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은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공판준비,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정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 제3항은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검사 및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피의자가 형사재판에서 내용을 인정한 때에 한하여 증거능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여기에서의 피의자신문조서는 ‘공범’인 피의자의 피의자신문조서도 포함된다고 봄으로써, 다른 공범의 피의자신문조서를 공범인 피고인이 재판에서 내용부인할 경우 당해 피고인의 형사재판에서 다른 공범의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시합니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23도3741 판결, 대법원 1996. 7. 12. 선고 96도667 판결 등 참조).
이처럼 판례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제3항을 해석함에 있어, 공범인 피고인이 다른 공범인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피신조서를 부인할 경우 그 증거능력을 부인하는데, 그렇다면 공범으로 수사받은 피의자가 기소되지 않거나 공범으로는 기소되지 않는 경우에도 증거능력이 부인되는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19노1342 판결은, "당심의 공판검사는 공범으로 기소되지 아니한 B에 대한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의자신문(증거목록 12번)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을 적용하여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살피건대, 공범관계에 있는 피의자는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고 다른 공범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위험성이 있고, 공범이라는 지위의 불안정성과 이해관계의 상충 등에 따라 그 진술에 허위나 왜곡이 개입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고려에서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다른 공동피고인 또는 피의자에 대한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은 당해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과 다름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당해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하여야만 증거능력을 부여할 수 있는 것으로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이러한 취지는 이 사건과 같이 당초 경찰 단계에서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의 지위에서 조사받았으나 당해 피고인과 '공범인' 공동피고인으로 기소되지 않은 피의자(즉 '공범관계에 있었던 피의자')에 대한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에도 그대로 미친다. 따라서 위와 같은 관계에 있었던 사람에 대한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를 당해 피고인에 대한 유죄로 증거로 채택하기 위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의 엄격한 요건에 의하여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하면서, 당초 경찰 단계에서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의 지위에서 조사받았으나 당해 피고인과 '공범'으로 기소되지 않은 피의자(즉 '공범관계에 있었던 피의자')에 대한 피신조서를 기소된 공범인 피고인이 부인한 경우 증거능력을 부인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0도6393 확정).
대전지법 2021노3464 판결도 위 판결과 같은 취지에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은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당해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유죄의 증거로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다른 피고인이나 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당해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채택할 경우에도 적용되므로,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다른 피의자에 대하여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피의자의 법정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는 등 제312조 제4항의 요건을 갖춘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해 피고인이 공판기일에서 그 조서의 내용을 부인한 이상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고(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2865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286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수사기관에서 공범으로 조사받은 공동피의자가 무혐의처분을 받아 기소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2도2937 판결 참조)"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3도10609 확정).
또한 위 대전지법 2021노3464 판결이 인용하는 대법원 2012도2937 판결과 그 원심 서울고법 2010노2144 판결을 함께 살피면, 서울고법 2010노2144 판결은 피고인과 공범으로 기소되지 않았으나 공범으로 피고소되어 공범인 피의자로 수사받은 공소외 17의 사경 피신조서를 기소된 피고인이 부인한 사안에서, "공소외 17이 피고인과 공범으로서 기소되지 않은 이상, 공동 피고소인의 지위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를 내용부인한다고 하여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는데,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판단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은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당해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유죄의 증거로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다른 피고인이나 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당해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채택할 경우에도 적용되므로,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다른 피의자에 대하여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피의자의 법정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는 등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의 요건을 갖춘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해 피고인이 공판기일에서 그 조서의 내용을 부인한 이상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인바(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286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공동피의자 공소외 17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에 관하여 피고인 1이 그 내용을 부인하더라도 공소외 17이 제1심 법정에서 진정성립을 인정한 이상 그 증거능력이 있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라고 판시하면서, 불기소된 공동피의자(공동피고소인)의 수사기관 조서를 기소된 공범이 부인하는 경우 증거능력이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전지법 2021노2389 판결 역시 “변경 전 공소사실과 달리, 변경된 공소사실은 피고인과 B의 공모에 관한 내용이 제외되어 있다. 그러나 피고인과 B은 당초 공범관계에 있다는 전제 하에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고, 이에 따라 피고인은 B과 공모하여 C으로 하여금 B을 도피하게 하도록 교사하였다는 변경 전 공소사실로 기소되었으며, 이후 이 법원에서 변경된 공소사실에 의하더라도 기본적 사실관계에는 변함이 없다. 이러한 경우 변경된 공소사실에 피고인과 B이 공범이라는 점이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피고인과 B은 형사증거법상 공범 내지 이에 준하는 관계로서 B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에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하나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여러 명이 관여한 경우 서로 자신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려는 것이 일반적인 인간심리이므로, 만일 위와 같은 경우에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인권보장을 위해 마련된 위 규정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여 부당하고 불합리한 결과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20. 6. 11. 선고 2016도9367대법원 2020. 6. 11. 선고 2016도936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 B의 경찰 진술서(증거목록 순번 5번), ㉯ B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증거목록 순번 14번)는 피고인이 내용부인의 취지로 부동의한 이상, 마찬가지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하면서, 당초 공범관계라는 전제로 수사받았으나 공범관계라고 공소사실에는 기재되지 않은 자의 수사기관 피신조서를 기소된 피고인이 부인할 경우 증거능력이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만약 기소된 피고인이 다른 공범의 피신조서를 내용부인하는 경우 다른 공범의 기소 여부라는 사정에 따라 그 증거능력 여부가 달라진다면 ① 검사의 자의적 기소를 통한 피신조서 증거능력의 취사선택이 가능해질 수 있고, ② 수사기관이 실질적인 공범에 해당하는 피의자를 ‘참고인’으로서 조사하고 송치하지 않거나 기소하지 않음으로써 공범인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피고인이 내용부인할 수 없도록 하는 폐단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과 '공범인' 공동피고인으로 기소되지 않은 피의자(즉 '공범관계에 있었던 피의자')에 대한 수사기관 피신조서는 피고인이 그 내용을 부인한다면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는 위의 법원의 입장이 타당하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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