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쟁점
전세임대차계약을 할 때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아두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생겨서, 후순위로 설정된 근저당권보다 앞서 보호를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이 종료될 때 임대인이 보증금반환을 하지 못하여 소송을 진행한다거나 보증보험가입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이사를 나가게 되는 사정이 생길시에는 반드시 임차권등기를 경료해두고 이사를 가야 합니다. 여기서 임차권등기는 법원의 임차권등기명령만으로 불충분하고 등기부상 등기를 마치는 것까지를 의미합니다.
이사를 간 뒤에도 임차권등기명령신청을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사를 간 뒤에 임차권등기를 해두면 처음 입주할 당시 확보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의 유지적 효력을 주장할 수 없고, 임차권등기로 인하여 새롭게 창설되는 대항력 및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최초에 입주한 이후에 제3자가 권리설정을 하였다면 그 제3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는 결과에 이르게 됩니다.
위와 같은 임차권등기의 효력에 대한 법리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데,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2024나3298)에서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후 임차권등기 전에 점유를 상실하였더라도 강제경매개시 결정 이전에 임차권등기가 마쳐졌다면 임차권등기에 기재된 내용대로 임차권의 대항력이 여전히 유지된다”는 판결을 하여 위 법리에 반하는 판결을 하였는데, 이에 대해 대법원은 하급심 법원의 판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판결을 하여 위 하급심 법원의 판결을 파기한 바 있습니다.
2. 대법원 판단
[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다326398 임대차보증금 반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제3조 제1항에서 주택임차인에게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요건으로 명시하여 등기된 물권에 버금가는 강력한 대항력을 부여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달리 공시방법이 없는 주택임대차에서 주택의 인도 및 주민등록이라는 대항요건은 그 대항력 취득 시에만 갖추면 충분한 것이 아니라 그 대항력을 유지하기 위하여서도 계속 존속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주택 임차인이 주택 소재지로 전입신고를 마치고 주택을 인도받아 일단 임차권의 대항력을 취득하였으나 그 후 주택의 점유를 상실하였다면 그 대항력은 점유 상실 시에 소멸한다.
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5항은 “임차인은 임차권등기명령의 집행에 따른 임차권등기를 마치면 제3조 제1항․제2항 또는 제3항에 따른 대항력과 제3조의2제2항에 따른 우선변제권을 취득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임차권등기가 마쳐진 때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대항력이 상실된 이후에 임차권등기가 마쳐졌더라도 이로써 소멸하였던 대항력이 당초에 소급하여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그 등기가 마쳐진 때부터 그와는 동일성이 없는 새로운 대항력이 발생한다(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43468 판결, 대법원 2002. 8. 13. 선고 2000다61466 판결 등 취지 참조).
경매 목적 부동산이 매각된 경우에는 경매로 인하여 소멸하는 저당권보다 뒤에 등기되었거나 대항력을 갖춘 임차권은 선순위 저당권과 함께 소멸하는 이상 경매 목적 부동산의 매수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에서 말하는 임차주택의 양수인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임차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그 임차권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다59306 판결 등 참조).
2)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본다. 원심은 소외 1이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후 임차권등기 전에 점유를 상실하였더라도 강제경매개시 결정 이전에 임차권등기가 마쳐졌다면 임차권등기에 기재된 내용대로 임차권의 대항력이 여전히 유지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소외 1이 임차권등기 전에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점유를 상실하였다면 임차권의 대항력도 그때 소멸하고, 그 후인 2019. 4. 8.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임차권등기가 마쳐진 경우에도 그 이전에 소멸하였던 대항력이 당초에 소급하여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임차권등기가 마쳐진 때부터 그와 동일성이 없는 새로운 대항력이 발생한다. 이 경우 2018. 1. 5.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설정된 소외 3 명의의 근저당권은 그 이후에 마쳐진 임차권등기로 인하여 그때부터 새로운 대항력을 갖추게 된 소외 1의 임차권보다 선순위 권리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주택에 대한 경매절차에서는 위 근저당권이 소멸하면서 위 임차권도 함께 소멸하게 된다. 이 경우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주택을 매수한 피고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가 말하는 임차주택의 양수인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소외 1은 피고에게 임차권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원심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소외 1이 이 사건 주택에 대한 점유를 상실한 시점이 언제인지를 심리한 후 위 법리에 따라 소외 1이 피고에게 위 임차권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원심의 판단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시사점
위 사건은 임차인이 서울보증보험에 전세금보증보험 가입을 한뒤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자 서울보증보험에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하고 보험금 청구를 통해 임대차보증금 상당액을 보험금으로 받게 된 사건입니다.
그런데 서울보증보험은 법원의 임차권등기명령이 내려진 이후 아직 임차권등기가 경료되지 않았음에도 임차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였고, 임차인은 보험금을 지급받게 되자 임차권등기가 경료되지 않았음에도 이사를 나가는 바람에 분쟁이 발생하였던 것입니다.
결국 서울보증보험에서 패소하게 되는 결과가 나왔는데, 위 사례처럼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시라면 임차권등기가 최종 경료된 사실을 꼭 확인한 다음에 이사를 가실 수 있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하셔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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