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배송된 택배를 사용하거나 버렸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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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배송된 택배를 사용하거나 버렸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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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배송된 택배를 사용하거나 버렸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 여부 

신선우 변호사

1. 사안의 배경

전에 살던 집주인 또는 세입자가 택배 배송지를 미처 변경하지 않은 탓에 자꾸 다른 사람이 수취인으로 기재된 택배가 배송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해보셨을 것입니다.

만약 수취인 명의가 전에 살던 집주인 또는 현재 세들어 살고 있는 집의 주인이라면 아마 부동산 매매 계약 체결시 집주인의 성명 정도는 인지하셨을 수 있으므로 이분들에게 전화를 걸어 택배가 오배송되었음을 설명드린 후 조치를 하게 하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수취인 명의가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개인정보 보호 등으로 택배 송장에도 수취인 전화번호가 별도로 기재되어 있지 않으면 어떨까요? 이에 더해 만약 최근 택배를 시킨 적이 있어 수취인 이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자기 것인줄 알고 이미 뜯어버렸다면 어떻게 될까요? 또는, 택배를 일주일 이상 문 앞에 두는 등으로 보관, 관리하다가 아무런 연락도 없어 결국 버렸다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하여 안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행위 양태, 인식, 사정에 따라 아래에서 설명드리는 범죄가 성립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므로 만약 택배 오배송과 관련하여 형사적으로 문제를 겪고 계신 분들은 가급적 경찰서에 출석하여 피의자 진술을 하시기 전에 변호사와 상담을 하시는 등의 조치를 취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경찰서에서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따라 범죄 성립 여부나 형량(기소유예로 끝나느냐, 구약식 처분을 받느냐, 정식 공판절차로 진행되느냐 등)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매우 사소한 일일 수도 있고, 어찌보면 주소지를 제대로 변경해 놓지 않거나 주소지를 잘못 기입한 사람들이 원인제공을 한 측면도 있고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 오배송이 반복되면 귀찮고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택배 오배송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서 전과가 생기거나 예상보다 큰 처벌을 받는다면 매우 황당하고 억울하실 수도 있으므로, 택배 오배송과 관련하여 형사사건에 연루되셨다면 대응에 신중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2. 절도죄 또는 점유이탈물횡령죄 성립 가능

오배송된 택배는 타인의 재물에 해당하고, 일반적으로 택배상자에 붙은 송장에는 수취인이 기재되어 있고 송장의 대강을 보면 자신이 시킨 물건이 담긴 택배인지, 오배송된 것인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오배송된 택배를 뜯었고, 이를 사용까지 했다면 절도죄 또는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할 것입니다. 둘의 차이점은 택배 주인(수취인)이 점유를 유지하고 있었는지 여부일 것인데, 어느 쪽이든 범죄가 성립함에는 다를 것이 없습니다.

사견으로는, 수취인이 택배 배송이 완료되었다는 핸드폰 문자 등을 받아 택배가 잘못 배송된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 사실상의 관리를 하고 있다고 본다면 절도죄가, 수취인이 배송시킨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수취인을 위하여 예고 없이 해당 택배를 배송한 것이어서 수취인 또한 오배송된 줄도 모르고 있고 따로 핸드폰 문자를 받은 적도 없어 관리를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 점유이탈물횡령죄에 해당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형법

제329조(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60조(점유이탈물횡령)

①유실물, 표류물 또는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한다.

②매장물을 횡령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다만, 아주 예외적으로 해당 오배송된 택배가 배송될 즈음 자신도 이와 동일하거나 매우 유사한 물건을 배송시킨 적이 있고, 해당 물건이 자기가 시킨 것인줄 알고 송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채 개봉, 사용한 경우라면, 타인의 재물이라는 인식이 없어 고의가 부정되어 절도죄,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고, 다만 물건 가액에 대하여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만을 부담하게 되어 택배 주인에게 물건값 정도만 물어주면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위와 같이 주장하려면 "해당 오배송된 택배가 배송될 즈음 자신도 이와 동일하거나 매우 유사한 물건을 배송시킨 적이 있다."라는 점을 입증하여야 하는데, 만약 그 즈음 동일하거나 유사한 물건을 배송시킨 적이 없다면 위와 같이 항변할 수는 없을 것이고, 설사 시킨적이 있다고 해도 오배송된 택배를 뜯어서 사용하다가 며칠 안 되어 자신이 시킨 물건이 배송될 것이고 이를 보고 당초 택배가 오배송된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것이므로 이 때는 즉시 해당 물건의 사용을 멈추어야 하고, 송장을 보관하고 있었다면 즉시 택배사 등에 연락을 취하거나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개봉, 사용시 타인의 물건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없었음을 입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오배송된 택배를 자신의 것인 줄 알고 개봉해 사용했다는 이유로 검사가 유죄 취지로 사실인정을 하였으나 사안이 경미하여 기소유예(사안이 경미하므로 기소를 하지 않음, 전과가 생기지 않습니다) 처분을 한 사안에서, 해당 기소유예를 받은 사람은 이러한 기소유예 처분도 불이익 처분이므로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는데, 헌법재판소에서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이상과 같이 이 사건 수사기록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점유이탈물횡령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라고 하면서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헌법재판소 2023. 6. 29. 선고 2021헌마513 전원재판부 결정).


