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비보호좌회전을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위와 같이, 비보호 좌회전은 정지선 안쪽에 정차한 후, 주행 신호등이 녹색일 때(즉, 진행신호시), 반대 차로의 차량들의 운전에 주의하면서 좌회전해야 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께서는 비보호좌회전을 법을 준수하여 안전하게 하고 계신가요?
그런데, 저는 간혹 운전을 하다보면, 법이 정한 방식으로는 도저히 비보호좌회전을 할 수 없는 곳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릴 제 사건의 의뢰인도 그런 곳에서 비보호좌회전을 파다 사고가 발생하여 교통사고처리특례법(치상) 위반 죄로 기소가 되었는데요,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의뢰인 A의 교통사고
그 날 의뢰인 A는 출근을 조금 서둘러야 했습니다. 약속된 파트너사 직원과의 미팅에 늦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조금 이른 사무실로의 출근이 필요했습니다.
의뢰인 A의 출근길에는 비보호 좌회전 구간이 한 곳 있었는데, 오르막의 꼭대기 직전에 위치한 이 비보호 좌회전 지역은 반대 차로 차량의 통행이 도무지 관찰이 될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하여, 이 구간에서 비보호 좌회전하는 모든 차량은 우선 횡단보도 직전의 정지선 직전에서 정차한 뒤, 주행 신호등이 녹색에서 황색으로 바뀐 직후 조심스레 횡단보도를 지나, 주행 신호등이 적색으로 완전히 변하여 반대차로의 차량들이 정지한 후에 좌회전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도무지 반대 차로의 차량들이 언제 돌진할지 몰라 운전자와 동승자들의 안전을 절대 담보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날 역시 의뢰인 A는 위와 같은 비보호 좌회전 방법을 염두에 두고 해당 지역에 접근하고 있었는데, 뒤따르던 한 차량의 이상 움직임이 감지되었습니다.
도로 상에 차량도 제법 있어 절대 속도를 낼 수 없는 상황이었고, 게다가 제한속도가 30km/h인 어린이보호구역 이었으며, 비보호 좌회전을 할 수 있는 횡단보도를 앞둔 곳이어서 도로상에는 서행표시까지 있었으나, 그 차량은 달랐습니다.
의뢰인 A의 후행차량이었던 그 차량은 차량 사이를 칼치기하며 빠른 속도로 재차 추월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당시, 해당 차량은 의뢰인 A보다 훨씬 뒤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의뢰인 A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차분하게 비보호좌회전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주행 신호등이 황색 신호등으로 변경된 것을 확인한 의뢰인 A는 비보호 좌회전을 시도하기 위해 정지선을 넘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때,
의뢰인 A 뒤에서 곡예 주행을 하던 그 차량이,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빠른 속도로 의뢰인 A차량을 추월하기 시작했고, 그 때 비보호 좌회전을 위해 핸들을 왼쪽으로 돌리기 시작한 의뢰인 A의 차량 좌측 전면 범퍼 부분과 상대 차량 우측 펜더 부분이 스치듯 충돌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사건에 대한 초기 수사 결과
이 사건 교통사고의 초기 조사 당시, 의뢰인 A는 신호위반의 과태료 처분을, 상대방 차량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12대 중과실(중앙선 침범)에 의한 교통사고로 타인(의뢰인 A)를 상해에 이르게 한 죄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치상) 위반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았습니다.
저는 여전히 이 사건은 그 때 그 상태로 끝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형사상 처벌을 받게 된 상대방 운전자는, 자신도 의뢰인 A의 불법적인 운전(비보호 좌회전)으로 교통사고가 나게 되어 상해를 입었으니, 의뢰인 A도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의뢰인 A에 대한 수사 결과가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민원을 넣기 시작했고, 그러한 민원이 반복적으로 제기되자, 의뢰인 A에 대한 수사가 다시 시작되었으며, 급기야는 상대방 차량과 동일한 범죄(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재판을 받는 상황까지 간 것이지요.
사건의 해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당연히, 의뢰인 A는 무죄를 받았습니다.
제 변론의 요지는 첫째, 이 사건 교통사고의 과실과 상대방의 상해라는 결과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것과 같은 사건이었죠.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극히 경미하여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고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으며 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라면, 그로 인하여 피해자의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었다거나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된 것으로 보기 어려워 강간치상죄에 있어서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1934 판결).
두 번째 주장 요지는, 상대방 차량 운전자는 교통사고로 상해를 입었다고 볼 수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 교통사고를 재연해보면,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중앙선 까지 침범하며 빠르게 추월하는 상대방 차량 때문에 의뢰인 A는 급정거할 수밖에 없었고, 급정거를 하였음에도 일부 충돌을 피할 수 없었으며, 해당 급정거와 충돌로 의뢰인 A의 몸은 심하게 앞 뒤로 요동쳐 이 사건의 상해를 입을 수 있었으나, 상대방 차량의 경우, 충격의 정도는 빗겨 스쳐간 정도에 불과하고, 차량의 운동에너지 방향에 아무런 변화 없이, 정상적으로 직진 주행하여 갓길에 스스로 정차한 것에 불과하여, 상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치상)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적극 주장했습니다.
다행히, 법원 역시 제 의견에 공감을 해주셨고, 의뢰인의 신호위반의 과실과 이 사건 결과(상대방의 상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의뢰인 A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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