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경업금지 사례 드디어 내 병원을 개업했는데.. 당했다!
미용실 업종의 경우 경업금지약정과 관련된 분쟁이 종종 일어난다. 특정 헤어샵에서 고용되어 일을 하다 독립하면서 이런 경우가 종종 생기기도 한다. 근로계약서에 서명할 때 경업금지약정과 관련된 조항이 있었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수년 뒤 이런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새로 창업을 하다 분쟁에 휘말리기도 한다. (이와 관련한 법률사무소 봄 의뢰인 사례에 대해서는 아래 동영상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경업금지약정은 미용 업계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이번 사례는 병원 (한의원)에 관한 이야기이다.
* 참고로 아래 사례는 실제 의뢰인 이야기를 각색한 내용이다.
사실 난 처음부터 한의사가 될 생각은 없었다. 개인적으로도 한의원은 성인이 될 때까지 방문한 적도 없었을 정도로 한의학에 대한 관심은 없었다. 하지만, 아는 선배가 한의학 공부를 하면 철학 공부를 할 기회가 많다는 이야기에 끌리게 되었던 것 같다. 실제 대학 때 한의학 수업에서는 철학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 과연 이런 철학이 사람의 병을 고치는 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의문을 품기도 했다.
졸업하기 전 담당 교수와 함께 의료봉사를 떠난 적이 있었다. 시골에 있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 봉사를 하던 때이다. 어떤 어르신이 오른팔이 너무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하자, 지도 교수님이 왼팔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모두 당황하던 차 진료가 끝나자, 아파서 팔을 들지도 못하던 어르신이 팔을 번쩍 들며 한결 편해졌다고 하시는 것이다.
그때 지도 교수님이 너무 멋져 보였다. 그 길로 한의학에 푹 빠져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던 것 같다. 병의 결과만 바라보고 당장 통증만 치료하는 의사가 아니라, 병이 생긴 근본적인 원인을 꿰뚫어 보고 사람이 갖고 있는 치유능력을 최대로 자극하는 그런 의사가 되기로 다짐했다.
바로 내 한의원을 개업하고 싶었지만, 병원 운영에 대해서는 전혀 경험이 없던 나는 선배의 병원에서 진료 원장 역할을 하며 3년간 일을 배웠다. 선배 병원은 워낙 환자가 많아서 정말 정신이 없었다. 아침부터 퇴근할 때까지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니 어느덧 3년이란 시간이 흘러간 것 같다.
이 즈음 내 병원을 개업해도 좋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워낙 선배 병원이 잘 되니 착각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선배의 조언에 따라서 맨땅에 병원을 오픈하기보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한의원을 운영하다가 그대로 병원을 인수하는 형태로 내 병원을 시작하기로 했다. 시설도 낡아서 재활용하기보다는 모두 허물고 다시 인테리어를 하고 장비도 새로 구매/리스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동네에서 20년 이상 운영하던 곳이라 권리금도 상당했다.
조금 무리해서 대출을 받아 2억 원 권리금을 내고, 인테리어도 새롭게 하고 장비도 새로 교체해서 드디어 내 병원을 오픈했다.
그런데, 오픈한 뒤 일주일, 이 주일 시간이 흘러도 환자들 방문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기존 병원이 있던 자리라 기존 고객이 어느 정도 방문할 거라는 선배 원장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실과 전혀 달랐다. 조금 무리해서 대출을 해서 그런지 마음도 초조해져갔다. 할 수 없이 한 달 뒤에 후배 진료원장에게 사과하고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오픈하자마자 망할 수 없어 버티기 모드로 바뀌었다.
"기존 원장님이 길 건너에서 한의원을 운영하시네요."
정말 깜짝 놀랐다. 내 코가 석자라 외부 요인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간호사를 통해 들은 이야기다. 알고 보니, 나에게 한의원을 양도한 한의사가 길 건너에 다시 개업을 한 것이다. 그리고 환자들은 자연스레 이 한의원으로 이동한 것이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느낌이다. “당했다.”
결국 그날 블로그를 통해 검색해서 만난 정현주 변호사를 통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준비하기로 했다. 양도계약서상의 경업금지 약정을 명백히 위반했으니 손해에 대해서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배신당한 느낌이 들어 정신적 충격도 심했지만, 빨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길 건너 한의사가 영업을 하는 한 내 손해는 계속 누적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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