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민사법 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토지의 매매계약은 매수인의 사용목적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해당 토지의 현황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해당 토지를 매입한 후에 개발하여 그 이익을 취득하고자 하는 경우입니다.
그 중 후자의 경우, 전자에 비해 법률 분쟁이 발생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토지 개발이라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고, 부동산경기에도 워낙 민감하다 보니 예상과 달리 개발이 어그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이렇듯 개발이 어그러질 때에는 서로 간의 손해를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일단 개발을 중지하는 것이 손해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간혹 부동산 중개인이 무리하게 계약을 강행하려 하다가 오히려 매도인과 매수인의 손해를 키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드리는 사례가 바로 그러한 사례입니다.
토지를 팔라는 제안
이 사건의 의뢰인은 수년 전에 지방 소재의 토지를 상속받았습니다. 넓은 토지였지만 당장 무언가를 해볼만한 토지는 아니었기 때문에 의뢰인은 이따금 세금이나 납부하면서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의뢰인은 일면식도 없던 A씨로부터 한 통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나는 부동산 개발업자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의뢰인 소유의 토지를 사려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토지를 사면, 내가 그 땅을 개발할 생각이다. 그러니 땅을 팔아라"
라는 것이었습니다.
A씨의 중개 하에 토지 매도
의뢰인은 A씨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A씨가 데려온 사람들에게 토지를 팔기로 한 것입니다.
이후 A씨는 중개인 역할을 자처하며 의뢰인과 매수인들 사이에서 의사 소통을 도맡아 했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A씨의 중개 하에 매수인들에게 토지를 매도하고, 계약금을 받았습니다.
매수인의 잔금 지급 지연, A씨가 잔금 일부를 대신 지급함
이후 매수인은 A씨와 해당 토지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매수인과 A씨의 계획과는 달리 토지 개발이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았던 듯 합니다.
결국 매수인은 약속된 잔금지급기한에 잔금을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의뢰인은 A씨를 통해 매수인에게 잔금을 빨리 지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는데요.
의뢰인이 계약을 해제해버리면, 이 사건 토지를 개발해서 이익을 얻으려던 매수인과 A씨의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었고, 이 경우 매수인 뿐만 아니라 A씨도 피해를 입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A씨는 며칠 뒤 의뢰인의 계좌로 잔금을 입금했습니다. "매수인이 잔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다"라면서요.
의뢰인은 매수인으로부터 직접 입금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잔금을 지급받았고, A씨가 매수인을 대신하여 입금한 것이라 여겼기 때문에 달리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부동산 개발 사업의 실패
그로부터 얼마 후, A씨와 매수인이 계획했던 부동산 개발 사업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이 부동산 개발 사업의 실패는 매도인인 의뢰인과는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의뢰인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습니다.
A씨는 의뢰인에게 자신이 지급한 매매대금이 '대여금'이라고 주장하며 소 제기
그런데 갑자기 예상치도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A씨가 앞서 자신이 의뢰인에게 입금한 돈이 매매대금이 아니라 대여금이라고 주장하며 의뢰인을 상대로 대여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 당초 A씨는 매수인과 명확한 합의 없이 일단 A씨가 먼저 의뢰인에게 매매대금을 납부하고, 추후 부동산 개발 사업이 성공하면 그 사업 수익에서 A씨가 지급한 매매대금을 공제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수익을 얻지 못하게 되자 A씨는 자신이 지급한 매매대금을 회수할 길이 없어졌고, 이 돈을 의뢰인에게 받아내기 위해 대여금이라는 주장을 펼쳤던 것입니다.
매수인이 아닌 사람이 매매대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례적인 경우이기에
대다수의 매매계약에서 매매대금은 매수인이 매도인 명의의 계좌에 돈을 입금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A씨는 매수인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매매대금을 의뢰인에게 입금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무작정 대여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A씨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중개해온 점, 매수인과 A씨가 과거에 의뢰인에게 A씨가 의뢰인에게 지급한 돈이 매매대금임을 전제로 내용증명을 보냈던 사실이 있는 점, 의뢰인은 매수인과의 다른 법률분쟁에서 A씨로부터 잔금을 지급받았음을 전제로 일관성 있게 법률대응을 해 왔던 점, A씨가 그간 의뢰인에게 대여금 청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A씨로부터 받은 돈이 매매대금이 아니라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하였습니다.
의뢰인 전부 승소
그 결과, 재판부는 A씨가 의뢰인에게 지급한 돈을 대여금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만, 의뢰인이 A씨에게 대여금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선고된 것입니다.
이로써 의뢰인은 A씨와의 분쟁에서 전부 승소할 수 있었습니다.
부동산 개발업자, 중개업자 등과의 분쟁은 특히 신중하게 대응하여야 합니다.
부동산 관련 소송을 진행하다보면 토지개발업자나 부동산 공인중개사 등이 끼어서 분쟁을 복잡하게 만드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이때 개발업자나 중개업자는 얄팍하게나마 법률지식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고, 한 마디의 말실수를 꼬투리잡아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실관계를 이끌어가려고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게다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때그때 말을 바꾸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인이 상대하기에는 매우 까다롭습니다.
이 사건의 부동산 개발업자 A씨도 같은 돈을 두고 처음에는 매매대금이라고 하다가, 일이 틀어지자 갑자기 대여금이라고 주장하면서 의뢰인을 난처한 상황에 빠뜨렸는데요.
이렇듯 개발업자 또는 중개업자와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는 반드시 신중하고 치밀하게 법률대응을 하셔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민사법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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