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억 횡령 혐의 - 구속 대신 불입건?
나는 꿈을 이루었다. 어렸을 때부터 내가 희망하는 건물을 짓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금 조그만 건설회사를 운영하며 꿈의 삶을 살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건설회사를 운영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건설의 특성상 자금 없이 시작할 수는 없다. 그래서, 사업 초기에는 오래된 주택을 매입한 뒤, 리노베이션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다음은 실제 의뢰인 사건을 각색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리노베이션이라고 해도 완전히 건물을 허물고 다시 짓는 것 못지않은 노력이 들어간다. 건물 하나 지으면 10년이 늙는다는 말이 있다. 나도, 리노베이션을 하며 참 고생도 많이 했다. 하지만, 내가 꿈꾸던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신이 났다. 다행히 예쁘게 만든 집을 집매입, 리노베이션 비용을 더한 가격의 몇 배를 받고 팔기를 반복하고, 집 한 채 리노베이션이 여러 채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바뀌는 등 사업은 점점 순풍순풍 잘 되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지금은 조그만 규모이지만 건설회사를 여럿 갖고 있는 중소기업이 되었다. 작은 규모의 회사를 여럿 만들 수밖에 없었던 건 입찰 때문이다. 입찰은 매번 조건이 다르다. 여기에 회사의 규모도 중요하기에 내가 하는 건설 쪽은 작은 규모의 회사를 여럿 갖고 있는 것이 유리할때가 많다.
김 팀장, 지금 입찰조건을 맞추어야 하니까,
자본금 일부를 C 사로 옮겨주세요.
김 팀장, B 회사 운영자금이 조금 부족하네,
A 쪽 대금을 일찍 받았으니 B 쪽으로 먼저 옮겨주세요.
김 팀장은, 우리 회사 회계팀장이다. A, B, C 모두 내가 대표이사이지만 개인회사는 아니다. 이 때문에 자금을 회사끼리 옮기는 건 조금 까다롭다. 하지만, 입찰조건을 맞추기 위해서라든지, 운영자금이 급하게 필요할 때 등은 정식 형식을 갖추어 형제 회사끼리 자금 이동이 빈번하다.
“회사 계좌에서 인출된 돈의 흐름이 이상합니다. 약 19억 정도의 자금 출처에 대해서 문의할 내용이 있으니 조사를 받으러 나와 주세요.” 어느 날 갑자기 경기도 북부 경찰서에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자금 흐름이 의심스러워 조사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잘못한 건 없었지만 겁이 덜컥 났다.
사실 건설회사에서 공공연히 벌어지는 꼼수조차 피하던 내가 어떤 혐의가 있다는 걸까? 19억이라니? 워낙 형제 회사끼리 자금이 빈번히 오가니 19억이 어떤 건인지조차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별생각이 다 들었다. 혹시 나도 모르게 자금 담당이? 에이 아니겠지…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잘 수 없었다.
북부 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가기 전 여러 대형 로펌의 변호사와 상담을 진행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니 신경 쓰이는 말이 있었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없다.” 스스로 아무리 결백하다고 믿더라도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로 바뀌고,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큰일 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이 시점에서는 비용이 문제가 아니었다.
여러 로펌과 상담을 하고 나니 더욱 겁이 났다. 횡령 액수가 인정되면 특경가법에서 형법상 횡령죄로 법정구속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아는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믿을만한 변호사를 선임하기로 했다. 내가 있는 곳과 거리는 멀지만, 정현주 변호사의 블로그 등을 통해 여러 가지 진행 사건 이야기를 읽어 보니 마음이 움직였다.
경찰 수사관을 만나기 전에 법률사무소 봄 정현주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마음이 크게 진정되었다. 특히 수사할 때 같이 입회해 준다는 말이 크게 위로되었다. 두 번째 수사 때 일이다. 수사관이 같이 입회한 정현주 변호사에게 말했다. “변호인 의견서를 너무 잘 써 주셔서요.” 이 말을 듣자마자 덜컥 울음이 나올 것 같았다. 그간의 마음 졸였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19억 횡령 혐의에 대해서, 결국 혐의 없음으로 불입건 결정이 난 이 사건에 대한 자세한 승소 사건 설명은 다음 포스팅을 보면 된다. 참고로, 수사 단계에서부터 소송까지 “변호인 의견서"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으로 소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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