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매음 사건 최근 판례, 성폭력 아닌 욕설
롤매음 사건 최근 판례, 성폭력 아닌 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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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매음 사건 최근 판례, 성폭력 아닌 욕설 

김차 변호사

롤매음 왜 문제되나

 

일반적으로 ‘롤매음’은 ‘롤’상의 통매음(통신매체이용음란)을 말하는 것으로, 롤(LOL)은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은 온라인 배틀 게임을 통칭합니다. 롤게임 중에 상대편과 신경전을 벌이거나 같은 편 사이에 감정이 좋지 않게 될 때 상대방을 비방ㆍ모욕하는 욕설을 메시지로 전송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보통 이를 ‘드립 친다’라고 합니다. 이러한 드립 중에 성적 내용을 포함하는 경우 ‘섹드립’, 부모와 연계시킨 욕설을 특히 ‘패드립’이라고들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욕설은 부모와 연계시킨 내용이 많고, 더욱이 우리나라의 욕은 종류와 수가 다양하고 많기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온라인 게임상에서 행해지는 섹드립(섹드립+패드립 포함)의 경우 일상적인 욕설이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에 불과하여 기본적으로 모욕죄 성립 여부가 문제되는데(공연성, 특정성 요건이 관건이 됩니다), 모욕죄의 법정형이 낮을 뿐만 아니라 형사처분 역시 가볍게 다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피해자는 드립을 친 상대방에게 강력한 법적 제재를 가하고 싶은 마음에 성범죄자로 의율하고자 하는데, 여기서 거론될 수 있는 것이 통매음입니다. 통매음 역시 성폭법상 성폭력범죄에 해당하고 기소유예로 사건이 종결되지 않는다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이 되어서(약식기소가 된 경우 포함) 상대방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통매음 성립요건인 ‘성적 욕망’의 목적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통매음은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목적범인데, 여기서 말하는 ‘성적 욕망’의 의미가 문제됩니다. 문언적으로만 보면 성적 욕망의 유발ㆍ만족 목적이라는 것이 성관계와 직접 관계가 있어 보이지만, 판례는 이에 한정하지 않고 그 의미를 다소 넓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는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행위의 수단과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성적 욕망’에는 성행위나 성관계를 직접적인 목적이나 전제로 하는 욕망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등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도 포함된다. 또한 이러한 ‘성적 욕망’이 상대방에 대한 분노감과 결합되어 있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775 판결)

 

위 판례는 피해자로부터 다른 남자와 성적으로 비교당하여 열등한 취급을 받았다는 분노감에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경우인데, 피해자에게 자신이 받은 것과 같은 상처를 주고 동시에 손상된 성적 자존심을 회복할 목적으로 이와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 역시 성적 욕망에 포함된다고 본 것입니다.

 

롤매음, 욕설인가 성폭력인가

 

롤상의 섹드립의 경우에도 분노감과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메시지가 전송되었으니, 이 역시 성적 욕망에 해당하여 통매음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입장이 존재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롤매음은 기본적으로 사회통념상 욕설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은 운자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욕설을 하는 과정에서 이런 유형의 드립을 쳤다고 해서 대뜸 성폭력범죄로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최근 이에 관한 대법원판례가 나왔는데(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3도7199 판결), 지극히 타당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피해자와 같은 팀에 소속되어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게임 실력을 탓하는 것을 시작으로 인터넷상에서 말다툼을 하게 되었고, 다툼이 격화되어 피해자의 공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 문장씩 메시지(섹드립+패드립)를 전송한 사안입니다. 이에 대해 판례는 피해자와 다툼 과정에서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을 뿐,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다고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즉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분노를 표출하는 욕설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모든 욕설이 그러하듯이 그에 포함된 성적인 내용은 구체적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고 단지 추상적인 감정 표시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향후 롤상의 섹드립이 모두 통매음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상대방의 사생활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게임 중에 구체적 사실을 언급하며 섹드립을 쳤을 때는 통매음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는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률신문>에서 롤매음 사건의 판결 결과를 비교하여 보도한 것이 있는데, 이 내용을 참고해 보면 판례의 입장을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하며 채팅으로 성적 모욕… 유무죄 갈리는 ‘통매음죄’

[김차 변호사 관련 경력]

  • 법무법인 세영 파트너 변호사

  • 사법시험 47회, 사법연수원 37기

  • 고려대 법학과 졸업

  • 경북대 과학수사학석사(과학수사, 법의학, 보건의료 전공) / 경북대 법학박사(행정법 전공)

  • 국선전담변호사(성폭력/국민참여재판 전담 재판부)

  • 경찰서 민원상담 변호사, 경찰서 민원조정위원회 외부위원(현)

  • 군사법원 국선변호인(현)

  •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현), 계명문화대 경찰행정과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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