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이 乙에게 금원을 대여하면서 乙이 지정하는 丙 명의의 계좌로 송금한 경우 법률관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1. 甲과 丙 사이의 소비대차 계약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2다30861 판결은【다른 사람의 예금계좌에 금전을 이체하는 등으로 송금하는 경우 그 송금은 다양한 법적 원인에 기하여 행하여질 수 있는 것으로서, 과세 당국 등의 추적을 피하기 위하여 일정한 인적 관계에 있는 사람이 그 소유의 금전을 자신의 예금계좌로 송금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그에게 자신의 예금계좌로 송금할 것을 승낙 또는 양해하였다거나 그러한 목적으로 자신의 예금계좌를 사실상 지배하도록 용인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객관적으로 송금인과 계좌명의인 사이에 그 송금액을 계좌명의인에게 위와 같이 무상 공여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추단된다고 쉽사리 말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다26187 판결은【당사자 사이에 금전의 수수가 있다는 사실에 관하여 다툼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를 대여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다투는 때에는 그 대여사실에 대하여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위 대법원판결들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甲이 丙 명의의 계좌로 금원을 송금하였다는 사실만으로 甲과 丙 사이에 소비대차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쉽사리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丙이 다투는 경우 甲이 금원 대여사실에 대하여 입증을 하여야 한다고 할 것인바, 甲이 금원 대여사실에 대하여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甲과 丙 사이의 소비대차 계약이 인정될 수 없는 것입니다.
2. 甲과 丙 사이의 소비대차 계약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 甲이 丙에게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
甲과 丙 사이의 소비대차 계약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 甲이 丙에게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가. 丙 명의의 계좌로 송금된 금원이 모두 乙에게 지급되어 丙이 실질적 이익을 얻지 못한 경우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다213838 판결은【계약상 채무의 이행으로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급부를 행하였는데 계약이 무효이거나 취소되는 등으로 효력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에 당사자들은 각기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이 없었던 상태의 회복으로 자신이 행한 급부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의 원상회복의무를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민법 제741조 이하에서 정하는 부당이득법이 수행하는 핵심적인 기능의 하나이다. 이러한 부당이득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갖지 못한 경우에 공평·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므로, 이득자에게 실질적으로 이득이 귀속된 바 없다면 반환의무를 부담시킬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민법 제741조에 위한 부당이득반환과 관련하여 이득을 취득하였는지 여부를 실질적으로 판단합니다.
이에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다8862 판결은【소외 1이 횡령한 돈 5,620만 원이 처인 피고 1의 예금계좌로 입금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피고 1이 위 돈 상당을 이득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피고 1이 위 돈을 영득할 의사로 송금 받았다거나 소외 1로부터 이를 증여받는 등으로 위 돈에 관한 처분권을 취득하여 실질적인 이득자가 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은, 피고 1이 남편인 소외 1로부터 퇴직금 중간정산금이라며 그 보관을 의뢰 받고 자신의 계좌로 위 돈을 송금 받았다가 송금 받은 그 날 소외 1에게 처분 용도를 물어 소외 1의 지시에 따라 송금된 돈의 대부분을 곧바로 소외 1에게 송금하고 나머지 돈도 그 무렵 소외 1에게 교부하여 주었다는 것인바, 이와 같은 송금 및 반환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고 1이 위 돈을 자신의 구좌로 송금받았다고 하여 실질적으로 이익의 귀속자가 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피고 1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 2011. 9. 8. 선고 2010다37325,37332 판결은【甲의 대리인 乙이, 토지의 소유자인 丙에게서 매도에 관한 대리권을 위임받지 않았음에도 대리인이라고 사칭한 丁으로부터 토지를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기하여 甲이 丙 명의의 계좌로 매매대금을 송금하였는데, 丙에게서 미리 통장과 도장을 교부받아 소지하고 있던 丁이 위 돈을 송금당일 전액 인출한 사안에서, 甲이 송금한 돈이 丙의 계좌로 입금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丙이 위 돈 상당을 이득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丙이 이를 사실상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까지 이르러 실질적인 이득자가 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甲의 송금 경위 및 丁이 이를 인출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丙이 위 돈을 송금 받아 실질적으로 이익의 귀속자가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며, 甲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에는 부당이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위 대법원판결들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丙 명의의 계좌로 송금된 금원이 모두 乙에게 지급되어 丙이 실질적 이익을 얻지 못한 경우 甲이 丙에게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나. 丙이 丙 명의의 계좌로 송금된 금원으로 이익을 얻은 경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다9269 판결은【계약상 급부가 계약의 상대방뿐만 아니라 제3자의 이익으로 된 경우에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가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상의 반대급부를 청구할 수 있는 이외에 그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면, 자기 책임하에 체결된 계약에 따른 위험부담을 제3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 되어 계약법의 기본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채권자인 계약당사자가 채무자인 계약 상대방의 일반채권자에 비하여 우대받는 결과가 되어 일반채권자의 이익을 해치게 되고, 수익자인 제3자가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 등을 침해하게 되어 부당하므로, 위와 같은 경우 계약상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는 이익의 귀속 주체인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위 대법원판결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송금 의뢰인(甲)이 수취인(丙) 명의의 계좌로 금원을 송금한 것이 송금 의뢰인(甲)과 수취인 아닌 자(乙)와의 계약상 급부에 의하여 이루어진 경우에 계약 상대방이 아닌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면 1) 자기 책임 하에 체결된 계약에 따른 위험부담을 제3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 되어 계약법의 기본원리에 반하고, 2) 채권자인 계약 당사자가 채무자인 계약 상대방의 일반채권자에 비하여 우대 받는 결과가 되어 일반채권자의 이익을 해치고 되고, 3) 제3자가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 등을 침해하게 되어 부당하므로, 이러한 경우 계약 당사자가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丙이 丙 명의의 계좌로 송금된 금원으로 이익을 얻었다 하더라도 甲이 乙에게 해당 금액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은 별론 甲이 丙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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