니함을 이유로 위탁을 취소하는 행위

④ 용지보상 지연, 문화재 발굴 등 수급사업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유로 인해 공기가 상당기간 지연되었음에도 원사업자가 간접비 등 추가 소요비용에 대해 수급사업자가 부담을 떠안을 것을 요구하고 수급사업자가 이에 응하지 아니함을 이유로 위탁을 취소하는 행위

⑤ 원사업자가 공급하기로 되어 있는 원자재 또는 장비 등을 지연하여 공급하는 등 원사업자의 책임으로 인해 수급사업자가 계약내용을 이행할 수 없게 되었음에도 수급사업자에게 그 책임을 물어 위탁을 취소하는 행위

⑥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금형개발을 제조위탁하면서 해당 금형으로부터 일정수량의 부품을 납품하도록 보장한다고 약정하였으나, 수급사업자의 책임으로 돌릴 사유가 없음에도 해당 부품에 대한 약정물량 중 일부만을 수령한 후 나머지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위탁을 취소하는 행위

⑦ 목적물 등의 하자발생에 대한 수급사업자의 책임을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음에도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기술력 부족 등을 이유로 위탁을 취소하는 행위

.. (이하 생략)

▶ 실무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원청이 하청에게 요구하는 계약서에는 라인 증설 또는 하청업체의 비용 발생 사항에 대하여 명시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요구들은 대부분 메일이나 전화, 문자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죠.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이러한 내용들을 공식적으로 계약서에 담아달라고 요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약서에 드러나는 계약사항들은 원청의 요구로 라인 증설 또는 설비 투자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계약 체결 또는 이행을 위해 설비 투자를 감행하는 경우,

  • 이메일, 회의록 등에 담긴 당초 약속한 발주량 및 그에 따라 원청이 요구하는 설비 투자 사항

  • 발주량 약속을 근거로 설비 투자를 진행하였다는 경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

  • 품질, 납기, 생산량 등 하청업체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는 것

등을 계약 전, 후로 면밀하게 챙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쉽지 많은 않습니다.

사례와 같은 경우 부당한 위탁취소에 해당하려면 하청업체에게 상당한 수준의 입증 책임이 요구됩니다.

원청의 요구에 따라 설비 투자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거죠.

그래서 위와 같이 초기부터 자료들을 준비하는 것을 말씀드린 겁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계약서에 그러한 내용들을 담는 것입니다.

▶ 이런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걸까요?

1. 골든타임을 놓치지 마세요.

원청의 발주량 축소 움직임이 보이는 경우, 이에 대하여 지체없이 소명을 요구하거나 항의하여야 합니다.

늑장을 부리는 시간이 몇개월.. 1년 넘어가는 사이, 발주량 축소에 대한 '묵시적 동의'로 보여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 확보한 자료 확인 및 점검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원청의 발주량 보장 약속과 요구로 설비 투자를 진행한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직, 간접적인 자료들을 모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계약 과정에서 처음부터 계약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하고 계약을 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점은, 계약 전 단계에서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경우 이러한 위험들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래에 다가올 위험에 대해서도 한 발 앞서 준비할 수 있게 되겠죠.

3. 법적 절차의 병행

위와 같은 상황에서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분쟁조정 활용" or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한 발주량 축소 억제"

등의 법적 절차들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적 절차를 진행해야 원청 역시 부당한 행위를 계속하기 어려울 것이고,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하청업체가 이러한 발주량 축소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을 제3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 But..

하도급법은 하청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 장치들을 마련해두고 있고, 부당한 위탁 취소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해당 조항은 무조건적인 보호를 위한 규정이 아닙니다.

위에서는 간략하게 설명드렸지만, 적어도 수급사업자에게 계약 해지 또는 발주량 축소의 귀책이 없다는 것을 면밀하게 입증하여야 할 것입니다.

문제 해결의 방향성이 중요합니다


본 글의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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