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민사법&부동산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가족이나 지인들끼리 돈을 빌리고, 빌려주고 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약속대로 돈을 잘 빌리고 갚으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간혹 채무자측의 사정이 악화되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채권자는 본래 채무자와 가까운 사이였다 보니 채무자의 어려운 사정을 익히 알게 되고, 결국 돈을 받아내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포기하는 듯 했던 채권자가 갑자기 마음을 바꾸어 채무자에게 돈을 갚으라고 소송을 거는 경우가 있는데요. 대개는 채무자와의 관계가 악화된 경우입니다.
이럴 때 채무자는 도의적으로는 돈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돈을 갚을 형편이 되지 않는 상황에 깊은 고민에 휩싸이게 되는데요.
돈을 갚기 전,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체크해보시기 바랍니다.
도의적인 면을 떠나 법적으로만 보자면, 해당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면 채무자는 돈을 갚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오래 전에 빌린 돈을 갚으라며 대여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받아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대여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대여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기본적으로 돈을 갚기로 한 날부터 10년입니다.
다만 그 대여금 채권이 상행위로 인한 채권, 즉 영업과 관련된 채권인 경우의 소멸시효는 5년입니다. 예를 들어 채권자가 은행이나 카드회사와 같은 금융기관이라거나,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사업용으로 사용하겠다는 목적을 밝히고 돈을 빌린 경우에는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따라서 개인 사이의 거래는 사업과 관련되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부분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오래된 대여금을 갚으라고 소를 제기당한 사례
20년 전, 의뢰인은 가족으로부터 돈을 빌림
의뢰인은 20년 전, 지인으로부터 좋은 투자처가 있다며 투자해볼 것을 권유받았습니다.
당시 의뢰인은 해당 투자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고, 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돈은 물론이고 가족으로부터도 돈을 빌려 그 돈도 같이 투자했습니다.
문제는 그 투자가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입니다. 의뢰인은 투자회사를 상대로 형사고소도 하고, 민사소송도 진행했지만 투자금을 한 푼도 찾지 못하고 길거리에 나앉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결국 의뢰인은 가족에게 빌린 돈도 갚지 못했습니다.
20년만의 소 제기
의뢰인의 가족은 의뢰인이 투자에 실패해 큰 위기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에 의뢰인에게 빌린 돈을 갚지 않아도 좋으니 의뢰인의 인생을 다시 잘 살아보라고 당부했습니다.
문제는 그로부터 약 20년 뒤였습니다.
집안에 분쟁이 생기면서 의뢰인과 가족의 사이가 크게 틀어진 것입니다.
의뢰인에게 돈을 빌려주었던 가족은 20년만에 의뢰인을 상대로 대여금을 갚으라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소멸시효 완성 항변
마음같아서는 의뢰인도 가족에게 돈을 갚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하루하루의 생계가 막막했던 의뢰인에게는 도저히 돈을 갚을 능력이 없었습니다. 이런 사정을 가족에게 설명해보려 했지만 연락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법률사무소 아란을 찾아 소송 대응을 맡겨 주셨습니다.
원고는 일부변제를 받았다고 주장
소송 과정에서 원고(채권자)는 피고에게 돈을 빌려준 지는 오래되었지만,
그동안 현금으로 이자를 지급받았다
1년 전에는 계좌이체로 이자 일부를 받았다
그러니 소멸시효가 중단되었고, 의뢰인이 소멸시효의 이익을 포기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현금 변제 부인, 계좌이체 내역은 이자가 아닌 점을 강조
이 사건에서는 아래와 같은 점을 중점적으로 변론하였습니다.
의뢰인은 현금으로 이자를 지급한 적이 없다.
1년 전의 계좌이체는 가족 행사에 사용할 돈을 지급한 것일 뿐, 이자가 아니다.
아울러 의뢰인이 1년 전 계좌이체를 했던 가족의 계좌에 대한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을 통해 그즈음 원고가 다른 가족으로부터도 행사 진행 명목으로 돈을 지급받았음을 밝혀냈습니다.
소멸시효 완성, 의뢰인(채무자) 승소!
결국 법원은 원고가 피고(의뢰인)에게 돈을 빌려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의뢰인은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마음과 현실은 다르기에
이 사건의 의뢰인은 자신도 돈이 있으면 갚고 싶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하셨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소송에서 패소해서 압류라도 당하게 되면 도저히 살 길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멸시효 항변을 하는 방법을 선택하셨는데요.
본래 소송에서 승소한 경우, 패소한 사람을 상대로 변호사비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청구금액이 상당했기 때문에 의뢰인이 상대방에게 받아낼 돈도 꽤 컸는데요. 의뢰인은 그것만큼은 하지 않으시겠다며, 상대방에 대한 소송비용을 청구하지 않으시겠다고 했습니다.
소송을 이기고서도 얼마나 무거운 마음이셨을지가 익히 짐작이 됩니다.
마음으로는 상대방의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고 싶은데, 현실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오늘의 소송이 바로 그런 소송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민사법&부동산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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