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지영 변호사입니다. 최근 곽튜브 씨가 쏘아올린 공이죠. 이나은, 에이프릴 왕따 사건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당시 내용을 지금 살펴보면, 제가 학폭 심의를 하면서 보는 내용들과 매우 유사합니다. 왕따의 경우 보통 같이 몰려다니던 집단에서 누구와 누가 싸움이 붙거나, 사이가 안 좋아져서 한 명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일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파자마 파티를 원래 주기적으로 같이 갔는데 어느 순간부터 한 명을 안 부른다거나, 밥을 같이 먹는데 갑자기 한 명을 뺴고 먹기 시작한다거나 등등의 얘기가 나옵니다. 그래서 물어보면 가해 학생들이 하는 말이 항상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일부러 그런 거 아닌데요. 그런 일이 있었던 건 맞지만 저는 그런 의도로 한 거 아닌데요.'
'파자마 파티 때 걔가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아서 안 부른 것 뿐이에요. 밥 먹을 때 걔가 혼자 먹는 거 좋아한다고 해서 안 먹었어요. 밥 먹을 때 걔가 어디로 사라졌어요' 등등.. 다양한 이유를 말합니다. 보통 본인이 잘못한 부분을 100% 시인하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위원들은 다른 정황들을 보기 시작합니다. 당시 목격자는 없는지, 이들의 평소 관계로 봤을 때 이렇게 하는 게 왕따가 아닌 것인지 등등을 살펴보게 됩니다.
두 번째는, '걔는 그럴만했다, 오히려 걔가 이상하게 해서 우리에게 피해를 줬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걔가 굉장히 이기적이었고, 주장이 너무 셌고, 남의 뒷담화를 너무 많이 했고...' 등등의 발언을 합니다.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왕따를 학폭으로 포함시키고 사회 문제가 됐던 것은, 그 어떤 이유로, 그 아이가 어떤 행동을 했든 이런 식의 왕따의 방식으로 괴롭힘을 당하지 말라고 하는 게 왕따를 처벌하는 학폭 제도의 취지입니다. 아이들은 소통이 서툴거나 등 여러 이유로 왕따를 시키기도 하지만, 다르다는 이유로 괴롭히기도 하기 때문에 다름을 받아들이는 폭이 좀 넓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백번 양보하여 이기적이라고 칩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아까 말했듯 적절한 거리를 두고 예전처럼 엄청 친하지는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아이가 괴롭힘이라고 느낄만하게 혼자 따로 밥을 먹게 소외를 시킨다거나, 늘 해오던 것에서 갑자기 배제를 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그런 것들이 괴롭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학폭의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에이프릴 사건에서 보면,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의 말이 매우 유사합니다. '텀블러 사건, 신발 사건, 김밥 사건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요, 고의로 그런 건 아닌데요' 라는 취지로 말을 하고 '오히려 이현주가 방해를 많이 했고, 늘 아파서 많이 빠졌고, 그래서 오히려 저희가 힘들었습니다.'
이 두 가지 표현이 학폭 가해 지목 학생들이 하는 말과 매우 유사한 지점이 있습니다.
양측 주장이 서로 다르고, 진실은 누군가 다른 사람만 알 수 있겠지만, 이 사안은 양측 주장만 있는 게 아니고 경찰과 검찰의 판단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의신청까지 해서 검사의 판단도 받았는데요.
<이현주 측이 공개한 불송치 결정문>
7건에 대해서 모두 불송치가 되면서 '이 사건들이 모두 있었던 게 맞고, 주요 내용이 허위사실이 아니다'라는 불송치결정문에 이유가 있습니다. 이의신청을 해서 검사가 해당 내용의 문구를 새로 썼다고 하더라도, 이걸 대체하는 것이 아니고 불송치 결정이 유지된다면 이 이유도 유지가 되는 것입니다.
<김채원 측이 공개한 이의신청 불송치 결정문>
여기에서 왕따가 맞다는 여부가 판단이 불분명하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인간관계의 문제점, 이 부분이 괴롭힘이 없었다는 것과 동일시되어서는 안 될 것 같고요. 아까 말했듯 불송치 결정문이 이것으로 대체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기 나온 주요 사실이 인정되고 허위가 아니라는 부분 역시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타인을 괴롭힌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고, 2차가해가 되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은 돌이켜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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