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쟁점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임대차목적물을 인도하고 임차인이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의무가 발생하고, 임차인은 그에 상응하여 차임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① 임대인의 인도의무가 이행되지 않은 기간 동안 임차인에게 차임 지급의무가 면하여지는지,
② 임대인이 인도의무의 이행제공(열쇠를 입주지원센터에 맡기고 잔금 지급과 동시에 가져가라는 통지)을 한 것만 가지고는 인도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는지,
③ 선순위권리가 예정되어 있지 않을 때 임대인은 임차인이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확보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고 이는 인도하여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할 의무에 포함되는 의무인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하급심법원(수원지방법원 2022나72946 판결)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임대인의 인도의무가 실제로 이행되지 않았다면 그 기간 동안 임차인은 차임 지급의무를 면한다고 보았고, 임대인이 인도의무의 이행제공(열쇠를 입주지원센터에 맡기고 잔금 지급과 동시에 가져가라는 통지)을 한 것만 가지고는 인도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위 차임지급청구소송에서 패소한 원고가 대법원에 상고를 하게 되었는데, 대법원은 하급심 법원과 결론을 같이 하면서도 하급심 법원의 임대차 법리에 대한 해석에 잘못된 점이 있다는 판시를 하였습니다.
2. 대법원 판결요지
[대법원 2024. 9. 13. 선고 2024다256116 판결]
가. 관련 법리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인도하여 이를 사용ㆍ수익할 수 있도록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임차인은 이에 대하여 차임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민법 제618조, 제623조 참조).
이러한 임대인과 임차인의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차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하면 발생하는 것이고, 상대방의 의무 이행이나 이행의 제공이 있어야 비로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임차인의 차임 지급의무는 그가 임대인으로부터 목적물을 인도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임대차계약의 효력으로서 발생한다.
다만 임대인의 위와 같은 의무는 임차인의 차임 지급의무와 서로 대응하는 관계에 있으므로, 임대인이 이러한 의무를 불이행하여 목적물의 사용ㆍ수익에 지장이 있으면 임차인은 지장이 있는 한도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6다227694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의 판단
1)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한 이상 피고에게 차임 지급의무가 발생하고, 소외 1이나 원고들이 임대인의 의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제공하지 않는 경우에 비로소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으며, 소외 1이나 원고들이 이 사건 각 부동산을 현실적으로 인도하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의무를 이행제공하고 그 이행제공 상태가 계속된다면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각 부동산이 현실적으로 인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피고가 언제나 차임 지급의무를 면한다는 취지의 원심의 이유 설시는 적절하지 않다.
2) 그러나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열쇠는 2022. 3. 22.경까지 입주지원센터에 보관되어 있었는데, 소외 1이나 원고들이 이를 피고에게 알리고 보증금 잔금을 지급하면 입주지원센터에서 열쇠를 수령하여 갈 수 있다는 것을 통지하였다는 증거가 없다(원고들은 2020. 9. 14. 공인중개사를 통해 피고에게 알렸다고 주장하나 그 공인중개사가 이를 피고에게 알렸다는 증거가 없다).
그리고 임대인의 위와 같은 의무에는 임대차계약 당시 임대차목적물에 대한 권리관계 및 임대차계약의 내용에 비추어 임차인이 확보할 수 있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을 의무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상가건물에 대한 임대차에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목적물 인도와 사업자등록 및 확정일자를 받을 것이 요구되는데(「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제3조, 제5조 참조),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에는 이 사건 각 부동산 인도 전에 이를 제3자에게 담보로 제공한다는 특약이 있다는 등의 사정이 없음에도 원고들은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인도하기 전인 2020. 9. 14. 소외 3 회사에 채권최고액이 223,200,000원인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주어 피고는 위 회사에 대하여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원고들은 임대인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제공을 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이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사용ㆍ수익할 수 없었으므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이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결론은 정당하다.
3. 결론
위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정리하면,
① 임차인의 차임 지급의무는 임대인으로부터 목적물을 인도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임대차계약의 효력으로서 바로 발생하는 것이다.
② 임대인이 임대차목적물을 인도하지 않으면 임차인이 차임지급을 거절할 수 있으나, 임대인이 위 의무를 이행제공하고 그 이행제공 상태가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이 인도를 받지 않은 것이라면 임차인은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③ 임대인의 임차인에 대한 목적물 인도 및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에는 임대차계약 당시 임대차목적물에 대한 권리관계 및 임대차계약의 내용에 비추어 임차인이 확보할 수 있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을 의무도 포함된다.
위와 비슷한 상황에 처하시어 법리 해석이 필요하거나 다툼이 발생하신다면 반드시 부동산전문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받으셔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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