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따라 수상한 배우자. 밤늦게 오거나 향수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속옷 같은건 신경도 안쓰던 양반인데, 빨래를 하다보니 처음보는 속옷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 의뢰인들께서는 "머리가 멍했다." "피가 끓는 느낌이었다."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다양한 경험들을 하시죠.
어디선가 일단 증거를 확보하라는 말씀들을 들으시곤 그때 부터는 증거가 될 만한 것을 찾으려 혼자만의 사투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실제 소송을 진행하려고 하면 변호사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이 증거를 썼을 때 의뢰인의 삶이 파괴되지 않을지 입니다. 불법적으로 취득한 증거를 잘못 사용하면 소장 송달과 동시에 의뢰인들이 갑자기 경찰서로 부터 연락을 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최근 기존에는 합법적인 수집 증거라고 안내 드리던 행위 관련해서, 대법원이 아주 중요한 판결을 내놓아서 소개드립니다.
이 사안은 피고인이 배우자가 피고인과 다툰 후 가출한 상태에서 배우자와 함께 사용하던 노트북 컴퓨터에 배우자의 인터넷 구글 계정이 로그인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배우자의 구글 계정 사진첩에 저장된 사진을 탐색하여 다운로드 받은 사건입니다.
기존에는 자동 로그인 되어 있는 계정에서 이를 탐색 후 사진 등을 다운받거나, 캡쳐 하는 정도로는 정보통신망 위반이 아니라고 실무적으로 판단되어 왔습니다. 때문에 많은 의뢰인 분들이 집에 있는 컴퓨터를 켜서 배우자가 기존에 자동 로그인 처리해둔 카톡, 구글 등 계정이 있는지 찾아보시곤 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1심과 2심은, ① 피고인에게 접근권한이 있는지 여부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부여한 접근권한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계정 명의자인 배우자의 의사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고, ② 배우자는 식별부호(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직접 입력하여 구글 계정에 접속하였고 피고인은 배우자에 의하여 이미 접속되어 있는 상태를 기화로 사진을 탐색하였을 뿐 배우자의 식별부호를 직접 입력하여 접속하지는 않았으며, ③ 피고인의 행위가 배우자의 의사에 반한다 하더라도 정보통신망 자체의 안정성이나 정보의 신뢰성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아 무죄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대법원은
① 배우자의 구글 계정 사진첩 서비스제공자인 구글은 배우자에게만 식별부호를 이용하여 위 사진첩에 접근할 권한을 부여한 것이고,
② 피고인은 배우자가 식별부호를 입력하여 구글 계정에 접속된 상태에 있는 것을 기화로 배우자나 구글로부터 아무런 승낙이나 동의 등을 받지 않고 위 사진첩에 접속할 수 있는 명령을 입력하여 접속하였으며,
③ 이는 서비스제공자인 구글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인 배우자의 구글 계정 사진첩에 접속한 것이고,
이로 인하여 정보통신망의 안정성이나 정보의 신뢰성을 해칠 위험이 있으므로
,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의 의사" 까지 존중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쉬이 납득이 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이혼 소송, 상간 소송에서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 하나가 불법이라는 선언이 되었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물론 의뢰인들께서 "변호사님. 저는 처벌 받아도 상관없어요. 증거로 써주세요." 라고 말씀 주시면 저희는 해당 의사를 존중해 드릴 수는 있으나 소송이 끝난 후에도 의뢰인의 삶은 계속 되어야 하기에 절대 권해 드릴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상황 발생 인지 후, 처음부터 합법적으로 증거를 모색할 수 있는 방법을 변호사와 상의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이혼, 상간 소송 등에서 처음부터 조력이 필요하신 분들, 언제든 법률사무소 태린의 이지혜 변호사를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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