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고소와 민사 손해배상의 관계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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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고소와 민사 손해배상의 관계 이해하기 

이요한 변호사

[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교통사고나 산재사고, 사기·횡령 등 불법행위를 당한 피해자는 가해자를 형사고소 할 수도 있고,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형사처벌과 민사 손해배상의 관계에 대해 혼동합니다.

오늘은 형사고소와 민사 손해배상이 어떤 절차이고 상호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실무상 양 절차가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손해배상 피해자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형사처벌과 민사손해배상 - 별개의 절차

1. 형사처벌과 민사 손해배상

형사처벌은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국가가 형벌을 부과하는 절차이고, 민사소송은 불법행위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절차입니다. 양 절차는 별개이므로 가해자가 형사사건으로 처벌을 받는다고 해서 자동으로 손해가 회복되는 것이 아니고, 피해자는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손해를 회복해야 합니다.

2. 형사합의

형사절차에서 가해자에게 피해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표시(처벌불원)를 하는 것이 형사합의입니다. 형사합의금은 민사 손해배상과 달리 형사처벌 수위를 낮추거나 면제받기 위한 대가로 지급되는 금전입니다. 형사합의가 이루어지면 검찰이나 법원에서 이를 참작하여 형량을 감경하거나, 일부 범죄(친고죄, 반의사불벌죄)에서는 공소를 기각할 수 있습니다.

3. 민·형사 합의

형사합의와 민사 손해배상은 별개의 절차이지만, 실제로는 합의 과정에서 두 가지가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해자가 형사처벌 압박에 놓이는 점을 이용해 최대한의 배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고, 형사합의를 통해 민사 손해배상금까지 지급받는다면 추후 별도로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민형사 합의가 동시에 이루어진다면 ① '처벌불원의 의사표시'와 함께 ② 피해자가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부제소 합의 내용을 합의서에 기재합니다.


형사고소와 민사소송 제기

1. 손해배상 청구

형사고소와 민사 손해배상은 별개 절차이므로 가해자가 형사처벌(징역형,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형사절차 중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민사 소송을 제기해야 하고, 일부 특정 범죄(사기죄, 폭행죄, 상해죄, 절도, 강도, 손괴죄 등)는 형사 소송 중 배상명령 제도를 통해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2. 민사소송 제기 시점

민사소송은 형사고소와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고, 형사재판 결과를 본 뒤에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형사재판 결과가 민사소송의 핵심증거가 되므로, 실무상 형사사건이 어느정도 마무리 된 후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민사소송에서 형사재판의 결과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재판의 결과를 기다린다 하더라도 민법 제766조의 소멸시효 기간 내에는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특히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부분이 문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늦어도 범죄일로부터 3년 내에는 소송을 제기하거나 내용증명 발송을 통해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제766조(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②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전항과 같다.

③ 미성년자가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그 밖의 성적(性的) 침해를 당한 경우에 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그가 성년이 될 때까지는 진행되지 아니한다.


형사판결과 민사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

가해자가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는다면 특별한 반대증거가 없는 이상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됩니다. 반대로 형사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는다면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부정될 가능성이 크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는 형사재판부에서 관련 민사사건의 판결을 고려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련 민사판결문이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유력한 인정자료가 된다 하더라도, 형사법원은 민사판결문에 구속받지 아니하고 민사법원과 다른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나,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 내용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다. 그리고 형사재판에서의 유죄판결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증거능력 있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이 있다는 의미인 반면, 무죄판결은 그러한 증명이 없다는 의미일 뿐이지 공소사실의 부존재가 증명되었다는 의미도 아니다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2다84479 판결

형사재판에 있어서, 관련된 민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력한 인정자료가 된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그 민사판결의 확정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고, 형사법원은 증거에 의하여 민사판결에서 확정된 사실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8도8356 판결

이는 형사재판과 민사 재판에서 요구되는 입증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주어야 하는 반면, 민사소송은 손해배상 책임에 대하여 고도의 개연성 정도면 입증이 가능므로 형사소송이 요구하는 증명의 정도가 민사소송보다 높습니다.

형사소송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반드시 범죄사실이 부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무죄판결이 검사의 입증부족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입니다.

실제 교통사고의 경우 피해자의 중과실(무단횡단, 신호위반 등)으로 운전자가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는 반면, 민사 손해배상 청구에서는 패소하는 사례가 다수 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22. 7. 14. 선고 2020가단347188 판결 등)


형사처벌과 민사 손해배상은 별개의 절차이지만 한 가지 사건으로 두 절차가 모두 진행될 수 있습니다. 형사고소가 실패할 경우 민사 손해배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피해자는 자신의 손해를 회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두 절차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민형사가 모두 문제되는 손해배상 사건에서는 합의금 역시 문제가 됩니다. 민사 손해배상 합의, 형사 합의, 민형사가 통합되는 합의는 그 성격이 모두 다르고, 배상받을 수 있는 합의금 역시 사안마다 다릅니다. 합의를 고민하는 분들은 반드시 합의금의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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