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기 전에 피해자로부터 고소할 것 같은 낌새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은 분명히 그 사건에 대해서 언급을 할 것입니다. “그때 왜 그랬냐?” 또는 “사과하면 용서해주겠다”라고 말합니다.
그 날 잘 놀고 나서, 더 나아가 상대방이 더욱 적극적이었음도 불구하고 갑자기 이런 말을 합니다.
눈치가 없는 사람 같으면 “엥?” 이러겠지만, 눈치가 좀 빠른 사람 같으면 고소하려고 밑밥을 깐다고 느낄 것입니다.
만일 잘못한 게 없거나 상대방이 엉뚱한 주장을 한다면 절대 미안하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때로는 거짓말탐지기 조사 때 진실반응이 나오고 피해자 진술 외에는 아무런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한 것 때문에 송치되거나 기소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사과하면 용서해준다”, “내가 듣고 싶은 것은 진정한 사과이다” 이런 말을 믿으면 안 됩니다. 요즘 세상에 진심인지 거짓인지 모를 말 한마디에 만족을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굳이 사과를 요구하는 이유는 고소인이 통화를 하면서 범죄의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 녹음(또는 문자메세지)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말이 나오면 ‘얘가 머지않아 경찰에 고소를 하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때로는 이미 고소를 했으면서 마땅한 범죄의 증거가 없어서 그런 말로 유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뭔가 속셈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아예 전화를 받지 않고 문자 메세지를 무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경찰의 연락을 받으면
이제 경찰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고소되었다면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할 것입니다. “내일 ○○서로 나와 주세요.” 한다고 해서 바로 나갈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일정을 늦춰서 그동안 변호사를 선임하고 진술준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정을 늦추는 이유는 변호인을 선임하고 진술조력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피의자 신문을 받기 전에 충분한 대비를 하고 조사받는 것은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혐의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예전에는 경찰에서 피의자의 혐의 사실이 수사기밀이라는 이유로 안 알려주기도 했으나 지금은 수사 규칙상 당사자인 피의자에게 반드시 혐의를 알려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되는 피의자·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서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혐의를 알려주지 않는다면 소환에 불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영구적으로 불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혐의를 파악한 다음, 경찰 조사를 반드시 받기는 해야 합니다.
자신의 혐의를 알 수 있는 방법으로 경찰서 민원실에 가서 사건사고 사실확인원을 발급받을 수도 있습니다. 고소장 내용도 확인해야 하는데 정보공개청구서를 작성하여 고소장 열람을 청구해야 합니다. 간혹 정보공개청구가 기각되는 경우도 있으며, 고소장의 모든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관할 경찰서가 자신의 주소지와 달라서 너무 멀다면 주거지 관할 경찰서로 사건을 이송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경찰 조사 이후, 변호사 의견서를 제출하여 혐의를 부인하는 근거를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다투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오늘은 형사절차 진행에 있어 가장 첫 단계이면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성범죄로 고소되면 처음의 대응이 가장 중요하며 앞으로의 수사와 재판을 좌우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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