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 미성년자 강제추행, 무혐의에서 허위 신고자 처벌까지
오픈채팅 미성년자 강제추행, 무혐의에서 허위 신고자 처벌까지
해결사례
성폭력/강제추행 등미성년 대상 성범죄

오픈채팅 미성년자 강제추행, 무혐의에서 허위 신고자 처벌까지 

남천우 변호사

불송치(혐의없음)

경****

1. 사건 개요

의뢰인은 온라인 오픈 채팅방에서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연락한 상대방의 요청으로, 늦은 밤 상대방의 집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방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흉기를 든 남성 두 명이 들이닥쳐 자신을 상대방의 남자친구라고 하며 의뢰인을 폭행하고 협박했습니다. 이들은 "주거침입 합의금이 얼만지 아느냐", "상대방이 성희롱을 당했다고 하면 네 인생은 끝난다"는 취지로 의뢰인을 위협했습니다.

의뢰인은 위협 속에서 직접 경찰에 신고해 현장을 벗어났는데, 경찰이 도착하자 상대방은 의뢰인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습니다. 이로써 의뢰인은 아동·청소년 대상 강제추행 혐의의 피의자가 되었습니다. 신체접촉과 성적인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었으나, 의뢰인은 그러한 행위를 한 사실이 전혀 없었습니다.

의뢰인은 강제추행 피의자로 수사를 받게 된 상황에서 저희에게 변호를 의뢰했습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강제추행 혐의는 객관적 물증 없이 신고인의 진술만으로도 유죄에 이를 수 있어, 방어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아동·청소년 대상 강제추행은 유죄가 인정되면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제한 등 의뢰인의 삶 전체를 뒤흔드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 사건의 어려움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두 사람만 있던 공간에서 벌어진 일이라 직접적인 물증이 없었다는 점, 다른 하나는 의뢰인이 도리어 흉기를 든 남성들에게 폭행·협박을 당한 피해자였는데도, 형사 절차에서는 강제추행 피의자의 위치에 놓였다는 점입니다.

저희는 신고 경위의 객관적 정황을 복원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진술만으로는 혐의가 증명되지 않음을 밝히며, 이 사건의 실체가 합의금을 노린 구도였다는 점을 함께 드러내기로 했습니다.

3. 혐의없음 불송치를 이끈 세 가지 대응

① 의뢰인이 스스로 경찰에 신고한 정황으로 진술을 탄핵 : 이 사건에서 가장 결정적인 정황은, 의뢰인이 현장에서 직접 112에 신고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추행을 한 사람이 스스로 경찰을 부를 이유는 없습니다. 저희는 의뢰인이 위협을 받던 중 직접 신고한 통화 내역을 제시하여, 의뢰인이 가해자가 아니라 위협의 피해자였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아울러 의뢰인이 상대방의 집까지 가게 된 경위를 카카오톡 대화와 통화 내역 등 객관적 자료로 시간순으로 복원하여, 우연한 만남이 아니라 상대방의 적극적인 유인으로 이루어진 만남이었음을 정리했습니다.

② 무죄추정·증거재판주의 법리로 "진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논증 : 성범죄 사건에서 신고인 진술의 신빙성은 신중히 판단되어야 하지만, 그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피의자의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하지 않아 혐의가 진실이라는 확신에 이를 수 없다면 피의자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저희는 최근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신고인 진술에 일관성과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설령 그 신빙성을 일부 인정하더라도 객관적 정황에 비추어 의뢰인의 행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음을 논증했습니다. 나아가 저희는 수사기관의 요구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의뢰인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겠다고 요청했습니다. 혐의가 있는 사람이 스스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자청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러한 선제적 요청은 그 자체로 의뢰인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대응이었습니다. 신고인과의 대질신문에도 응할 의사를 함께 밝혔습니다.

③ 사건의 실체가 '합의금 갈취 구도'였음을 적극적으로 드러냄 : 저희는 의뢰인을 단지 혐의를 부인하는 피의자로 두지 않고, 의뢰인이 입은 피해를 정면으로 제기했습니다. 흉기를 든 남성들이 방에 들이닥친 정황, 이들이 들어오기 전부터 밖에서 뛰어 올라오는 소리가 났던 점, "합의금이 얼만지 아느냐"는 협박이 반복된 점 등을 들어, 이 만남이 처음부터 합의금을 받아 내기 위한 구도였을 가능성을 짚었습니다. 그리고 의뢰인이 이들로부터 공동폭행·공동협박의 피해를 입었음을 수사기관에 함께 개진하며, 가해자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요청했습니다.

4. 결과

수사기관은 의뢰인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하여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아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나아가 의뢰인을 위협한 사건은 합의금을 노린 특수공갈미수 사건으로 수사되어, 가해자들이 검찰에 송치되었습니다. 강제추행 피의자로 출발한 의뢰인이 혐의를 벗었을 뿐만 아니라, 사건의 실체가 갈취 시도였음이 드러난 것입니다.

5. 이 사건의 시사점

이 사건은 성범죄 혐의 대응에서 실무상 중요한 지점을 보여 줍니다.

첫째, 진술만 있는 성범죄 사건이라도 무죄추정의 원칙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신고인의 진술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혐의가 증명되는 것은 아니며, 객관적 정황이 진술과 어긋나거나 진술만으로 확신에 이를 수 없다면 피의자의 이익으로 판단되어야 합니다.

둘째, 누명을 쓴 경우에는 혐의를 부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처한 상황의 실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처럼 자신이 도리어 피해자인 정황이 있다면, 그 피해를 함께 제기하는 것이 혐의를 벗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셋째, 온라인에서 처음 만난 상대의 사적인 공간을 찾아가는 일에는 예상치 못한 위험이 따를 수 있습니다. 만남의 경위가 남는 대화·통화 기록과 현장의 정황을 보여 주는 자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가 어려워지므로, 문제가 생긴 즉시 보전해 두는 것이 이후 대응의 출발점이 됩니다. 억울하게 혐의를 받게 된 상황이라면 언제든 상담을 요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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