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자 하는 분들이나 위자료청구소송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 중에는 증거수집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두 사람의 내밀한 사생활을 탐지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증거수집 방법 중 상당수는 위법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서 도리어 본인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많은 주의를 요합니다.
오늘은 그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A는 배우자인 B가 가정불화로 집을 나가자 B가 불륜을 저지르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미행하였습니다. B는 어느 원룸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집을 알아낸 A는 이후 두 사람이 밀회하는 날, 미리 알아 놓은 원룸 건물로 가서 사다리를 이용하여 건물의 베란다를 통해서 원룸 방 안으로 침입하였습니다.
A는 B와 상간남 C가 속옷만 입고 침대에 나란히 누워서 끌어안고 있는 불륜 장면을 목격하였고, 이를 촬영하였습니다. 촬영 후 A는 격분하여 B의 전신을 발로 걷어차고 주먹으로 수회 때려서 상해를 입혔습니다. 그리고 이를 제지하는 C에게도 상해를 가했습니다.
A는 결국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상해죄, 주거침입죄 등으로 기소되었습니다. 주거침입이나 상해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없이 A에게 혐의가 인정되었습니다.
A는 두 사람의 불륜을 확인할 목적으로 휴대폰의 동영상 촬영 기능을 켜 놓은 상태에서 주거에 침입하였습니다. 방안으로 들어갔을 때 B는 어깨와 팔이 노출되는 옷을 입고 전신에 이불을 덮은 채로 누워있었습니다. C는 바로 옆에서 팬티를 입은 채 하체에 이불을 덮고 함께 누워 있었습니다.
이들은 동시에 A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A는 계속해서 이불 속으로 얼굴을 감추는 B의 모습과 이불을 걷어내고 팬티를 입은 채 일어나는 C의 모습을 약 5초간 휴대전화로 촬영하였습니다. 이 같은 A의 행위가 성폭력처벌법의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성립될지가 문제되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으며, 인격체인 피해자의 성적 자유와 함부로 촬영당하지 아니할 자유를 보호하는 죄입니다. 다만 촬영하는 부위는 성적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라야 합니다.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의 관점에서 성욕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고려하고, 아울러 피해자의 옷차림, 노출의 정도, 촬영자 의도, 촬영 경위, 촬영장소, 촬영 각도, 촬영거리,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1심에서는, ①B가 A와 장기간 결혼 생활을 한 배우자이고, ②C는 A와 같이 50대의 중년 남성이고, ③B는 어깨 부분이 드러난 옷을 입고 전신에 이불을 덮고 있어서 노출된 신체는 얼굴, 어깨, 팔 다리의 일부라는 점, ④C가 이불을 걷어내고 일어나면서 스스로 속옷을 노출한 점, ⑤두 사람이 나란히 누워있는 외에는 특별히 성행위 등 성욕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동을 하는 모습이 촬영되지 않은 점, ⑥특정 신체부위를 부각하여 촬영하지 않은 점, ⑦방에 들어가 서 있는 위치에서 불륜을 확인할 목적으로 양 5초간 촬영한 점으로 볼 때 성욕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신체 부위를 촬영한 것이 아니라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카메라등이용촬영죄 부분은 무죄가 나왔습니다.
이에 검사가 항소하였는데요. 항소심 법원은 성적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란 특정 신체 부분으로 일률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촬영의 맥락과 촬영의 결과물을 고려하여 “그 같은 촬영을 하거나 당하였을 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즉 완전히 벗은 몸이 아니라도 촬영당하는 상황 자체가 수치심을 유발하고 치욕스럽다면 죄가 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띄고 있습니다.
촬영 당시 ①아침 7시가 되기 전 이른 아침시간이어서 두 사람이 아직 잠자리에서 벗어나지 않아 거의 벗은 차림으로 함께 있을 것이 예상되었고, ②실제로 두 사람은 속옷차림이었고 ③맨살이 그대로 촬영되었고, ④A의 비정상적인 출입행태로 피해자들이 수치스러움과 공포를 느끼기에 충분했다면서 A에게 카메라등이용촬영죄를 인정하였습니다.
즉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것도 아니고, 옷을 완전히 벗은 것도 아니고, 속옷을 입고 있었고, 이불을 덮고 있었어도, 이른 아침 침실에 들어가서 사진 촬영하는 것 자체가 성욕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말이 되네요.
감정에 휘말려 무리한 증거 수집을 시도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적법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동일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안전한 방법도 많이 있습니다. 합법적인 방법으로 상황을 해결하고 불필요한 법적 리스크를 피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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