청구인은 청구인이 거주하는 이 사건 주택 앞 복도에서 ○○ 주식회사(이하 ‘○○’라고 한다)와 가전제품 렌탈계약을 체결하고 받기로 한 사은품이라고 생각하고 피해물품을 습득한 것이다. 피해물품이 포장된 상자에는 토스트기 이외에 커피포트가 들어 있었으나, 토스트기와 커피포트가 함께 배송되어 왔고 두 기계의 색깔도 일치하여 ‘○○ 직원이 계약을 많이 해서 커피포트를 추가로 선물하였다’고 생각하고 피해물품을 습득하였다. 피해물품이 포장된 상자의 택배 송장에는 다른 사람이 수취인으로 기재되어 있었으나, 청구인은 ○○ 직원이 온라인에서 선물을 주문하며 본인의 이름을 수취인 난에 기재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피해물품이 잘못 배송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였고, 당시 택배로 수령하는 물건이 월 평균 100건을 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택배 송장의 수취인명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볼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 또한 청구인은 2021. 1. 6. 택배기사로부터 피해물품이 오배송된 사실을 알게 된 후 피해자에게 피해물품을 반환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3. 재물손괴죄 성립 가능

오배송된 택배임을 알면서 이를 훼손하거나 버린다면 "재물손괴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앞서 검토한 절도죄, 점유이탈물횡령죄의 경우 "불법영득의사", 곧 타인의 재물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를 요건으로 하는데요.

오배송된 택배를 애초부터 자신의 소유물처럼 이용하려는 의사없이 버렸다면 불법영득의사가 부정되어 절도죄, 점유이탈물횡령죄는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나(다만,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범죄 성립 여부는 다르게 판단될 수 있음), 어찌 되었든 타인의 물건을 버린 것은 재물손괴죄의 요건인 "기타 방법으로 기 효용을 해한 것"에는 해당할 수 있으므로 재물손괴죄의 성립을 피할 수가 없게 됩니다.


형법

제366조(재물손괴등)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 효용을 해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 비밀침해죄 성립 가능

송장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택배가 오배송된 것을 인식하고 있었거나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오배송된 택배를 개봉하고 내용물을 살펴본다면 형법상 비밀침해죄가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택배를 개봉할 당시까지는 오배송된 줄 모르고 있었다가(자신의 것인 줄 알았다가), 뜯어본 이후에야 비로소 오배송된 것이고 타인의 것임을 안 경우에는 비밀을 침해한다는 점에 대한 고의가 부정되어 비밀침해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는 있을 것이나, 이 경우 자신의 것이라고 인식하게 된 경위 및 송장 수취인을 확인하지도 않고 택배를 뜯어보게된 경위에 대한 설득력있는 주장과 증거가 필요할 수 있고, 뜯어본 이후 자신의 것이 아님을 인식하고 곧바로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고 택배사에 연락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만 비밀침해의 고의가 없었음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입니다.

또한 비밀침해죄는 피해자가 직접 "비밀침해죄"를 적시하여 고소를 하여야 하는 범죄인데요. 사실 피해자 입장에서도 "비밀침해죄"의 존재 자체를 모르시는 분도 많고, 만약 고소를 하더라도 절도죄, 점유이탈물횡령죄 등 일반적으로 알고 계신 범죄로 고소하시는 경우가 많아 비밀침해죄로까지 고소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기는 합니다.


형법

제316조(비밀침해) ①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또는 도화를 개봉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하여 그 내용을 알아낸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제318조(고소) 본장의 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5. 결어 - 오배송된 택배가 현관문 앞에 있을 시 안전한 대처 방법

앞서 살펴본 것처럼 오배송된 택배를 함부로 뜯어 보고, 사용하거나 버릴 경우 형법상 절도죄, 점유이탈물횡령죄, 재물손괴죄, 비밀침해죄가 성립할 수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택배가 오배송되었다면 가장 안전한 방법은 수취인의 성명, 연락처를 알고 있는 경우라면 연락을 해주어 처리하도록 하고, 알 수 없다면 택배 송장에 있는 발송인 또는 택배기사에게 연락을 하여 오배송되었음을 알려주거나, 이것도 안된다면 가져갈 때까지 현관문 앞에 그대로 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오배송된 택배와 관련하여 형사고소를 당하신 분이 계시다면, 그래서 경찰 조사를 앞두고 계신 분이 있다면 저에게 연락주셔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알려주시고 어떤 방향으로 대답하는게 좋을지 등에 대하여 법률적인 검토를 받으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가능할 경우 경찰서에 제출할 진술서나 의견서도 작성해 드리거나 수정해 드릴 수 있으며, 사안이 중대할 시 정식으로 변호인선임을 하고 경찰서에도 같이 동행해 드릴 수 있으니,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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