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민사법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해 애를 먹는 임차인들 중 처음부터 소송을 하고 싶어하고, 경매를 하고 싶어 하는 분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누구든지 법의 힘을 빌리지 않고 원만하게 보증금을 받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하니까요.
문제는 세입자의 뜻과는 달리 집주인이 원만하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때 세입자는 어쩔 수 없이 집주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소송에서 이긴 후 강제집행을 통해 보증금을 회수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는데요.
오늘은 실제로 오피스텔 전세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해 소송을 제기하고, 그 판결문으로 경매를 진행하여 보증금 전액을 회수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경매를 위한 필수 조건 - 집행권원 확보
당연한 말씀입니다만, 경매는 아무나 신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채권자라 할지라도 '집행권원'이라는 것이 있어야만 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집행권원이 바로 판결문 또는 확정된 지급명령입니다.
따라서 경매를 해서라도 보증금을 반환받아야겠다고 생각하신다면, 소송을 해서 판결문을 확보하거나, 지급명령을 신청해서 확정시켜야만 합니다.
오늘의 의뢰인은 집주인에게 소송서류가 잘 송달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지급명령으로는 사건 진행이 불가했고, 소송을 제기하여 경매를 위한 판결문을 확보하였습니다.
집주인의 재산 조회
이후 의뢰인은 확보한 판결문을 가지고 집주인의 다른 재산이 있는지 확인해보았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사건의 집주인은 현재 신용불량상태였고, 달리 강제집행을 할만한 가치있는 재산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셀프낙찰까지 염두에 둔 경매신청
이 사건의 의뢰인이 받지 못한 보증금은 1억 7천만 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의뢰인이 살던 오피스텔의 시세는 1억 7천만 원 내지 2억 원 가량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전세 보증금과 매매 시세가 얼마 차이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경매에서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까지도 고려해야만 했는데요.
의뢰인과의 충분한 상의 끝에
최대한 제3자가 낙찰받을 때까지 기다린다
제3자가 낙찰받지 않을 경우, 의뢰인이 셀프로 낙찰을 받기로 한다
위와 같은 두 가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임차인에게 대항력이 있고, 전세가와 매매가가 얼마 차이나지 않는 경우, 경매를 진행하더라도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당연히 임차인을 보증금 회수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되면 임차인은 경매를 위한 시간과 비용을 모두 부담했지만 결국 한 푼도 건지지 못한 채 경매를 계속할 수도 없고 경매를 중단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제3자가 낙찰받을 때까지 최대한 기다리되, 최악의 경우 임차인이 스스로 낙찰받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후에 경매를 진행하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위와 같은 모든 고려를 거쳐 최악의 경우 셀프낙찰을 받기로 하고 경매를 신청하였습니다.
1년간의 경매 진행
경매신청 후, 감정평가를 해보니 의뢰인의 전셋집의 감정가는 1억 8천만 원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의뢰인의 전세금보다 1천만 원 높은 금액이었지만 별 차이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에 2~3차례의 매각기일을 지켜본 후, 계속해서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때 셀프낙찰을 받기로 하고 경매 상황주시했습니다.
그러던 중, 2회 매각기일에서 낙찰자가 나타났습니다!
의뢰인의 전세금보다 약 5백만 원이 높은 금액으로 제3자가 입찰을 하였고, 낙찰을 받은 것입니다.
끝인 줄 알았으나...
제3자가 보증금을 상회하는 금액으로 낙찰을 받았으니 이로써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은 경매를 신청하기에 앞서 먼저 기존 집주인에게 통지하고 이사를 나온 상태였기 때문에 거주하지 않은 기간에 대해서는 당연히 관리비를 납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낙찰자는 의뢰인에게 '거주했건 안했건 밀린 관리비를 모두 지급하지 않으면 명도확인서를 써주지 않겠다'라거나, '디지털도어락이 고장나서 수리비를 지출했으니 그 수리비를 지급해야만 명도확인서를 써주겠다'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였는데요.
명도확인서를 받아내기 위해서 주지 않아도 될 돈을 줄 수는 없겠죠.
이에 저희 사무소에서는 한편으로는 낙찰자에게 명도확인서를 교부할 것을 촉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명도확인서 없이도 배당을 받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였습니다.
끝내 명도확인서를 주지 않을 것 같던 낙찰자는 저희 사무소와의 오랜 실랑이 끝에 배당기일 직전에 의뢰인에게 명도확인서를 교부해 주었습니다.
전세 보증금 + 경매 집행비용 모두 수령
그리고 마침내 다가온 배당기일에서 의뢰인은 보증금은 물론이고 경매에 들인 집행비용까지도 모두 회수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사무소에서 의뢰인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23. 5.이었습니다. 이때 바로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하고, 소장을 접수하였는데요.
의뢰인이 전세 보증금을 모두 배당받은 것은 2024. 12.이었습니다.
1년 7개월의 긴 시간동안 의뢰인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고, 오랜 기다림 끝에 결국 보증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었는데요.
긴 시간의 기다림에 걸맞는 좋은 결과를 전해드릴 수 있어 저에게도 참으로 보람찬 사건으로 기억됩니다.

경매는 피하고 싶은 일이지만, 때론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임차인이 전세 보증금을 받지 못해 소송을 하고, 자신이 살던 집을 경매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당연히 피하고 싶은 일이고, 결코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지요.
하지만 때로는 피하고 싶어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있습니다.
집주인에게 다른 재산이 없고, 달리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할 방법이 없을 때, 집주인과 연락이 닿지 않을 때... 이럴 때 세입자는 어려운 선택이지만 경매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매를 하면 최소한 내가 살던 집의 가치만큼은 회복이 되지만, 경매를 하지 않고 기다리면 아무런 문제도 해결되지 않기 때문인데요.
때로 어려운 선택이 가장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오늘의 의뢰인이 1년 7개월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결국 보증금 전액을 회수하신 것처럼 말이지요.
그러므로 전세 보증금을 받을 가능성이 요원하다면, 현실을 직시하시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잘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결단이 늦을수록 문제 해결도 늦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민사법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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