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깡]여신전문금융업법 가공거래 규정과 처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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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깡]여신전문금융업법 가공거래 규정과 처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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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깡]여신전문금융업법 가공거래 규정과 처벌 문제 

김상훈 변호사

1.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금지하는 가공거래

과거에 신용카드업법이었던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신용카드업, 할부금융업, 신기술사업금융업 등에 관한 내용과 각종 규제 등을 규정하고 있는 법입니다. 신기사와 같은 투자업에 관한 규정은 일반 사람들과는 큰 관련이 없는 규정인 반면, 일반 사람들은 대부분 신용카드를 이용한 각종 범죄나, 신용카드 결제거절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여전법을 접하게 됩니다.

특히 신용카드범죄 중 예전에도 그랬고 경기가 나빠지고 있는 최근에는 자금 마련을 위한 속칭 '카드깡'이 성행하는데, 여전법은 바로 이 카드깡을 금지하고 있고 카드깡을 하였을 때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여전법 제19조 제5항 제1호는 신용카드 가맹점으로 하여금 물품의 판매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이 없이 신용카드로 거래한 것처럼 꾸미는 행위를, 제2호는 신용카드로 실제 매출금액 이상의 거래를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실물거래가 없음에도 거래가 있는 것처럼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신용거래를 발생시키는 가공거래나 실제 거래액보다 과한 거래액이 있는 것처럼 꾸며 신용거래를 발생시키는 가공거래를 금지하는 규정입니다.

여전법 제70조 제3항 제2호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통하여 자금을 융통하여 준 자 또는 이를 중개, 알선한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면서 가목은 "물품의 판매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하거나 실제 매출금액을 넘겨 신용카드로 거래하거나 이를 대행하게 하는 행위"를 정하면서, 위 제19조 5항 제1호, 제2호의 가공거래행위를 행한 자에게 형사처벌을 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2. 문제 상황

그런데 위 여전법 제70조 제3항 제2호를 자세히 살피면, 가공거래를 통하여 "자금을 융통하여 준 자 또는 이를 중개, 알선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신용카드 가맹점인 음식점을 운영하는 A가, 음식점 운영비 마련을 위해 아내인 B의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음식점에서 음식을 사먹지 않았음에도 음식값을 결제하고, 카드사로부터 음식값을 지급받은 경우, A는 여전법이 금지하는 카드깡을 한 것이고, 그로 인해 여전법위반을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게 될까요?

여전법은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매출전표를 작성하여 신용카드회원 또는 제3자에게 자금을 불법대출하고 지정기일에 이를 미상환한 경우 가맹점이 신용카드사에 대금을 청구하는 등 신용카드를 이용한 사채놀이의 사례가 다수 발생하여 이를 처벌하기 위한 목적으로 위의 가공거래를 처벌할 목적을 가지고 있는데, 이 같은 신용카드를 이용한 불법대출행위는 통상 고리대금업자가 유령가맹점을 개설하거나 또는 신용카드 가맹점 등과 공모하여 자금이 급히 필요한 신용카드회원의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고리의 이자 및 수수료 등을 공제한 일정액을 신용카드회원에게 대출하면서 신용카드 가맹점 명의의 매출전표 용지에 대출금과 이자 및 수수료를 합산한 금액을 기재하고 카드소지인의 서명을 받은 후 이를 카드사에 제시하여 금전을 지급받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는바, 이 과정에서 불법대출을 받는 신용카드회원은 대출금 외에 고리의 이자 및 수수료를 부담하지만 불법대출을 실행한 가맹점은 회원의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카드회원이 부담하는 위 고리의 이자 및 수수료 상당의 이익을 취하고 신용카드 거래 및 금융질서를 문란케 할 가능성이 있어 처벌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불법대출을 해 준 자들에 대한 제재장치 마련 차원에서 규정된 처벌조항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입법취지에 따라 여전법상 가공거래만을 한 자에 대한 처벌조문은 '가공거래를 통해 자금을 융통하여 준 자'와 이를 '중개, 알선한 자'만을 처벌한다고 정할 뿐, 돈을 '스스로 융통받은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고, 융통하여 준 자와 융통받은 자는 대향적 행위를 하는 상대방이므로(대향범) 형법 일반 공범 규정으로 처벌할 수도 없습니다.

3. 법원의 판단

이러한 취지에서 법원 역시 자금을 융통하여 준 자가 아닌, 신용카드 가맹점이 타인의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자신의 업장에서 가공매출을 발생시켜 입금된 카드대금을 수취한 경우 - 사기죄 등은 별론으로 하고- 해당 신용카드 가맹점은 자금을 타인에게 '융통하여 준 자'가 아니고 '스스로 융통받은 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여전법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17고정1011 판결). 즉 여전법 제19조 제5항이 금하는 가공거래임은 분명하나, 자금을 융통하여 제3자에게 대출해주거나 이를 알선, 중개한 행위가 아닌, 돈을 스스로 융통받은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은 없으므로 여전법위반 범죄사실은 무죄라는 것입니다.

죄형법정주의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1차적으로 법문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고, 2차적으로 입법취지와 유사사례에 대한 검토를 거쳐 법문의 통상의 해석 범위 내에서 해석된 대로 법을 적용하여야지, 처벌 필요성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거나 입법자가 실수한 것 같다는 생각만으로 법문의 헤석범위를 유월하여 함부로 처벌범위를 확대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4. 카드깡을 통해 자금을 스스로 융통한 자는 아무 처벌도 받지 않는 것인가?

물론 위 사안은, 사기죄로는 충분히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거래가 없었음에도 있었다고 카드사에 기망하여 카드대금을 지급받음으로써 사기죄 범죄는 완성되었기 때문입니다(후에 정상적으로 카드대금 상당액을 카드사에 지급했더라도 사기죄 기수입니다).

다만, 수사기관은 여전법과 사기죄가 동시에 문제되는 경우 실제로 카드사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가 아닌 경우에는 주로 형사처벌 정도가 약한 여전법위반으로만 기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떤 경우에는 위의 문제 상황처럼 여전법위반은 성립하지 않음에도 사기죄로 기소하지 않고, 끝까지 공소장변경도 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되는 경우가 있고, 법원도 위의 문제 상황에서 피고인이 죄를 인정한다고 하면 여전법위반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고 그냥 유죄판결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법원이 위의 문제 상황이 명백히 법문상 여전법위반이 아님에도 유죄판결을 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먼저 1) 어차피 사기죄도 성립될 수 있고 사기죄 형량이 더 센데 피고인 측이 여전법위반을 다투지는 않는 상황에서 굳이 여전법위반은 안 된다고 검사에게 검토요청하면 검사가 사기죄로의 공소장변경을 통해 피고인에게 불리한 상황이 발생하니 그냥 경한 여전법으로 처벌한다. 2) 또는 어차피 검사도 검토 안 했고 피고인 측도 죄를 인정하니 굳이 법원이 직권으로 깊이 검토할 필요 없다, 여전법이 금지하는 행위를 한 것은 맞으니까. 뭐가 됐든 법에 따른 정상적인 판단은 아니나 실제로 우리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렇게 죄가 아닌 행위에 대해서도 죄라고 인정하는 경우가 많고, 변호사들도 전략적으로 여기에 동참하기도 합니다. 굳이 변호사가 여전법위반이 아니라고 논증하다가 더 심한 사기죄로 의뢰인을 처벌시킬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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