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컬로든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서승효입니다.
오늘은 제가 개업하고
거의 처음으로 선임한 사건을 가지고 왔습니다.
진짜 1년도 더 지나서 끝났네요..
인용된 금액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 사건이나
변호사로서 할 수 있는 법적 주장을 쏟아냈던 사건이라
미련이 없었습니다.
의뢰인께서도 결과에 상관 없이
제가 쓴 서면에 만족해 주셨습니다.
(이럴 때 참 보람을 느낍니다...)

1. 소송의 시작
이 사건은 저희가 피고였던 사건입니다.
그럼, 누군가 저희 의뢰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거겠죠?
네, 그 누구는 바로 저희 의뢰인이 방문했던 식당의 주인이었습니다.
그 식당 주인이 제기한 소송은 '채무부존재확인의 소'
즉 '너한테 줄 돈 없어'라는 것을 판결로 확인 받는 소송입니다.
2. 사건의 경위
식당 주인(이하 '원고'라고 하겠습니다)이 운영하는 감자탕 가게에
의뢰인의 가족이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해당 감자탕 가게는 꽤 큰 규모의 프랜차이즈로
식당 안에는 어린이 놀이시설을 갖추고 있는 등
가족들 외식 코스로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문제는 의뢰인의 아들은 들깻가루 알레르기가 있었고,
이에 가족들은 가게 종업원을 불러
시킨 감자탕에 들깻가루가 들어갔는지 확인하였습니다.
종업원은 주방으로 가 확인하고 오더니
의뢰인에게 "들깻가루가 안들어 갔다"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종업원의 말을 믿고 안심하여
아들에게 감자탕을 먹게 하였는데,
의뢰인의 아들은 아낙필라시스
즉 알레르기에 따른 발작 증세를 보였습니다.
의뢰인은 지체없이 아들을 데리고 대학병원으로 갔고
다행히도 빠르게 응급조치를 받아
아무런 문제 없이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한숨 돌린 의뢰인은 자초지종을 확인하기 위해
원고의 감자탕 가게를 찾아가
"들깻가루가 안 들어간다고 들었는데
실수로 들깻가루가 들어간 건가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주방에서 조리를 담당하는 종업원들은
'들깻가루 안들어가는 감자탕이 어딨냐',
'본사에서 받아오는 재료에는 들깻가루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추가로 넣은 건 없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말했다'며
오히려 의뢰인을 나무라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의뢰인은 종업원들의 태도에 너무 화가 나
감자탕 가게 주인인 원고에게 연락하였고,
원고는 종업원의 실수를 인정하며
피해 보상을 위하여 보험사에 연락을 해두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보험사 담당직원은 의뢰인을 만나자마자
'원고의 과실이 명백하지 않다'
'CCTV에 어떤 모습이 찍혔는지는 말해줄 수 없다'며
의뢰인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였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원고가 의뢰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아... 또 보았다... 보험사들의 실태...책임보험이라도 무조건 지급 거절하고 보는... 할많하않)
3. 사건의 쟁점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의 피고는
원고에 대한 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주장, 입증함으로써
소의 기각을 구합니다.
그로 인하여 채무부존재확인의 소 절차에서는
거의 필연적으로 반소가 제기됩니다.
저희도 원고를 상대로 반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반소청구의 핵심은
원고에게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는 것이고,
따라서 쌍방 피터지게 싸워야 할 쟁점은
'원고에게 과실이 있는지 없는지'입니다.
제가 쓴 서면의 일부를 공개합니다!


4. 판결의 내용
원고의 청구는 일부기각되었습니다.
다른 말로, 저희의 반소청구가 일부인용되었습니다.

원고의 과실이 있었다는 뜻이지요.

저희가 인용받은 치료비 및 위자료 액수가 크지 않습니다.
(얼마인지는... 비밀입니다😊)
다만, 이 사건은 원고가 먼저
저희 의뢰인을 상대로 소를 제기한 사건이므로
판사님이 원고 측의 과실을 인정해주셨다는 것에서
그 의미를 찾고자 합니다.


의뢰인께서 항상 제가 쓴 서면 내용에
만족하신다는 문자를 보내주셔서
제가 더더더 이기고 싶었던 사건이었습니다!
소송에서 지지는 않았지만,
인정된 위자료 액수가 그리 맘에 들지도 않았습니다.
우리 법원이 인정하는 '위자료'는
아주아주 보수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
참!!
판결이 확정되자마자
"그 보험회사"는
저희 의뢰인에게 돈을 지급했습니다.
저희 의뢰인이 처음에 요구했던 금액과
거의 비슷한 금액인데
참... 먼 길을 돌아왔네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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