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민법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소멸시효이다. 소멸시효만큼은 법률분야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상식으로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소멸시효는 멀쩡하게 보유하고 있던 권리가 시간의 경과로 소멸되어 버리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즉, 내가 어떤 권리를 갖고 있더라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그 권리가 사라져 더 이상 행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A가 B에게 1천만원을 빌려 주면 A는 B에 대하여 1천만원의 채권(=권리)이 생긴다. 그런데 A가 여러 해 동안 이 채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채권은 소멸하고, B는 1천만원을 갚지 않아도 된다.
이는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권리가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권리 자체를 소멸시키는 것은 정의관념에 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제도가 있는 이유는 법이 기본적으로 보수적이며, 현상태를 유지하는 '안정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랫동안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굳이 그 권리를 계속 보유하게 해 줄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법언, "권리 위에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한다"이다.
한편, 소멸시효의 기간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 일반 민사관계 채권은 소멸시효가 10년이다. 상법의 영역에서는 소멸시효가 5년이다. 그 외에 3년이나 1년짜리 소멸시효도 있다. 그러므로 내가 갖고 있는 채권의 소멸시효가 몇 년인지 알고 있어야 권리를 제대로 지킬 수 있다.
그리고 소멸시효에는 중단과 정지 제도가 있다. 어떤 사유가 있다면 지금까지 진행되었던 시효가 다시 0으로 돌아가거나, 일정 기간 동안 시효기간이 정지된다. 소멸시효의 중단과 정지는 대단히 복잡한 여러 쟁점을 낳으며, 많은 소송에서 이 부분이 치열한 쟁점이 되곤 한다.
소멸시효 제도로 인하여,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을 많이 보아 왔다. 이 때는 변호사로서 여러 가지로 머리를 굴려 억울한 사람들을 구제해 주곤 한다. 그렇지만 더 좋은 것은 애초에 자신의 권리를 자신이 꾸준히 챙기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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